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텍 아난드쿠마르, 물리 이해 AI로 TIME100 ‘혁신가’ 선정되며 베조스 제안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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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텍 아난드쿠마르 교수, TIME 2026 ‘AI 영향력 100인’ 선정
스타트업 창업 하루 만에 받은 영예…베조스 20억달러 투자 제안도 거절

칼텍(Caltech)의 아니마 아난드쿠마르(Anima Anandkumar) 교수가 TIME이 이번 주(현지시각) 공개한 2026년 ‘AI 분야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TIME100 AI)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TIME이 4번째로 내놓는 이 연례 리스트에서 아난드쿠마르는 ‘혁신가(Innovators)’ 부문에 포함됐고, 프로필은 TIME의 타린 필레이 기자가 작성했다. 그는 언어가 아닌 물리 현상을 모델링하는 AI 기법 ‘뉴럴 오퍼레이터(neural operators)’를 개발해 기상예보부터 핵융합 시뮬레이션, 의료기기 설계까지 적용해온 인물이다. 명단이 공개되기 하루 전에는 베네딕트 예닉(Benedikt Jenik)과 함께 물리 세계를 이해하는 AI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티드 언더스탠딩(Accelerated Understanding)을 공동 창업해 출범시켰다. 새 회사는 제프 베조스가 지원하는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 측의 20억 달러 이상 투자 제안을 거절하고 독자적으로 사업을 키워온 사실도 함께 알려졌다.
TIME100 AI 4번째 리스트, ‘혁신가’ 부문에 이름을 올리다
TIME100 AI는 TIME이 매년 발표하는 AI 분야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리스트로, 올해가 4번째로 나온 리스트다. 편집장 샘 제이콥스가 리스트 서문을 썼고, 아난드쿠마르는 프로필을 맡은 타린 필레이 기자에 의해 ‘혁신가’ 부문 인물로 소개됐다.
이번이 TIME으로부터 받는 첫 인정은 아니다. 앞서 그는 2025년 2월(현지시각) 두바이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별도로 TIME100 임팩트 어워드를 받은 바 있다.
아난드쿠마르는 X(엑스, 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TIME이 선정한 AI 분야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려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를 막 출범시킨 직후에 받은 소식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또 AI와 과학을 결합하는 일이 지난 10년간 자신의 연구 초점이었다며, AI로 물리적 세계의 시뮬레이션과 이해를 가속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언어 대신 물리 법칙을 배우는 AI, ‘뉴럴 오퍼레이터’
아난드쿠마르가 개발한 뉴럴 오퍼레이터는 데이터의 패턴을 인식하는 일반적인 AI 모델과 달리, 수학 방정식으로 표현되는 물리 시스템을 지배하는 관계 자체를 학습하는 프레임워크다. 기존 과학 시뮬레이션이 매 단계를 일일이 계산하는 대신, AI가 복잡한 물리적 거동을 훨씬 빠르게 근사해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기술이 낳은 대표적 결과물이 2022년 엔비디아, 칼텍 등 여러 기관과 함께 만든 오픈소스 기상예보 모델 포캐스트넷(FourCastNet)이다. 칼텍이 공개한 연구에 따르면 포캐스트넷은 중기 전지구 기상예보를 기존 수치예보 시스템보다 다섯 자릿수, 즉 약 10만 배 빠른 속도로 생성하면서도 최고 수준에 근접한 정확도를 유지한다. 칼텍 연구팀은 이 기상예보 작업이 기존 방식보다 수만 배 빠르다고 설명해왔다. 태풍이나 폭염 같은 극한 기상 현상의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여러 시나리오를 반복 계산해야 할 때 이런 속도가 특히 유용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뉴럴 오퍼레이터는 기상 예보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적용됐다. 핵융합 시뮬레이션과 의료기기 설계에 쓰였고, 세균 오염을 100배 줄이는 카테터 개발에도 활용됐다. 반도체용 마스크 설계나 양자점(quantum dot)의 게이트 배치 최적화에도 이 기술이 적용됐다. 아난드쿠마르는 칼텍에서 애니마 AI+사이언스 랩(Anima AI + Science Lab)을 이끌며 이런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창업 액셀러레이티드 언더스탠딩, 베조스의 20억 달러 제안도 거절
아난드쿠마르는 TIME100 AI 명단이 공개되기 하루 전인 8월 25일(현지시각) 베네딕트 예닉과 함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티드 언더스탠딩을 공동 창업해 출범시켰다. 로이터는 두 창업자를 8월 말 패서디나에서 사진으로 포착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챗GPT 같은 챗봇을 뒷받침하는 트랜스포머(Transformer) 구조가 아니라 뉴럴 오퍼레이터 기반 접근법을 사용한다. 회사 측은 테스트 과정에서 모델이 하나의 프롬프트로 5조 개에 달하는 데이터 포인트를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이 주장이 8월 25일 출범 발표를 앞두고 창업자들이 제기한 것이며, 독립적으로 성능이 검증된 적은 없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또 두 창업자가 제프 베조스가 지원하는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 측으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열람한 제안서 기준으로 이 제안의 가치는 20억 달러 이상, 우리 돈 약 2조 7,640억 원 이상(1달러 1,382원 기준)에 달했다. 두 사람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독자적으로 회사를 키워가는 길을 택했다. 회사가 목표로 하는 응용 분야로 반도체 설계, 로봇공학, 기상 예측, 에너지 탐사 등을 들었다.
마이소르에서 칼텍까지, 물리와 AI를 잇는 이력
아난드쿠마르는 인도 카르나타카주 마이소르에서 태어났다. 부모가 모두 엔지니어였고 할아버지는 수학자, 증조할아버지는 산스크리트 학자였다. 그는 학업 외에 바라타나티암(Bharatanatyam) 고전무용을 오랜 기간 수련하기도 했다.
그는 IIT 마드라스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해 2004년 학사 학위를 받았고, 코넬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며 IBM 펠로십을 받은 뒤 2009년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MIT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머신러닝과 복잡계 이해의 새로운 방법을 연구했다.
이후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프린시펄 사이언티스트로 자리를 옮겨 아마존 세이지메이커(Amazon SageMaker)의 개발과 출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7년 칼텍 교수로 부임했고, 이듬해에는 엔비디아 AI 연구 부문 시니어 디렉터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IEEE 펠로십, 알프레드 P 슬론 펠로십, 미국국립과학재단(NSF) 커리어 어워드 등을 받았고, 2026년에는 UN 사무총장 과학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난드쿠마르가 지금 겨누고 있는 목표는 과학과 공학의 오랜 병목, 즉 시뮬레이션과 반복적인 실험실 실험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일이다. 의료·공학·제조·기후 모델링·에너지·로봇공학 등 여러 분야에서 물리적 실험 횟수 자체를 줄이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그의 회사는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