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강사가 시신을 대체 얼마나 훼손했으면... 경찰 "그때까지 다 찾긴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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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대학 강사에게 살해당한 중국인 유학생 시신 추가 수습

경북 경산에서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여러 곳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중국인 대학 강사 정모(31)씨가 진술한 장소에서 경찰이 피해자 시신 일부를 추가로 수습했다고 연합뉴스가 30일 보도했다.
20대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 씨가 25일 오후 경찰에 체포돼 경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 뉴스1
20대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 씨가 25일 오후 경찰에 체포돼 경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 뉴스1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북 경산경찰서는 정씨가 진술한 시신 유기 장소를 29일 수색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시신 일부를 확인했다. 정씨는 현재 경찰 조사에서 유기 장소에 대해 비교적 협조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신 일부를 추가로 발견하고도 수색을 종료하지 않고 남은 시신을 최대한 수습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 번 발견된 장소라도 수색을 끝내지 않고 계속 확인해야 한다며 "송치할 때까지 다 발견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신 유기 과정에서 정씨가 이동한 경로가 담긴 위성항법장치(GPS) 자료도 확보해 범행 전후 행적을 분석하고 있다. 다만 정씨의 구체적인 진술 내용과 범행 동기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과 진술 검증, 시신 수습 등 남은 절차를 마무리한 뒤 다음 주 중 정씨를 검찰에 송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송치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0대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 씨가 25일 오후 경찰에 체포돼 경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 뉴스1
20대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 씨가 25일 오후 경찰에 체포돼 경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 뉴스1

정씨는 지난 20일 새벽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원룸에서 A(25)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폐쇄회로(CC)TV에는 같은 날 오전 2시쯤 두 사람이 함께 원룸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영상에 정씨가 A씨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A씨가 원룸에서 나오는 모습도 잡히지 않았다. A씨는 이 무렵 가족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마지막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러 차례 훼손해 가방 등에 나눠 담았다. 이후 자신의 차량으로 경산 일대뿐 아니라 경기 등 여러 지역을 돌며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정씨의 자택과 경북 경주, 경기 군포 등에서 시신 일부가 발견됐다. 정씨 주거지에서 나온 시신은 부검에서 피해자로 확인됐다. 경주와 군포에서 수습한 시신 일부는 유전자(DNA) 대조가 의뢰됐다. 경찰은 정씨를 체포한 직후 원룸을 수색했을 때 시신의 극히 일부만 발견했다. 나머지 시신은 이미 정씨가 여러 곳으로 옮겨 버린 상태였다.

정씨는 범행 직후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시도했다. 그는 A씨의 옷을 입고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홀로 원룸을 빠져나왔다. 택시 안에서는 여성 목소리를 흉내 내며 A씨의 휴대전화를 든 채 동대구역까지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치 A씨가 스스로 이동한 것처럼 동선을 꾸민 것이다. 정씨는 범행 이튿날인 21일 오후 7시 5분께 자신을 A씨의 남자친구라고 소개하며 경찰에 실종 신고까지 했다. A씨는 연락이 끊긴 지 닷새 만인 25일 오후 정씨의 하양읍 주거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최초 실종 신고자인 정씨를 참고인으로 조사하던 중 진술에서 수상한 점을 포착해 범죄 혐의를 의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대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 씨가 25일 오후 경찰에 체포돼 경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 뉴스1
20대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 씨가 25일 오후 경찰에 체포돼 경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 뉴스1

정씨는 A씨가 다닌 경산의 한 대학원에서 강사로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학기 재활치료학과 신경해부학 등 2개 과목을 강의했다. 2학기에도 강의가 예정됐으나 사건 이후 배제됐다. 정씨는 경북 영천의 한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사로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도 정씨의 강의를 수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 모두 중국 국적으로, 주변에서는 정씨가 평소 학생들과 가깝게 지냈고 A씨와도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방학을 맞아 중국으로 돌아갔다가 학위수여식 참석을 위해 14일 다시 입국했다. 중국에서 이미 취업한 상태로 대학원 수료 증서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졸업식이 열린 20일 오후부터 가족, 지인과 연락이 끊겼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살인 혐의를 일부 시인하고 범행 동기를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인준 대구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정씨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씨에게는 살인과 사체손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정씨 진술만으로 범행 전말과 동기를 규명하기 어렵다고 보고 프로파일러를 투입했다. 27일 프로파일러 2명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를 진행하려 했으나 정씨가 거부했다. 정씨는 당초 검사에 동의했다가 입장을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검사는 대상자 면담으로 이뤄져 본인이 응하지 않으면 강제하기 어렵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정씨는 27일 변호인을 선임했다. 현재까지 동종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수습한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점을 규명할 방침이다. 사체 훼손·유기 등 추가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을 고려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개최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피해자 유족은 28일 입국해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친언니와 남자친구가 한국에 들어와 시신을 확인하고 부검 여부와 장례 일정을 조율했다. 경찰은 유족을 참고인으로 불러 평소 A씨와 정씨가 어떤 관계였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여성청소년계 소속 심리지원 담당 직원 2명도 투입해 유족의 심리적 안정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A씨의 실종 단계부터 중국과 한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졌다. 중국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구·경산 지역에서 실종된 사람을 찾는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A씨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여동생이 경산의 한 대학원에 다니는 대학원생이며 14일 입국한 뒤 20일 밤부터 연락이 끊겼다는 글을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현지 여론은 격앙된 분위기다. 웨이보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는 한국이 오랜 기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엄벌을 요구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피의자를 중국으로 송환해 중국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피해자와 피의자가 모두 중국 국적인 만큼 중국 사법당국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관련 검색어가 중국 SNS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현지 언론도 사건을 비중 있게 다뤘다. 주부산 중국총영사관 관계자로 보이는 직원이 경산경찰서를 방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