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젓가락 닿은 음식'이 다시 냉장고로... 어질어질하고 구역질 나오는 장면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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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생수가 누군 1000원 누군 1500원… 황당한 음식 재사용까지

서울시와 종로구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음에도 서울 광장시장에서 바가지요금과 비위생적인 가게 운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같은 생수 한 병을 손님에 따라 다른 값에 파는 모습과 함께 손님 젓가락이 닿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서울 광장시장에서 같은 생수 한 병을 손님에 따라 다른 값에 파는 모습과 함께 손님 젓가락이 닿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 채널A
서울 광장시장에서 같은 생수 한 병을 손님에 따라 다른 값에 파는 모습과 함께 손님 젓가락이 닿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 채널A

채널A는 최근 '현장카메라' 코너에서 광장시장 노점의 물값 실태를 보도했다. 취재진이 일본인 관광객처럼 노점에 앉아 떡볶이를 먹은 뒤 일본어로 물을 주문했다. 상인은 "1500원"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노점 메뉴판에 적힌 생수 가격은 1000원이었다. 취재진은 영문도 모른 채 500원을 더 냈다.

외국인이냐 내국인이냐에 따라 다른 '황당한 생수 가격'

다음 날 취재진은 같은 노점을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한국어로 물값을 물었다. 그러자 상인은 "물 한 병 1000원"이라고 메뉴판에 적힌 대로 답했다.

취재진이 신분을 밝히고 전날 1500원을 받은 이유를 묻자 상인은 물을 어디서 떼 오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고 해명했다. 평소에는 쿠팡에서 직접 물을 들여와 메뉴판 가격인 1000원에 팔지만 쿠팡 물이 떨어지면 시장 안에서 물을 대주는 사람에게 급히 받아 오는데 이때는 매입가가 병당 1000원이라 500원을 붙여 1500원에 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상인은 "바가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취재진이 메뉴판만 보고 1000원으로 알았던 손님이 갑자기 1500원을 요구받으면 당황하지 않겠느냐고 되묻자 상인은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상인은 "그걸 물어보러 온 거냐"며 "앞으로 물은 다른 데서 사 먹으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광장시장에서 같은 생수 한 병을 손님에 따라 다른 값에 파는 모습과 함께 손님 젓가락이 닿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 채널A
서울 광장시장에서 같은 생수 한 병을 손님에 따라 다른 값에 파는 모습과 함께 손님 젓가락이 닿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 채널A

메뉴판 자체에도 문제가 있었다. 같은 노점 안에는 생수 가격이 2000원으로 적힌 또 다른 메뉴판이 놓여 있었다. 같은 가게에서 물값이 1000원, 1500원, 2000원으로 제각각 표시된 셈이다.

위생 문제도 여전했다. 채널A 취재진은 한 노점에서 손님이 남긴 쌈 채소가 다시 진열대로 들어가는 장면을 포착했다. 제작진이 회 한 접시를 비우고 자리를 떴는데 문제가 벌어졌다. 남긴 쌈 채소는 물론 제작진의 젓가락이 닿았던 편마늘과 편고추도 냉장고로 다시 들어갔다.

취재진이 재사용 여부를 지적하자 상인은 인공지능(AI)에 물어봤더니 괜찮다는 답을 들었다는 답을 내놨다. 상인은 "AI한테 물어봤더니 상추는 제대로 된 것은 다 재사용해도 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젓가락이 닿은 마늘과 고추까지 재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으냐고 묻자 상인은 "다음에는 재활용하지 않겠다. 미안하다"고 했다.

음식 옆에서 양치질 후 "잘못했다... 담부턴 안 하겠다"

또 다른 노점에서는 파는 음식 곁에서 양치질을 하는 상인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겼다. 노점 코앞에 화장실이 있었다. 취재진이 자주 하는 일이냐고 묻자 상인은 "안 하겠다. 절대 안 하겠다. 화장실로 가야 하는데 잘못인 줄 안다"고 답했다.

이들 문제들은 모두 종로구가 운영 중인 벌점제 대상에 해당한다. 종로구는 상거래 질서와 위생을 바로잡겠다며 6월부터 노점 실명제와 벌점제를 도입했다. 가격 미표시, 위생 위반, 음식 재사용 등이 적발되면 벌점을 부과하고 영업정지나 도로점용허가 취소 같은 행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제도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채널A 취재 결과 6월 이후 석 달 동안 벌점을 1점이라도 받은 노점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취재진이 확인한 장면들이 모두 벌점 대상인데도 실제 처분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던 셈이다.

서울 광장시장에서 같은 생수 한 병을 손님에 따라 다른 값에 파는 모습과 함께 손님 젓가락이 닿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 채널A
서울 광장시장에서 같은 생수 한 병을 손님에 따라 다른 값에 파는 모습과 함께 손님 젓가락이 닿은 음식을 재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 채널A

종로구청 관계자는 채널A에 "가격 표시 미준수나 위생, 음식 재사용 같은 상거래 질서 위반 행위는 현장에서 즉시 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태준 광장전통시장총상인회장은 "전체 상인이 열심히 살고 있는데 몇 명이 실수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종로구가 대대적으로 단속했는데...

서울시와 종로구는 지난 5월부터 광장시장에 대한대대적인 점검과 제도 개선에 나선 바 있다. 서울시는 광장시장을 '믿고 찾는 시장'으로 만들겠다며 위생과 상거래, 안전 전반에 대한 종합 점검 계획을 5월 20일 발표했다. 종로구와 함께 5~6월 집중 점검을 벌인 뒤 정기 점검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서울시는 먹거리 노점을 대상으로 내국인과 외국인이 포함된 전문 미스터리 쇼퍼를 운영해 상시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혔다. 손님으로 가장한 암행 점검 방식으로 바가지요금과 강매, 외국인 대상 부당 행위, 불친절과 비위생 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지적된 점포는 재점검을 통해 개선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었다.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됐다. 종로구는 6월부터 광장시장 노점 실명제를 도입해 위반 횟수에 따라 벌점을 매기고 영업정지나 도로점용허가 취소 같은 행정조치를 하기로 했다. 51개 업종을 대상으로 가격표시제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 시 시정 조치와 과태료 부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위생 점검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얼음 재사용 등 비위생적 식품 취급을 막겠다며 시장 내 식품접객업소 159곳과 먹거리 노점 109곳을 대상으로 식재료 조리와 보관, 진열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소비기한이 지난 제품 사용 같은 중대한 위반이 적발되면 영업정지 등 강력한 처분을 내리고, 취약 업소는 사후 재점검도 하겠다고 했다.

화재 예방을 위한 소방 점검도 병행하기로 했다. 종로소방서와 협력해 시장 밀집 구역의 소방 통로 확보 여부와 소방시설 작동 상태를 점검하고 화재 위험 요인을 사전에 없애겠다는 계획이었다.

쓰레기통 속 얼음컵 꺼내 얼음 재사용

이 같은 종합 점검 계획이 나온 배경에는 얼음 재사용 논란이 있었다. JTBC '사건반장'이 광장시장의 한 음식점 직원이 쓰레기통에 버려진 얼음 컵을 꺼내 재사용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5월 초 내보내자 큰 파장이 일었다.

제보자 A씨는 "광장시장 인근 카페에서 창밖을 내려다보던 중 얼음 재사용 장면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영상에는 식당 직원으로 보이는 인물이 가게 앞 쓰레기통에서 얼음이 든 플라스틱 컵을 꺼내는 모습이 담겼다. 이 인물은 컵에 담겼던 얼음을 수돗물로 두세 번 씻은 뒤 옆에 있던 스티로폼 상자에 넣었다. 잠시 후 다른 직원이 이 상자를 열고 재사용 얼음을 손질한 생선 위에 가득 담았다.

A씨는 "쓰레기통을 뒤진 직원이 얼음 재사용뿐 아니라 손을 씻지도 않고 바로 요리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음식점 사장은 "가게 앞 쓰레기통에 버려진 음료가 바닥에 흐르지 않게 정리하라고 했을 뿐 얼음 재사용을 지시하지도 전달받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직원이 남은 얼음을 아깝다고 생각해 그랬을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광장시장은 그 이전부터 바가지요금과 비위생적 조리 등 여러 논란에 휘말려왔다. 얼음 재사용 논란이 불거지기 약 한 달 전에는 한 외국인 유튜버가 광장시장의 한 노점에서 500㎖ 생수를 2000원에 사면서 논란이 일었다.

채널A가 광장시장의 문제점을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