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왜 이제야 스페인으로 갔을까... 경기 시작 4분 만에 드러낸 '미친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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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전 첫 도움으로 아틀레티코 3-1 승리에 기여
패스 성공률 100% ... 리그 3경기 연속 존재감 과시
이강인(25·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세비야 원정에서 시즌 첫 도움을 신고하고 두 번째 골의 물꼬까지 트며 팀의 단독 선두 등극을 이끌었다. 아틀레티코는 30일 오전 4시30분(한국 시간) 스페인 세비야의 에스타디오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열린 2026~2027시즌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3라운드 세비야와의 원정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아틀레티코 리그 단독 선두 일등공신
개막 이후 2승1무를 기록한 아틀레티코는 승점 7을 쌓아 리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세비야는 승점 6에 머물며 5위로 내려앉았다.
이번 승리는 아틀레티코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아틀레티코는 홈구장에서는 강력한 면모를 보이면서도 원정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이중적인 흐름에 시달려왔다. 스페인 매체 에스토에스아틀레티는 3년 연속 원정 성적이 상위권과 거리가 멀었던 점을 지적하며, 우승을 노리는 팀에는 지나치게 무거운 짐이라고 짚었다. 이번 시즌 첫 리그 원정에서 3골을 몰아친 완승은 그런 부담을 걷어내는 출발점이 됐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꺼냈다. 얀 오블라크가 골문을 지켰고, 마르코스 요렌테와 마르크 푸비, 다비드 한코, 알레한드로 그리말도가 포백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줄리아노 시메오네와 파블로 바리오스, 모르텐 율만드와 함께 이강인이 배치됐다. 최전방은 아데몰라 루크먼과 알렉스 바에나가 맡았다. 이강인은 오른쪽 측면을 기점으로 삼되 상황에 따라 중앙으로 좁혀 들어와 공격을 연결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 영입 이후 그의 다재다능함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시메오네 감독은 취임 당시 이강인을 두고 오른쪽 측면과 왼쪽 인사이드, 왼쪽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평가하며 "그는 특성상 다양한 시스템에 적응하는 선수다. 팀에 도움이 되는 자리에 그를 세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이날 세비야전에서도 이강인은 명목상 측면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 중에는 몇 미터 내려서 두 라인을 잇는 연결고리 구실을 했다.
이강인에게 이날 경기는 리그 3경기 연속 출전이자 2경기 연속 선발이었다. 개막전인 말라가전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왼발 중거리 결승골을 터뜨렸던 이강인은 당시 스페인 매체 마르카로부터 양 팀을 통틀어 유일한 최고 평점을 받았다. 이어 2라운드 비야레알전에서는 선발로 나서 유효슛 6개를 시도하며 팀 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남겼다. 당시 아틀레티코가 수적 열세 속에 2-2로 비겼지만, 이강인만큼은 정체된 공격 흐름 속에서 과감한 전진 패스와 좌우를 넘나드는 전환 패스로 반복해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존재감 드러낸 이강인
이강인의 존재감은 세비야전에서도 경기 시작과 함께 곧바로 드러났다. 전반 4분 오른쪽 진영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상대 수비 뒤 공간으로 침투하는 바에나의 움직임을 정확히 읽어냈다. 스페인 매체 디오브헤티보는 이강인이 정교하게 바에나의 쇄도를 찾아냈고, 이를 이어받은 바에나가 낮게 깔리는 슛으로 세비야 골키퍼 블라코디모스를 넘어뜨렸다고 전했다. 이강인의 시즌 첫 도움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나온 선제골로 아틀레티코는 원정 부담을 일찌감치 덜어냈다.
선제골 직후에도 경기 흐름은 아틀레티코 쪽으로 기울었다. 세비야도 곧바로 반격에 나서 훌리오 디아스가 골라인 부근까지 파고든 뒤 로비 우레에게 연결했지만 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키케 살라스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흘러나온 공을 잡아 왼발 강슛을 시도한 장면도 있었으나 이 역시 골대 옆으로 흘렀다. 홈 팬들을 들썩이게 한 장면이었지만 마무리가 따르지 않았다.
두 번째 골에도 이강인의 발끝이 닿아 있었다. 전반 26분, 이강인에게서 시작된 공격이 바리오스를 거쳐 페널티지역 안 루크먼에게 이어졌다. 루크먼은 수비수를 마주한 상태에서 짧은 순간 생긴 틈을 놓치지 않고 낮고 날카로운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이 직접 기록지에 이름을 올린 장면은 아니었지만, 공격의 시발점이 그의 발에서 비롯됐다.
바에나는 전반 32분 자신의 두 번째 골을 추가하며 스코어를 3-0으로 벌렸다. 아틀레티코는 전반에만 세 골을 몰아치며 승부의 무게추를 완전히 가져왔다. 세비야는 슛 개수에서는 앞섰지만 골 결정력에서 아틀레티코를 따라가지 못했다.
선제골 도움과 두 번째 골의 시발점 역할까지
후반 들어 아틀레티코는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후반 5분 루크먼이 다시 한 번 골망을 흔들며 스코어를 4-0으로 벌리는 듯했지만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됐다. 세비야는 후반 21분 미겔 시에라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만회골을 성공시키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에라는 자기 진영에서부터 여러 명을 제친 뒤 마무리까지 해내며 홈 팬들의 기대를 다시 끌어올렸다. 후반 37분에는 살라스가 율만드의 걷어내기 과정에서 그라운드에 쓰러지며 페널티킥을 요청했지만 주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경기 주심은 하비에르 알베롤라 로하스가 맡았다.
이강인은 후반 27분까지 72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뒤 주장 코케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선제골 도움과 두 번째 골의 시발점 역할까지 아틀레티코의 초반 3골 폭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활약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이강인에게 평점 8.0을 부여했다. 이강인은 72분 동안 도움 1개와 함께 패스 성공률 94%(32회 시도 32회 성공), 기회 창출 1회, 수비 기여 1회를 기록하며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고른 활약을 남겼다. 패스 성공률에서 드러나듯 이날 이강인은 시도한 모든 패스를 성공시키며 아틀레티코의 공격 전개에서 안정적인 축 역할을 해냈다.
발렌시아 유스 출신인 이강인은 마요르카를 거쳐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뛴 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으며 스페인 무대로 복귀했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하고 같은 해 아시아 올해의 젊은 선수에 선정됐던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이적 후 세 경기 만에 득점과 도움을 모두 신고하며 순조롭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아틀레티코는 다음 라운드에서 아틀레틱 빌바오 원정에 나선다. 세비야는 에스파뇰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