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항소법원, 네바다 승리 판결로 제3항소법원과 엇갈려…예측시장 결국 대법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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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항소법원, 칼시·크립토닷컴·로빈후드 네바다 항소 패소
제3항소법원과 정반대 결론…CFTC “대법원까지 간다” 공식화

칼시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칼시 관련 이미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미국 제9순회항소법원이 8월28일(현지시각) 칼시(Kalshi), 크립토닷컴(Crypto.com), 로빈후드(Robinhood)가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세 예측시장 플랫폼은 네바다 게이밍관리위원회(Nevada Gaming Control Board)의 영업 중단 조치를 막아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스포츠 관련 이벤트 계약이 CFTC(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독점 규율하는 파생상품인 “스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판결은 지난 4월6일(현지시각) 제3항소법원이 뉴저지 사건에서 낸 정반대 결론과 충돌하면서, 미국 연방대법원이 예측시장 스포츠 베팅 규제 권한 다툼을 최종적으로 정리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CFTC는 판결 직후 대법원행을 공식 시사했다.

제9항소법원, “스포츠 이벤트 계약은 그냥 베팅” 판단

크립토뉴스(crypto.news)에 따르면 3인으로 구성된 항소심 재판부는 3대0 만장일치로 칼시에 불리한 결론을 냈다. 라이언 넬슨(Ryan Nelson) 판사는 판결문에서 “CFTC는 전국 단위 도박 규제기관이 아니다. 법이 통과된 지 10년 넘게 지날 때까지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썼다. 재판부는 칼시가 CFTC 규제를 받는 지정계약시장(designated contract market)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스포츠 경기 결과를 맞히는 계약 자체는 스왑의 정의에 들어맞지 않는다고 봤다.

법원은 특정 경기가 열리는지를 묻는 계약과 어느 팀이 이기는지를 묻는 계약을 구분했다. 후자는 사실상 전통적인 스포츠 도박의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다는 것이다. 판결문은 칼시가 자사 서비스를 “미국 50개 주 전역에서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스포츠 베팅 앱”이라고 홍보해온 점도 근거로 들었다. 칼시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거의 모든 스포츠 도박이 CFTC 관할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는 주 정부가 오랫동안 도박을 감독해온 체계와 충돌하고 의회가 도드-프랭크법을 통해 CFTC에 전국 단위 도박 규제 권한을 명확히 준 적이 없다는 이른바 “주요 쟁점 원칙(major questions doctrine)” 문제도 낳는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판결은 앤드루 고든(Andrew Gordon)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2025년 11월 내린 결정을 그대로 확정한 것이다. 고든 판사는 그해 4월 칼시에 내렸던 예비 가처분(preliminary injunction)을 철회하며, 경기 결과와 연동된 스포츠 계약은 상품거래법(Commodity Exchange Act)상 스왑의 정의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네바다 게이밍관리위원회는 칼시가 주 면허 없이 스포츠 베팅 플랫폼을 운영한다고 보고 앞서 시정 요구서를 보낸 바 있다.

당사자 반응…네바다·CFTC·칼시·로빈후드 입장 제각각 / AI 생성 이미지
당사자 반응…네바다·CFTC·칼시·로빈후드 입장 제각각 / AI 생성 이미지

당사자 반응…네바다·CFTC·칼시·로빈후드 입장 제각각

네바다 게이밍관리위원회 마이크 드레이처(Mike Dreitzer) 위원장은 성명에서 “우리가 계속 주장해온 내용을 완전히 입증해준 판결”이라며 “이건 스포츠 베팅이고, 주 정부가 제대로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바다 검찰청 알시니아 화이터스(Alcinia Whiters) 부대변인도 “칼시는 자사 스포츠 베팅 상품을 연방 규제 금융상품이라 주장하며 주 규제를 피하려 했지만, 제9항소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회사가 상품을 ‘이벤트 계약’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스포츠 베팅이 다른 것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반면 칼시 대변인 대니 레버(Dani Lever)는 “제9항소법원은 연방법상 칼시 같은 연방 인가 거래소에서의 거래를 주 정부가 규제할 수 없다는 근본 원칙에서는 제3항소법원과 뜻을 같이했다”면서도 “CFTC 규정 문언상 스포츠 계약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여전히 보고 있고, CFTC도 규정을 명확히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추가 검토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빈후드 대변인 역시 “오늘 판결에 동의하지 않으며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모든 자격을 갖춘 고객이 CFTC가 연방 차원에서 규제하고, CFTC에 등록된 자사 선물거래중개회사를 통해 제공하는 이 시장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크립토닷컴은 논평 요청에 즉답하지 않았다.

CFTC 대변인 잭 풀턴(Zach Fulton)은 “스왑으로 구성된 파생상품 계약은 기초자산이 무엇이든 스왑이며, 법령상 유일한 예외는 양파와 영화 박스오피스 매출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9항소법원은 오늘 상품거래법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예외를 만들어내는 오류를 범했다”면서 “이 판결로 순회법원 간 판단이 갈리는 ‘서킷 스플릿(circuit split)’이 만들어졌고, 이는 대법원이 나서서 정리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왜 대법원까지 가나…이미 갈라진 순회법원 판단

이 사건이 대법원까지 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항소법원들 사이 판단이 정면으로 엇갈리기 때문이다. 지난 4월6일(현지시각) 제3항소법원은 뉴저지 사건에서 정반대로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다수 의견으로 뉴저지가 칼시의 연방 규제 플랫폼에 자체 도박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CNBC에 따르면 네바다를 포함해 44개 주가 스포츠 관련 이벤트 계약이 사실상 스포츠 베팅에 불과하다고 주장해온 반면, CFTC와 플랫폼들은 모든 이벤트 계약이 CFTC 독점 관할의 스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CFTC는 이 관할권을 지키기 위해 아홉 개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네바다 게이밍관리위원회 측 변호사 니콜 사하스키(Nicole Saharsky)는 판결이 “주 정부가 스포츠 베팅을 규제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애리조나주 크리스 메이스(Kris Mayes) 검찰총장도 “스포츠 베팅을 스왑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상품의 본질이 바뀌지는 않는다”며 판결을 반겼다. 제9항소법원 관할은 알래스카·애리조나·캘리포니아·하와이·아이다호·몬태나·네바다·오리건·워싱턴 9개 주에 걸쳐 있다. 칼시는 이 관할권 내에서도 애리조나 항소 사건, 7월 워싱턴주 법원의 스포츠 계약 중단 결정 등 별도 소송을 여러 건 진행 중이다.

법률 분석가 대니얼 월락(Daniel Wallach)은 칼시가 제9항소법원 전원합의체 재심을 요청하거나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칼시가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들로만 구성된 재판부에서 패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법원행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로이터에 따르면 칼시와 CFTC는 판결 직후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드래프트킹스·플러터 주가 급등…규제 리스크 완화 기대

판결은 온라인 스포츠북 운영사들의 주가에도 곧바로 반영됐다. 시킹알파(Seeking Alpha)는 판결 직후 금요일 장 후반 거래에서 드래프트킹스(DraftKings) 주가가 7.0%, 플러터 엔터테인먼트(Flutter Entertainment) 주가가 7.4% 뛰었다고 보도했다. CNBC도 두 회사 주가 상승을 확인했다며, 두 종목이 지난 1년간 예측시장이 자사 온라인 스포츠북 사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로 짓눌려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판결로 네바다는 당장 칼시·크립토닷컴·로빈후드에 대해 주 게이밍법을 집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소송 자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네바다가 칼시의 선거 관련 이벤트 계약을 문제 삼은 소송은 판결로 다시 지방법원으로 돌려보내졌다. 제3항소법원과의 판단 충돌이 해소되지 않는 한 미국 전역에서 스포츠 예측시장의 법적 지위는 주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상태로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