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4년 지났지만 AI로 일자리 잃은 미국 근로자 3%뿐…골드만삭스 전망과 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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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근로자 1,250명 조사, AI로 실직했다는 응답은 단 3%뿐
새 직종 취업 6%·AI 역량 승진 9%…예상 밖 완만한 변화

오픈AI(OpenAI)가 챗GPT(ChatGPT)를 공개한 지 약 4년이 지났지만, AI 때문에 실제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답한 미국 근로자는 3%에 그쳤다. AI를 연구하는 한 사회학자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에 의뢰해 미국 근로자 1,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다. 조사는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현지시각) 진행됐고, 결과는 포춘(Fortune) 칼럼을 통해 공개됐다.
반면 AI 등장 이후 없던 직종에 새로 취업했다고 답한 근로자는 6%, AI 관련 역량으로 승진했거나 커리어에서 앞서 나갔다고 답한 이들은 9%였다. 이 사회학자는 스스로를 “AI 비관론자”라고 소개하면서도, 조사에 응한 근로자 중 AI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답한 비율이 이렇게 낮았다는 점에 놀랐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현재 진행 중인 논문의 기초 자료이며, 아직 동료 평가(peer review)를 거치지 않았다.
조사는 어떻게 이뤄졌나
유고브는 나이·성별·인종·교육 수준 등에서 미국 취업 인구를 반영하도록 설계된 표본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25개 문항 가운데 AI로 인한 일자리 변화를 묻는 질문은 세 가지였다. 첫째는 2023년 이후 AI의 업무 자동화로 이전 직장을 잃었는지, 둘째는 AI 데이터 라벨러나 AI 컴플라이언스 전문가처럼 AI 도입 전에는 없던 새 직종에 취업했는지, 셋째는 AI 역량과 관련해 승진이나 직급 상승을 경험했는지였다.
첫 번째 질문에는 약 95%가 “아니다”라고 답했고, 두 번째 질문에는 90%, 세 번째 질문에는 88%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세 문항 모두에서 3~4%는 “확실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반올림 처리로 각 문항의 응답 비율 합이 100%를 넘을 수 있다고 설문 주체는 설명했다.

예상 밖 결과, 배경은 무엇인가
이 설문이 진행된 시점 미국 실업률은 4.1%였다. 챗GPT가 처음 공개된 뒤 골드만삭스, 맥킨지, 세계경제포럼(WEF) 등은 전 세계적으로 수억 명 규모의 일자리가 AI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았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런 예측과 실제 조사 결과 사이의 간극이 두드러졌다고 지적됐다.
설문을 의뢰한 사회학자 본인이 AI에 비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과는 AI 낙관론자와 비관론자 양쪽 모두의 예상을 벗어난 셈이다. 2023년 이후 AI로 인한 어떤 형태의 직무 변화도 경험하지 않았다고 답한 근로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사실은, 챗GPT 등장 초기 쏟아졌던 “화이트칼라 일자리 붕괴” 식의 담론과는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새로 생긴 일자리와 승진, 몸값 오른 AI 스킬
6%의 근로자가 AI 도입으로 새로 생긴 직종에 취업했다고 답했다. AI 데이터 라벨링,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처럼 머신러닝 시스템을 관리·감독하는 생태계 안의 직무들이다. AI 관리·감독,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데이터 큐레이션, 모델 평가 관련 직무는 2023년 이전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영역으로 꼽힌다.
9%는 AI 관련 역량으로 승진이나 직급 상승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AI 스킬에 대한 이른바 “스킬 프리미엄”이 노동시장에서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수치로 해석된다. 다만 새 일자리 창출이나 승진 관련 응답 모두 절대적인 비중으로는 여전히 소수에 머물러 있다.
조사의 한계와 남은 물음
이번 결과는 단일 설문조사에 근거한다. 자기보고식 조사는 응답자의 인식이나 기억에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고, AI로 실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일수록 온라인 설문 패널에 참여하기 어려워 과소 대표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하나가 AI의 노동시장 영향에 대한 최종 결론일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한편 최근에는 AI 확산의 흔적을 다른 방식으로 측정한 조사도 나왔다. 퓨리서치센터가 챗GPT 등장 이후 게시된 영어 웹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AI가 작성했거나 AI가 상당 부분 손을 댄 흔적이 있는 페이지 비율이 35%에 달했다는 조사다. 노동시장에서의 체감 변화는 아직 완만한 반면, 온라인 콘텐츠 생산 영역에서는 AI의 흔적이 훨씬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대조적인 그림이다. 일자리 지형과 콘텐츠 생산 방식 모두에서 AI가 남기는 발자국의 크기와 속도는 영역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