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미친 듯이 공급 늘리겠다...부동산 투기 없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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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급 확대와 투기 근절, 두 마리 토끼 과연 잡을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 근절과 서울·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금리 상승 가능성과 주택담보대 출 연체·경매 물건 증가를 언급하며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에게도 주의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글을 올리고 “국민주권정부는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타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부동산 투기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내년 1분기 한은 금리 3.5% 예상”이라는 전망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 금리가 올라가면 대출을 이용해 집을 사는 사람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대출 비용이 줄어 주택 구매 여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금리 자체는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금리 전망을 부동산 시장을 판단하는 하나의 변수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주택담보대출 연체와 경매 물건이 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대출이다. 대출 원리금을 제대로 갚지 못하면 연체가 발생하고, 상황에 따라 담보로 잡힌 주택이 경매에 넘어갈 수 있다.

국민의례를 하는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국민의례를 하는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서울·수도권 주택 조기 대량 공급”

이 대통령이 이번 글에서 강조한 또 하나의 축은 주택 공급이다.

이 대통령은 “주택건설의 조기 확대가 내수부족과 K자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최적수단”이라며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을 조기에 대량 공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K자 성장은 경기 회복 과정에서 일부 계층이나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다른 계층이나 산업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제의 격차가 커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대통령은 주택 공급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인허가 절차도 단축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구청장에게 500세대 이하 주택의 인허가권을 부여하는 등 조기 인허가와 착공을 위한 인센티브를 최대한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주택사업에서 인허가는 실제 아파트가 완공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업자가 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행정기관의 허가를 받는 절차다. 인허가 이후에도 착공과 공사, 준공 등의 과정을 거쳐야 실제 입주가 가능하다.

따라서 공급 확대 정책이 발표됐다고 해서 곧바로 시장에 새 아파트가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 토지 확보와 정비계획, 인허가, 착공, 공사 등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금융정책을 둘러싼 비판에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주택 공급 증가를 위한 금융 확대와 청년 등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증액은 필요한 ‘핀셋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핀셋정책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지원하거나 규제하기보다 특정 대상이나 조건에 맞춰 정책을 적용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 대통령은 국토교통부 장관의 표현을 인용해 “공급 못해 미친 것처럼” 최대한 신속하게 공급을 늘리겠다는 뜻도 밝혔다.

용산공원 대신 탄천물재생센터…주택 공급 대안 부상 / 뉴스1
용산공원 대신 탄천물재생센터…주택 공급 대안 부상 / 뉴스1

"집값 급락 가능성에도 대비하라"

이 대통령은 집값이 오르는 상황만을 전제로 한 정책을 내놓은 것도 아니다.

고금리에 따른 대출 연체와 경매 물건 증가로 주택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공주택 보유를 목적으로 일정 기준 이하의 주택을 대량 매입하는 시스템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주택을 매입하면 해당 주택은 공공임대주택 등 공공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언급한 대량 매입 시스템의 구체적인 매입 기준과 규모, 대상 주택, 시행 시기 등은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택가격이 급락할 경우 금융기관의 담보가치가 떨어지고 대출자의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주택을 담보로 빌린 돈이 주택가격보다 많아지는 이른바 ‘깡통주택’ 문제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시장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말하는 ‘공급’은 무엇인가

부동산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공급’은 단순히 아파트 분양 물량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넓은 의미에서는 시장에 주택을 새로 공급할 수 있는 토지를 확보하고, 주택사업을 추진하며, 실제 착공과 준공을 거쳐 입주 가능한 주택을 늘리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정부가 신규 택지를 지정했다고 해서 그 순간 주택이 시장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택지 조성과 각종 계획 수립, 인허가 등의 절차가 이어져야 한다.

재개발·재건축도 마찬가지다.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새로운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계획과 인허가, 이주와 철거, 착공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주택 공급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몇 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숫자뿐 아니라 언제 사업을 시작하고 언제 착공하며 언제 입주할 수 있는지도 함께 보는 것이다.

공급이 충분하면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서 주택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공급 계획이 발표됐더라도 실제 입주까지 장기간이 걸린다면 단기적인 시장 불안을 바로 해소하기는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과 한성숙 국무총리 / 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한성숙 국무총리 / 뉴스1

이재명 정부, 수도권 공급은 어디까지 확정됐나

그렇다면 현재 이재명 정부에서 서울과 수도권 주택 공급이 실제로 어느 정도 확정된 상태일까.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공급 계획 가운데 큰 틀은 이미 나와 있다.

국토교통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호를 공급한다는 내용의 ‘새정부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연평균으로는 27만호 규모의 신규 착공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공공택지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택사업을 직접 시행해 공급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도심에서는 노후 임대주택과 노후 공공청사, 미사용 학교용지 등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 계획은 단순한 대통령의 발언 수준이 아니라 국토교통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주택 공급 확대방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2026년 업무계획에도 수도권 공공택지 공급 일정이 담겼다.

국토부는 2026년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5만호 이상을 착공하고 2만9000호를 분양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3기 신도시 공급을 가속화하고 서리풀과 고양대곡 등 신규 택지의 인허가 절차도 신속하게 추진한다고 밝혔다.

도심 주택 공급 확대도 별도로 추진되고 있다. 국토부는 서울 26곳, 경기 18곳, 인천 2곳 등 도심 지역에서 총 6만호를 공급하는 계획을 제시하고 2027년부터 착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3일 발표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는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의 추가 공급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발표됐다. 정부는 주택 공급 촉진과 청년 등 실수요자를 위한 금융지원 강화 등을 함께 추진한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수도권 공급 후보지가 이미 아파트 건설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국토부는 지난 8월 10일 수도권 개발제한구역, 즉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식적으로 설명했다.

이는 ‘수도권에 공급 물량을 늘린다’는 큰 정책 방향과 특정 지역의 개발계획이 확정됐다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공식 발표된 공급 물량 가운데는 이미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3기 신도시와 공공택지, 신규 택지, 도심 공급 등이 포함돼 있다. 반면 언론이나 시장에서 거론되는 일부 신규 후보지나 그린벨트 해제 지역은 정부의 공식 확정 여부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공급 확대와 투기 수요 억제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쪽에서는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출과 세제 등을 통해 투기 수요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불공정하거나 불합리한 조세제도가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조세 정의 차원에서 시정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세금 정책과 금융정책, 공급정책을 별개의 정책으로 보기보다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함께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이전과 행정수도 건설 추진도 다시 언급했다. 수도권으로 인구와 일자리, 행정 기능이 집중되는 구조를 완화하는 것도 장기적인 주택 수요 분산과 연결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주택 공급 확대가 실제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공급 계획을 발표하더라도 토지 확보와 인허가, 착공, 공사 등의 절차를 거쳐야 입주 가능한 주택이 나온다. 반대로 금리와 대출 규제, 인구 이동, 소득, 주택 수요 등의 변화는 공급과 별개로 시장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