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허무하게 가버리니…” 故 이용주 향한 먹먹한 추모글 남긴 ‘남자 배우’

작성일

“어제 재우 형한테 연락받고 한참을 멍하니 운전했네”

배우 윤진영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故) 이용주를 향해 먹먹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故 이용주 추모 / 왼쪽부터 김호창, 윤진영 인스타그램
故 이용주 추모 / 왼쪽부터 김호창, 윤진영 인스타그램

두 사람은 tvN 군대 시트콤 ‘푸른거탑’ 시리즈에서 함께 연기하며 인연을 맺었다. 촬영장에서 웃고 떠들었던 젊은 날의 기억은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윤진영의 가슴에 깊은 슬픔으로 돌아왔다.

이용주는 지난 29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44세. 사인은 심장마비로 전해졌다. 갑작스러운 비보가 알려지자 ‘푸른거탑’에서 전우로 호흡을 맞췄던 동료 배우들의 추모가 잇따르고 있다.

“한참을 멍하니 운전”…윤진영이 떠올린 젊은 날

‘푸른거탑’에서 훈련병을 연기했던 윤진영은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용주를 추모했다.

윤진영은 김재우에게 비보를 전해 들은 뒤 한동안 멍한 상태로 운전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소식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채 고인과 함께했던 시간을 하나씩 떠올렸다.

그의 머릿속을 스쳐 간 것은 거창한 순간들이 아니었다. ‘푸른거탑’ 촬영장에서 나란히 연기하고, 쉬는 시간 함께 담배를 피우며 웃었던 평범한 장면들이었다. 당시에는 일상이었던 기억들이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됐다.

윤진영은 고인과의 추억이 모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 그저 잘 지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여겼기에 갑작스러운 이별이 더욱 믿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진영이 올린 추모글 / 윤진영 인스타그램
윤진영이 올린 추모글 / 윤진영 인스타그램

그는 “이리 허무하게 가버리니 뭐라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직접 빈소를 찾지 못한 미안함도 전했다. 윤진영은 “가보지 못해 글과 마음으로 가는 길 함께할게”라며 먼 곳에서나마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아픔 없는 곳에서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란다며 대중에게도 마음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혹여 제 앞에 앉아줄까”…빈소 못 떠난 김재우

윤진영에게 이용주의 비보를 전한 사람은 개그맨 김재우였다. 김재우 역시 ‘푸른거탑’에서 이용주와 선임과 신병으로 호흡을 맞춘 각별한 동료다.

김재우는 SNS에 촬영장 멀리서 환하게 웃으며 걸어오던 이용주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적었다. 고인을 동료들을 진심으로 걱정할 줄 알았던 좋은 사람이자 누구보다 열정적인 배우로 기억했다.

김재우 추모글 / 김재우 인스타그램
김재우 추모글 / 김재우 인스타그램

그는 직접 빈소를 찾아 이용주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그러나 인사를 마친 뒤에도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혼자 앉아 기다리다 보면 혹시 이용주가 눈앞에 다시 한번 나타날 것만 같아 한참 동안 빈소에 머물렀다는 것이 김재우의 설명이다. 이미 떠났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순간이었다.

김재우는 작품 속 호칭을 꺼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용주를 “신병”이라고 부르며 가끔 꿈에 놀러 와 예전처럼 함께 ‘뽀글이’를 끓여 먹자고 말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는 ‘푸른거탑’ 시청자들에게는 더욱 먹먹하게 다가오는 인사였다. 김재우는 고인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기억되는 배우로 남기를 바란다고 애도했다.

“형, 내일 다시 올게”…이어진 전우들의 작별

'푸른거탑' 출연진 / tvN
'푸른거탑' 출연진 / tvN

‘푸른거탑’ 출연진들의 추모는 계속됐다. 오랜 시간 군복을 입고 한 내무반에서 웃음을 만들었던 배우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고인에게 작별을 고했다.

배우 김호창은 이용주의 빈소를 촬영한 사진과 함께 “형, 내일 다시 올게”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아직 부고를 전달받지 못한 지인들이 있을 수 있다며 장례식장 주소를 받지 못한 사람은 자신에게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백봉기는 다시는 이용주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밝혔다. 고인이 살아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연락하고 자주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도 털어놨다.

그는 그곳에서는 걱정과 아픔 없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란다며 “형이 미안하다”는 말로 고인을 떠나보냈다.

송영재도 오랜 동료이자 동생이었던 ‘푸른거탑’의 막내 이병 이용주가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났다며 허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을 아는 사람들에게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처럼 출연진들이 고인을 부른 호칭은 달랐지만 그들이 떠올린 이용주의 모습은 닮아 있었다. 주변을 살피던 따뜻한 동료이자 촬영장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움직였던 배우, 함께할 다음 만남이 당연히 남아 있다고 믿었던 친구였다.

‘푸른거탑’ 신병으로 남은 배우…과거 심장질환 고백

'푸른거탑' 배우 이용주 별세…향년 44세 / 김호창 인스타그램
'푸른거탑' 배우 이용주 별세…향년 44세 / 김호창 인스타그램

1982년생인 이용주는 모델로 활동하다 2004년 영화 ‘도마 안중근’을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MBC ‘안녕, 프란체스카’와 ‘궁’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았다.

대중에게 이름과 얼굴을 확실히 알린 작품은 tvN ‘막돼먹은 영애씨’와 ‘푸른거탑’ 시리즈였다.

특히 ‘푸른거탑’에서는 군 생활의 모든 것이 낯선 어리숙한 신병 이용주를 연기했다. 선임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각종 사건에 휘말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고, 실제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신병 캐릭터는 그의 대표 배역으로 남았다.

이용주의 사인은 심장마비로 전해졌다. 심장마비는 하나의 정확한 진단명이라기보다 심장이 정상적으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는 위급한 상태를 폭넓게 가리키는 표현이다. 급성 심근경색이나 치명적인 부정맥, 심근병증 등이 원인이 돼 심장이 갑자기 멈추는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고인은 2013년 ‘푸른거탑’ 관련 인터뷰에서 심근비대증으로 군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어머니가 같은 질환으로 입원한 뒤 가족들이 검사를 받았으며 자신도 심근비대증을 진단받았다고 설명했다.

심근비대증은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호흡곤란과 흉통, 두근거림, 어지럼증이나 실신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일부 환자에게는 부정맥과 돌연 심장사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다만 고인이 과거 앓았다고 밝힌 심근비대증이 이번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과거 병력과 사인을 임의로 연결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푸른거탑’ 속 신병은 늘 선임들의 부름에 허둥지둥 달려오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이제 동료들은 다시 만날 수 없는 그를 각자의 기억 속에서 불러보고 있다. 윤진영이 남긴 “이리 허무하게 가버리니”라는 한마디에는 너무 이른 나이에 동료를 떠나보내야 했던 이들의 허망함이 고스란히 담겼다.

고인의 빈소는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31일 오전 6시 30분이며 장지는 성남시장례문화사업소다.


이하 배우 윤진영 추모글 전문.

용주야 어제 재우 형한테 연락받고 한참을 멍하니 운전했네...

어린 시절 푸른거탑 촬영 때 같이 연기하고 같이 담배 피우고 같이 웃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가더라

좋았던 기억들뿐이어서

그저 잘 살고 있겠거니 언젠가 또 보겠지 했는데...

이리 허무하게 가버리니 뭐라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가보지 못해 글과 마음으로 가는 길 함께할

그곳에선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고 지내길 바

많은 분들 마음으로라도 용주 가는 길 애도해 주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푸른거탑 이용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