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베르방크, 비트코인 이어 이더리움·테더도 담보로…중앙은행 승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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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베르방크, 비트코인 이어 이더리움·테더도 대출담보로 검토
포포프 부회장 “중앙은행 승인 조건”…비트코인 시범대출은 이미 완료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Sberbank)가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과 테더(USDT)까지 대출 담보 자산으로 받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나톨리 포포프(Anatoly Popov) 스베르방크 부회장은 8월 28일(현지시각) 러시아 국영통신 타스(TASS)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과 스테이블코인 테더도 담보로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해당 자산의 공개 유통을 허용한 뒤에야” 확대가 가능하다고 조건을 달았다. 이 발표는 러시아의 새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가 9월 1일(현지시각) 시행을 앞둔 시점에 나왔다. 스베르방크는 아직 구체적인 출시일이나 대출 조건, 대상 고객군을 확정하지 않았다.
포포프 부회장 “이더리움·테더도 담보로”…관건은 중앙은행 승인
포포프 부회장은 스베르방크가 규제 변화에 이미 대비해왔고, 가상자산을 다뤄본 실무 경험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새 규제 체계의 세부 조항이 모두 발효되는 시점에 맞춰 기존 상품을 개편할 방침이다.
이번 발언은 스베르방크가 지난해 12월 루블 표시 가상자산 담보대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던 것에서 한 단계 나아간 것이다. 당시 포포프 부회장은 은행이 크립토 담보대출을 평가 중이며 필요한 인프라를 규제당국과 함께 마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에 이더리움과 테더가 구체적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대상 자산 범위가 한층 명확해졌다.

비트코인 대출, 이미 시범 운영까지 마쳤다
스베르방크는 이더리움·테더와 달리 비트코인 담보대출은 이미 실전 단계를 거쳤다. 러시아 채굴기업 인텔리온 데이터(Intelion Data)를 상대로 2025년 12월 비트코인 담보대출 시범 거래를 완료한 것이다. 차입자는 직접 채굴한 가상자산을 담보로 맡겼고, 스베르방크는 이 거래를 통해 자산 보관(커스터디)과 담보 모니터링, 채무 불이행 시 처리 절차에 대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포포프 부회장의 이번 발언은 이더리움과 테더를 즉시 담보로 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어떤 자산을 규제된 중개기관을 통해 유통할 수 있는지, 은행 상품에 사용할 자격을 부여할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9월 1일 시행 새 규제…연 30만 루블 한도·지식테스트 통과 필요
러시아의 포괄적 가상자산 규제 체계는 9월 1일(현지시각) 발효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새 규제는 은행·브로커·자산운용사·가상자산거래소·디지털예탁기관이 참여하는 규제 시장을 만든다. 적격투자자와 비적격투자자 모두 승인된 중개기관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를 할 수 있지만, 일반 개인의 접근은 제한적으로 유지된다.
비적격투자자는 지식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며, 통과 후에는 중개기관 한 곳당 연간 최대 30만 루블까지 적격 가상자산을 매수할 수 있다. 적격투자자도 별도 테스트를 거쳐야 하지만 금액 한도 없이 더 넓은 자산군에 접근할 수 있다. 외국 스테이블코인도 다른 가상자산과 동일한 요건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크며, 이는 테더도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중앙은행이 어떤 자산이 유통 기준을 충족하는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새 규제 체계에서도 러시아 내에서 가상자산으로 상품·서비스를 결제하는 것은 여전히 금지된다. 수출·수입 기업은 관련 규정에 따라 국경 간 결제에 가상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
예탁 인프라 12월 1일 목표…라이선스 취득은 2027년 7월까지
스베르방크는 규제된 가상자산 거래·보관을 위한 인프라도 준비 중이다. 크립토뉴스(crypto.news) 보도에 따르면 은행은 12월 1일까지 디지털 예탁소(디지털 뎁포지토리)를 출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시스템은 고객 소유권을 기록하고 지갑을 관리하며 입출금과 결제를 지원하는 구조로 계획됐다. 스베르방크는 아직 이 플랫폼이 어떤 가상자산을 지원할지, 수수료와 인출 한도가 어떻게 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스베르방크는 이미 러시아 디지털금융자산 시장에서 활동 중인 은행이다. 2022년 러시아 중앙은행의 승인된 정보시스템 운영자 등록부에 등록됐고, 이후 자사 플랫폼을 통해 토큰화 금융상품을 발행해왔다. 이번에 논의되는 담보대출 계획은 공개 블록체인 대출 프로토콜과는 별개다. 스베르방크는 일반 대출을 발행하고 가상자산을 규제된 보관 구조 안에서 담보로 잡는 방식이며, 탈중앙화 대출 플랫폼과의 연계는 발표되지 않았다.
시장 참여자들은 2027년 7월 1일까지 필요한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새 규제 체계에 맞춰 사업을 정비해야 한다. 스베르방크의 12월 1일 인프라 목표도 이 전환 기간 안에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대상 자산, 보관, 회계, 고객 보호와 관련한 세부 기준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 기준이 확정돼야 스베르방크가 실제로 이더리움과 테더를 대출 담보로 쓸 수 있을지가 결정된다. 규제 승인과 스베르방크의 상업 조건 발표 전까지 이번 담보 확대 계획은 실제 상품이 아니라 여전히 구상 단계에 머문다. 은행은 변동성이 큰 담보 자산의 가치평가 방식, 마진 요구 조건, 자산 가격 하락 시 대응 방안도 함께 설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