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도 배당주도 아니다…서학개미가 싹쓸이한 '1위'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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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공포 속 서학개미의 현명한 선택
방어주·배당주·메가트렌드주로 나뉜 투자 전략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통화 긴축 선호 발언으로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기정사실로 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은 방어주와 배당주 미래 성장성이 입증된 대형 기술주를 선별적으로 쓸어 담으며 복합 위기에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방향이 시장의 자금 흐름을 단숨에 바꿔놓았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으로 삼으며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면서 오는 9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여 주식 시장에는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한다. 이러한 공포 심리가 시장에 빠르게 반영되며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주요 증시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원자재인 금 가격마저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금융시장의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국내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은 매우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취하며 자본을 이동시켰다. 한국예탁결제원 주식TOP50 데이터에 따르면 8월 22일부터 28일까지 1주일 동안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 1위는 글로벌 제약업체 머크 앤 코였다. 해당 기간 순매수 결제액은 약 9994만 달러에 달했다. 머크 앤 코는 경기 침체기에도 의약품 수요가 줄지 않아 대표적인 헬스케어 방어주로 꼽힌다.
8월 28일 기준 머크의 주가는 전일 대비 0.80% 하락한 148.35달러로 정규 장을 마감했다.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148.19달러로 미세한 하락세를 보였으나 주가수익비율이 44.94배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3660억 달러 규모의 굳건한 기업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수록 실적이 방어되는 대형 제약주로 보수적 자금이 대거 몰린 필연적인 결과로 풀이된다.
철저한 방어적 스탠스 속에서도 가격이 급락한 특정 기술주에 대한 저점 매수세는 멈추지 않았다. 순매수 2위에 당당히 오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8327만 달러의 신규 자금을 끌어모았다. 전 세계 상장 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으로 널리 알려진 이 회사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폭과 맞물려 28일 정규장에서 무려 7.34% 급락한 127.31달러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가격 조정에 연연하지 않고 암호화폐 시장의 장기적 우상향 성장성에 베팅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저가 매수세가 바닥에서 강하게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
순매수 3위 자리는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쿼티 ETF가 차지했다. 순매수 금액은 약 6499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10년 이상 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미국의 핵심 우량 기업들에 분산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다. 28일 종가 기준 34.90달러로 0.20% 상승 마감하며 전체적인 하락장 속에서도 돋보이는 방어력을 과시했다. 시가총액이 1117억 달러를 훌쩍 상회하는 이 거대 펀드는 정기적인 배당 수익이라는 확실한 현금 흐름과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 변동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피난처 자금을 막대하게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순매수 4위와 5위는 미래 메가 트렌드를 주도하는 스페이스X와 알파벳 클래스 A가 각각 차지하며 대형 기술주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했다. 스페이스X의 순매수액은 약 6431만 달러로 집계되었다. 28일 기준 주가는 141.50달러로 전일 대비 0.45% 기분 좋은 상승을 기록했다. 무선 통신 서비스 및 상업용 우주 항공 분야의 독보적인 기업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으며 1조 9205억 달러라는 막대한 시가총액을 자랑하고 있다. 민간 우주 산업이라는 인류의 거스를 수 없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선점 효과가 금리 인상 공포를 억누르며 적극적인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5위에 이름을 올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클래스 A는 5489만 달러의 순매수 결제액을 기록했다. 8일 종가는 1.74% 뚜렷하게 오른 346.59달러다. 주가수익비율은 17.13배로 동종 업계 대비 가치 평가 부담이 적은 상태다. 인공지능 분야의 글로벌 패권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막강한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과 독점적인 검색 광고 시장에서의 압도적 지배력이 투자자들에게 흔들림 없는 신뢰를 주었다. 시가총액 2조 3231억 달러라는 초거대 규모가 스스로 증명하듯 불확실한 거시 경제의 거센 파고 속에서도 확실한 실적을 낼 수 있는 빅테크 기업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지속적인 매수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이번 8월 마지막 주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투자 행태는 두 가지 뚜렷한 특징과 시사점을 남겼다. 첫째 연준의 금리 인상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거시적 악재를 피하기 위해 현금 흐름이 가장 확실한 대형 제약주와 우량 배당형 펀드를 최전선 방어막으로 튼튼하게 세웠다. 둘째 거품이 걷히며 주가가 크게 하락한 암호화폐 연계 주식이나 인공지능과 상업용 우주산업이라는 메가 트렌드를 이끄는 핵심 기술주를 바닥권에서 과감하게 저점 매수하는 양동 전략을 구사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이 통화 팽창에서 긴축으로 급격히 선회하는 국면에서 단순히 주가가 많이 떨어진 종목을 무작정 맹신하며 사는 것이 아니다. 철저한 본업의 실적과 미래의 독점적 성장성을 엄격한 기준으로 삼아 옥석을 가려내는 스마트한 투자 흐름이 시장에 확연히 자리 잡고 있다. 시장을 짓누르는 공포 속에서도 감정을 배제하고 오직 데이터에 기반한 냉철한 가치 평가가 현대 투자자들의 거대한 자본 이동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