‘PD수첩’ “돈 줘, 다 불기소해버릴 테니까”…경찰 신뢰 무너뜨린 충격 사례들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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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실종 사건 부실 대응 논란…경찰 수사종결권 오남용 사례 집중 추적
검찰 직접수사 폐지 D-31…커지는 경찰 권한만큼 신뢰·통제 장치도 시험대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2시간 30분 만에 사건이 종결됐지만 경찰이 실종자와 직접 통화했다는 설명은 사실이 아니었다. 검찰의 직접 수사 폐지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경찰 수사의 정확성과 통제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9월 1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은 ‘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편을 통해 경찰 수사의 문제점과 내부 통제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제주 실종 사건과 과거 데이트폭력 수사, 뇌물을 받고 사건을 무마한 경찰관 사례, 내부 비위 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보복성 인사 의혹까지 여러 사건을 통해 경찰 수사권 확대가 가져올 변화와 과제를 짚는다.

실종 신고 2시간 30분 만에 종결…“통화했다”는 말도 사실 아니었다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지난 8월 24일 제주에서 한 여성이 실종 석 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5월 실종 신고가 접수됐던 장미란 씨였다.

최초 신고 당시 담당 경찰관은 장 씨와 연락이 닿았고 본인이 행적을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신고 접수 약 2시간 30분 만에 종결됐다.

하지만 두 달 뒤 가족들이 다시 실종 신고를 하면서 수사가 재개됐고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담당 경찰관이 장 씨와 통화한 사실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이후 제주에서는 지난 22일부터 사흘 동안 실종자 4명이 잇따라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해당 수사관이 임의 종결했던 다른 실종 사건들에 대해서도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실종 수사는 초동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고 초기 위치 확인과 통신기록, CCTV 등 기본적인 확인 절차가 지연될 경우 이후 수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종 사건은 단순 가출부터 범죄 피해까지 가능성이 다양해 담당자의 초기 판단에 따라 수사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경찰의 자체 판단과 수사 종결 권한이 얼마나 신중하게 행사돼야 하는지를 다시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피해자가 ‘데이트폭력범’으로…8개월 옥살이 뒤 무죄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PD수첩’은 과거 광주 광산경찰서가 수사했던 데이트폭력 사건도 다시 들여다본다. 2018년 손솔빈 씨는 여자친구를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로 구속됐고 당시 ‘광주 데이트 폭력 1호 사건’ 피의자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건의 실상은 수사 내용과 크게 달랐다는 것이 손 씨의 주장이다. 그는 오히려 여자친구에게 지속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했고, 자신이 무고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 CCTV를 확인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경찰은 이러한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고 조사 과정에서 폭언과 강압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여자친구의 폭행을 피하려던 손 씨의 행동이 상대를 밀쳐 넘어뜨린 장면으로 수사보고서에 기재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손 씨 여자친구의 아버지는 전직 경찰서장이었다. ‘PD수첩’은 이 관계가 당시 수사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도 짚는다.

법원은 이후 손 씨에게 적용된 핵심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손 씨는 이미 약 8개월 동안 구속된 상태에서 생활한 뒤였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경찰청 내사 등을 통해 수사 과정의 문제점이 확인됐지만 손 씨는 사건 발생 이후 8년 동안 관련 경찰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방송은 한 번 잘못된 수사가 개인의 삶에 얼마나 긴 시간 영향을 남기는지 그의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돈 줘, 다 불기소해버릴 테니까”…수사종결권이 거래됐다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경찰의 판단으로 사건을 불송치하거나 수사를 중지할 수 있는 범위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문제는 이 권한이 일부 경찰관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PD수첩’은 의정부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대출 사기 브로커에게 수억 원대 뇌물을 받고 사건을 무마한 사례를 추적했다.

해당 경찰관은 브로커 김 모 씨에게 “돈 입금해 줘”, “나한테 자신 있게 투자해 봐” 등 노골적인 금품 요구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브로커가 구속 위험을 피하는 대가로 경찰관에게 돈을 건넨 구조였다.

경찰관은 전국에 흩어져 있던 고소 사건을 자신의 관할로 끌어오기 위해 브로커에게 위장전입까지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관련 사건들에 ‘수사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수사가 장기간 제자리걸음을 했다.

결국 해당 경찰관은 징역 6년과 벌금 약 2억5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수사종결권이라는 공적 권한이 개인의 금전적 이익과 맞바뀐 사례인 셈이다.

담당 경찰 믿었던 피해자…남은 건 6200만원 빚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대출 사기 피해자인 차철호 씨는 당시 담당 경찰관을 오히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수사가 계속 지연됐지만 그 배경에 경찰과 브로커 간 금품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은 전혀 알지 못했다.

‘PD수첩’ 취재진이 연락하기 전까지도 그는 담당 수사관에게 특별한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러나 사건 무마 과정의 실체가 드러난 뒤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차 씨에게 남은 것은 약 6200만 원에 달하는 빚이었다. 사건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동안 피해 회복 기회는 멀어졌고 그는 현재도 좋지 않은 건강 상태로 빚을 갚아나가고 있다.

수사종결권은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권한이지만 담당자 개인의 판단에 따라 피해자의 권리 구제 가능성까지 달라질 수 있다. 사건 기록과 종결 사유를 얼마나 투명하게 검증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이유다.

내부 비위 조사했더니 이틀 만에 지구대 발령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경찰 내부 감찰 시스템과 관련된 사례도 등장한다. 경찰 비위를 감시해야 하는 청문감사관 일행이 한밤중 편의점에서 음주 난동을 부려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실을 인지한 형사와 수사과장은 현장 CCTV를 확인하고 피해자 진술서를 확보하는 등 사건 경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사건을 인지한 지 이틀 만에 내려진 인사 발령이었다.

30년 가까이 수사를 담당했던 베테랑 경찰관들은 지구대 순찰 업무로 이동했다. 이후 수사 절차 위반과 내부 결속 저해 행위 등을 이유로 정직 징계도 받았다.

당사자들은 내부 비위를 조사했다는 이유로 내려진 보복성 인사라고 주장한다. 내부 조직의 문제를 스스로 밝혀내려 한 수사관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았다면 경찰 조직의 자정 기능 자체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경찰 내부 감찰은 조직의 비위와 권한 남용을 막는 중요한 장치다. 그러나 감찰 조직 자체가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내부 관계에 영향을 받으면 실제 통제 기능은 약해질 수 있다.

검찰 직접수사 폐지 D-31…경찰 권한 더 커진다

오는 10월 2일부터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라 검찰의 직접 수사가 폐지되고 일반 수사를 경찰이 전담하는 구조로 바뀐다. 경찰이 사실상 대부분의 형사사건 초기 수사와 종결 판단을 담당하게 되는 셈이다.

수사권이 확대되면 경찰의 전문성과 독립성도 중요하지만 그 권한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해진다. 수사가 잘못됐을 때 이를 바로잡을 외부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면 개인 수사관의 판단이 피해자의 삶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찰 내부 감찰이나 개인의 윤리 의식만으로는 수사권 남용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권한이 커질수록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수사 과정을 점검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방송에서는 영국의 독립경찰감시기구인 IOPC 사례도 소개된다. 경찰 조직과 별개로 비위와 중대한 사건을 조사하는 독립 기구를 통해 내부 감찰에만 의존하지 않는 통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정 못 하는 조직에 막강한 수사권 맡길 수 있나”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 예고편. / MBC 제공

이번 방송에서 다루는 사건들은 서로 성격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수사 담당자의 판단과 내부 통제 시스템이 핵심에 놓여 있다. 실종 사건의 조기 종결, 데이트폭력 사건의 수사 왜곡 의혹, 뇌물과 맞바뀐 수사 중지, 내부 비위 조사 이후의 인사 문제 모두 경찰 권한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수사권 확대는 경찰 조직에 더 큰 책임을 요구한다. 사건 처리 속도뿐 아니라 수사의 정확성과 공정성, 피해자 권리 보호,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을 시스템까지 함께 갖춰져야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PD수첩’은 검찰의 직접 수사 폐지를 앞두고 경찰 중심의 수사 체제가 제대로 준비돼 있는지 점검한다. 확대되는 수사권에 걸맞은 외부 통제와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불신 역시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짚는다.

MBC ‘PD수첩-수사권 독립 D-31 흔들리는 경찰, 신뢰의 조건’은 9월 1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