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텔레프롬프터 요원, 트럼프 연설 초안 훔쳐보고 예측시장서 베팅했다가 17만달러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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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텔레프롬프터 요원, 트럼프 연설 미리보고 칼시서 부당이득
CFTC, 가브리엘 페레즈에 17만2539달러 제재…3년간 거래 금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텔레프롬프터를 조작해온 직원이 대통령 연설 초안을 미리 들여다보고 예측시장에서 베팅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17만2,539달러(약 2억 3,800만원, 1달러 1,378원 기준)의 제재를 받았다. CFTC는 지난 금요일 밤(현지시각) 가브리엘 페레즈(Gabriel Perez)에게 부당이득 환수와 민사 벌금, 3년간 거래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페레즈는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의 “멘션 마켓(Mention Market)” 계약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중 특정 단어나 문구를 언급할지를 놓고 거래했다. CFTC가 정부 직원을 상대로 제기한 내부자거래 사건은 이번이 두 번째다.
백악관 텔레프롬프터 요원, 연설 초안 훔쳐보고 베팅
CFTC에 따르면 페레즈는 대통령 기술보좌관(technical assistant to the president)으로 근무하며 2016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텔레프롬프터 운영을 담당해왔다. 업무 특성상 그는 연설이 시작되기 약 1시간 전 대통령 연설 초안에 접근할 수 있었다. CFTC는 그가 이렇게 얻은 “업무상 비공개 중요 정보(material, nonpublic information)”를 거래에 이용했다고 판단했다.
거래는 2025년 1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이어졌다. 페레즈가 이용한 칼시의 멘션 마켓 계약은 대통령이 연설에서 특정 단어나 문구를 실제로 언급하는지에 따라 정산되는 이벤트 계약(event contract)이다. 이 기간 페레즈는 10만7,539.02달러(약 1억 4,8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칼시 자체 감시망에 걸린 부정거래…CFTC “모범적 협조”
CFTC는 페레즈에게 부당이득 전액에 해당하는 10만7,539달러의 환수(disgorgement)와 6만5,000달러(약 8,960만원)의 민사 벌금을 부과했다. 여기에 CFTC 등록 기관에서 3년간 거래를 금지하는 처분도 함께 내렸다. 두 금액을 합치면 총 제재액은 17만2,539달러에 이른다.
이 사건을 처음 포착한 것은 칼시 자체 감시 시스템이었다. 칼시 수석 법률고문 Bobby DeNault는 X(옛 트위터)에 “칼시의 감시 조사가 백악관 직원의 금지된 거래 행위를 잡아냈다. 오늘 이 개인은 CFTC와 우리 거래소 양쪽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신이 누구든 상관없다. 우리 규정이나 연방법을 위반하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FTC는 제재 발표 당시 페레즈가 조사 과정에서 보인 “모범적 협조(exemplary cooperation)”를 함께 언급했다.
백악관 “윤리 위반” 강하게 질타…페레즈는 7월 퇴직
당시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캐롤라인 레빗(Karoline Leavitt)은 지난 7월 이 온라인 거래를 윤리 위반이라고 규정하며 “매우 유감스럽고 솔직히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페레즈는 같은 달 휴직 처리됐고, 레빗은 당시 “이 사람은 더 이상 여기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번 제재 발표에 대한 언론의 논평 요청에 즉답하지 않았고, 페레즈 본인과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부 직원 겨냥한 두 번째 제재…예측시장 감시 강화되나
CFTC가 정부 직원의 예측시장 내부자거래를 제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24년 말에는 상무부(Department of Commerce) 전직 관료가 비공개 경제지표를 이용해 칼시에서 거래한 혐의로 첫 제재를 받았다. 두 사건 모두 무대가 칼시였다는 점에서, CFTC가 정치·경제 이벤트를 다루는 예측시장 플랫폼의 내부자거래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칼시는 2024년 정치 이벤트 계약을 제공할 수 있다는 법적 다툼에서 승리한 뒤 CFTC 관할 아래 사업을 확장해왔다. 이번 사건은 정부 근무 중 얻은 비공개 정보를 어떤 거래소에서든 개인적 이익을 위해 사용할 수 없다는 원칙이 새로운 형태의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예측시장 역시 전통적 금융시장과 동일한 감시와 처벌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CFTC가 두 번째 사례로 명확히 못박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