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케일, 美 국가부채 40조달러 돌파를 비트코인·이더리움·지캐시 투자신호로 지목했다
작성일
그레이스케일, 美 국가부채 40조 달러 돌파에 비트코인·이더리움·지캐시 수혜 전망
재무부 국채 바이백 20억→40억 달러 확대…레이 달리오도 부채위기 경고

글로벌 디지털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미국 국가부채 문제를 새로운 가상자산 투자 촉매로 지목했다. 그레이스케일 리서치는 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재매입) 확대와 장기 실질금리 상승이 맞물려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한 투자, debasement trade)”가 재점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레이스케일은 이 흐름의 수혜 자산으로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지캐시(ZEC) 세 종목을 직접 지목했다. 같은 시기 브리지워터 창업자 레이 달리오(Ray Dalio)도 별도로 미국이 3년 안팎(±2년)에 부채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거시 리스크 우려를 더했다.
그레이스케일이 지목한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그레이스케일 리서치 헤드 자크 판들(Zach Pandl)은 보고서에서 “통제되지 않는 정부 부채 증가는 법정화폐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투자자들이 실물 금과 특정 가상자산 같은 대체 저장 수단을 찾도록 만든다”고 밝혔다. 이어 “가상자산 중에서는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주로 비트코인·이더리움·지캐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배경에는 미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가 있다.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는 8월 19일(현지시각) 최대 바이백 한도를 2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로 두 배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확대된 물량은 10~20년물과 20~30년물 구간에 적용되며 9월 9일(현지시각)부터 시작된다. 그레이스케일은 “바이백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며 “정부 부채의 급증이 조달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 재무부는 병(구조적 재정적자)을 고치지 못한 채 증상(국채 금리 상승)만 다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부 발표와 같은 시기, 미 국가부채가 처음으로 40조 달러를 넘어선 사실도 확인됐다. 재무부 일일 통계에 따르면 국가부채는 8월 18일(현지시각) 약 40조500억 달러를 기록했고, 8월 25일(현지시각)에는 약 40조1,000억 달러까지 늘었다. 다만 그레이스케일은 이 같은 전망이 자체 분석 결과일 뿐, 실제 시장이 그대로 반응할지는 확정적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40조 달러 부채, 뿌리는 구조적 재정적자
미 의회예산국(CBO)은 2026 회계연도 재정적자를 1조9,000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 적자 규모는 2036년까지 3조1,000억 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부채 가운데 민간 보유분은 32조2,660억 달러, 정부 내부 보유분은 7조7,820억 달러에 달한다. CBO는 같은 2월 기준선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 부채 비율이 2026년 101%에서 2036년 120%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그레이스케일은 실질 30년물 국채 금리에도 주목했다. 2006년부터 2026년까지 실질 30년물 금리는 대체로 0.5~2.5% 범위에서 움직였지만 팬데믹 시기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가 2022년 급반등했다. 2026년 현재는 3%에 근접한 수준까지 다시 올라온 상태다. 그레이스케일은 이번 상승이 인공지능(AI) 인프라에 투입되는 민간 차입 수요와 정부 차입이 동시에 늘어나는, 과거와는 다른 조합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주택시장 침체로 민간 차입이 줄어드는 동안 정부 부채만 조용히 쌓였지만, 지금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자금을 빌리며 장기 금리에 압박을 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레이스케일은 2020~2021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졌을 때 비트코인이 가장 강한 순풍을 받았다고 짚었다. 현재처럼 실질금리가 높은 국면은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역풍이지만, 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궤적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결국 화폐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희소자산에 유리한 구조적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비트코인과 금의 90일 상관관계가 50%를 넘어섰다는 점도 함께 제시하며, 두 자산이 거시 환경에 유사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 달리오 “경제적 심장마비 올 수도”
레이 달리오는 별도 게시물에서 미국이 정책 변화 없이는 3년 안팎(±2년) 안에 큰 부채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상황을 “경제적 심장마비”에 비유하면서 4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바이백과 국채 금리 상승, 달러 약세, 일본의 미국 국채 매도 등을 근거로 들었다.
달리오는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가 약 2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CBO가 추산한 2026 회계연도 GDP 대비 약 6%(1조9,000억 달러) 적자 전망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재정지출 축소, 금리 인하, 세수 확대를 함께 병행해 적자 비율을 GDP 대비 3%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어느 한 가지 조정에만 의존하면 그만큼 부담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비트코인 가격, 국채 바이백 발표 이후 상승세
비트코인 가격도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 발표 이후 움직임을 보였다. 발표 이후 달러는 8월 기준 최악의 한 주를 보내며 3개월 최저 수준까지 밀렸고, 반대로 비트코인 같은 무이자 자산은 강세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 한때 8만1,281달러(약 1억1,200만원, 1달러 1,378원 기준)까지 오른 뒤 금요일 오후(현지시각, 뉴욕 기준) 7만7,493달러(약 1억678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24시간 기준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30일 기준으로는 20% 넘게 오른 상태다.
그레이스케일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프로그램상 최대 발행량이 2,100만 개로 고정돼 있고 별도의 발행 주체가 없다는 점에서 세 자산 중 가장 뚜렷한 희소성 근거를 지닌다. 다만 변동성이 크고 금에 비해 자산으로서의 역사가 짧으며, 커스터디 위험과 거시 여건 변화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저장 수단으로서의 지위는 여전히 논쟁적이라는 평가도 함께 나왔다. 이더리움은 탈중앙 정산 네트워크로서의 역할이, 지캐시는 비트코인과 유사한 설계에 선택적 프라이버시 기능을 더한 점이 각각의 특징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