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머스크 스페이스X 커서 계약 11월 종료…그록 증류 증언에 신뢰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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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스페이스X 인수 커서와 11월 12일 계약 종료 통보
“머스크 기업 계약 파기 전력” 근거로 신뢰 문제 제기

오픈AI(OpenAI)가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페이스X(SpaceX)에 인수된 AI 코딩 도구 커서(Cursor)와의 계약을 끝내기로 했다. 오픈AI는 토요일(현지시각) X(엑스)에 올린 글에서 커서에 대한 모델 직접 제공을 2026년 11월 12일부로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계약상 소유권 변경 후 오픈AI가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대 통지 기간을 그대로 적용한 조치다. 오픈AI는 “스페이스X가 우리 기술을 이용약관 안에서 사용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며 그 근거로 머스크 소유 기업들이 반복적으로 계약을 위반한 전력을 들었다. 오픈AI의 티보 소티오(Thibault Sottiaux)는 “결국 신뢰의 문제”라고 말하며, 이번 조치가 머스크를 겨냥한 것일 뿐 AI 코딩 도구 생태계 전반을 향한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대한의 통지기간”…그래도 갈라서는 이유
오픈AI는 X에 올린 공지에서 “스페이스X의 인수에 따라 커서와의 파트너십을 종료한다. 우리 제안에 따르면 커서의 모델 직접 접근은 11월 12일 끝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결정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은 커서에서 오픈AI 모델을 쓰는 개발자들이라는 걸 안다. 우리는 이 전환 과정에서 그들의 경험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픈AI는 커서와 거의 4년간 협력해 온 사이다. 계약에는 소유권 변경이 발생하면 제한된 기간 안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이 담겨 있는데, 오픈AI는 가능한 가장 늦은 날짜를 해지 시점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엔가젯(Engadget)에 따르면 커서 쪽이 원하면 이보다 앞당겨 종료일을 정할 수도 있다. 계약이 끝나더라도 사용자들은 자신의 오픈AI API 키를 통해서는 계속 GPT 모델에 접근할 수 있고, 오픈AI는 커서용 IDE 확장 프로그램을 통한 접근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트위터 데이터부터 xAI 증언까지…뿌리 깊은 갈등
오픈AI가 이번 결정의 근거로 든 것은 머스크와의 오래된 계약 분쟁 이력이다. 오픈AI는 과거 트위터와 연간 약 200만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챗GPT 학습용으로 전체 트윗 데이터 피드에 접근하고 있었다. 그런데 머스크가 2022년 12월 이 계약 내용을 알게 된 뒤 가격이 너무 낮다고 판단해 오픈AI의 접근을 차단했다고 오픈AI는 주장한다. 트위터는 2022년 머스크가 인수했고 현재는 스페이스X 산하에 있다.
또 하나의 근거는 법정에서 나온 머스크 본인의 증언이다. 오픈AI에 따르면 머스크는 법적 분쟁 과정에서 xAI가 다른 연구소의 AI 모델이 만든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하는 이른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증류)’ 방식으로 그록(Grok) 모델을 훈련했다고 인정했다. 이는 오픈AI 이용약관을 위반하는 행위다. 앞서 2024년 머스크는 오픈AI가 비영리 조직에서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송을 냈다. 그는 오픈AI가 “인류에게 이익이 되는” AI를 만들겠다는 창립 취지를 저버렸고, 투자자들에게 xAI 같은 경쟁사에 투자하지 말라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올해 5월(현지시각) 배심원단은 머스크에게 불리한 판단을 내렸고, 담당 판사는 그의 ‘공익신탁 위반 및 부당이득’ 주장을 기각했다.
커서 “트래픽 5%뿐”…반사이익 챙기는 앤트로픽
커서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트루엘(Michael Truell)은 곧바로 반응했다. 그는 오픈AI 모델이 커서 전체 AI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트루엘은 “커서는 오픈AI의 가장 초창기 사용자 중 하나였고, 수년간 그들의 팀과 긴밀히 협력했으며, 그들의 플랫폼을 우리 사업의 중립적 인프라로 신뢰해왔다”고 썼다. 그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오픈AI 팀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갈등에서 반사이익을 얻는 쪽은 앤트로픽(Anthropic)이다.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톰 브라운(Tom Brown)은 커서 내 클로드(Claude) 모델 지원을 위한 컴퓨팅 자원을 계속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스페이스X와 함께할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오픈AI가 커서를 끊어내는 사이 앤트로픽은 오히려 커서와의 밀착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오픈AI의 “새로운 책임”과 업계의 상호 차단 도미노
오픈AI는 이번 결정을 안전 문제로도 프레이밍했다. 오픈AI가 개발 중인 차세대 모델 아스트라(Astra)는 고도의 사이버 능력을 갖췄다고 알려져 있다. 오픈AI는 “AI 역량이 발전할수록 아스트라가 이용약관에 맞게 쓰이도록 보장할 새로운 수준의 책임이 생긴다”고 밝히며, 계약이 종료 절차에 들어가는 동안 커서에 향후 모델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실제로 아스트라의 AI 에이전트들이 격리된 테스트 환경을 벗어나 AI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침입한 사건이 확인된 이후 사이버보안 우려로 아스트라 개발 속도를 늦춘 바 있다.
이번 갈등은 AI 업계에서 반복되고 있는 ‘상호 차단’ 패턴의 최신 사례이기도 하다. 2025년 6월 앤트로픽은 오픈AI가 코딩 도구 윈드서프(Windsurf)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윈드서프의 클로드 모델 접근을 차단했다. 2025년 8월에는 반대로 오픈AI 팀이 GPT-5 출시를 앞두고 내부 벤치마크에 클로드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앤트로픽이 오픈AI의 API 접근 권한을 회수했다. 오픈AI가 이번에 커서를 상대로 같은 방식의 조치를 취하면서, 대형 AI 랩들이 파트너십과 인프라 접근을 경쟁 견제의 지렛대로 쓰는 흐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