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대표적인 '가을 생선'... 그런데 왜 여름에 더 난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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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8월말~9월초중순에 주로 먹었는데 지금은 7월부터 시즌
온라인으로 구입할 때는 세꼬시는 피하고 필렛으로 주문해야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생선이 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 중 하나인 전어다. 고소하게 굽는 냄새 하나로 가을을 알리는 대표 별미다. 그런데 요즘은 가을이 채 오기도 전에 전어가 밥상에 오른다. 시장에 갈 여유가 없는 사람은 온라인으로 전어를 주문하기도 한다. 택배로 받은 전어의 맛은 어떨까.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가 이 궁금증을 직접 풀었다. '요즘 가장 핫하다고 해서 먹었는데 인터넷으로 시켰다가 후회한 횟감'이라는 제목으로 28일 올린 영상에서다. 김 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전어를 주문해 집에서 직접 썰어 먹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만족과 아쉬움이 반반이었다.
전어는 청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4~6월에 태어나 여름을 나며 살을 찌운다. 겨울을 앞두고 가을에 지방을 잔뜩 축적한다. 그래서 가을 전어가 가장 기름지고 고소하다. 제철인 9월부터 11월 사이에는 지방 함량이 다른 계절의 3배까지 오른다. '가을 전어 머리에는 깨가 서 말'이라는 속담이 나온 이유다. 살과 뼈가 부드러워 뼈째 썰거나 통째로 구워 먹는다. 뼈까지 먹어 칼슘 섭취에도 좋다. 오메가3 지방산과 단백질도 풍부하다. 회로 먹는 뼈째회는 흔히 '세꼬시'라고 부른다. 여기에 초고추장과 채소를 넣어 무친 전어무침도 인기가 많다. 남해안에서는 전어 내장으로 담근 속젓도 별미로 꼽힌다.
김 씨는 전어철이 앞당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래 전어 회는 8월 말~9월 초중순에 주로 먹었다. 지금은 7월부터 시즌이 시작된다. 전어 금어기가 7월 15일까지이기 때문이다. 금어기가 풀리는 7월 16일부터 조업선이 전어를 잡으러 나선다. 이때부터 시장 수조에 전어가 돌기 시작한다. 원인으로는 바닷물 온도 상승이 지목된다. 여름철 해수 온도가 30도에 육박하면서 전어의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성장이 빠른 어종이라 수온이 오르면 한 달도 안 돼 훌쩍 커 버린다. 이제는 '여름 전어'라는 말까지 나온다.

제철이 앞당겨진 것은 전어만이 아니다. 김 씨는 고등어를 예로 들었다. 고등어는 보통 추석이 지나야 기름이 오른다. 그런데 요즘은 7월부터 일부 고등어에 기름기가 끼기 시작한다. 특히 제주 인근 고등어는 8월에도 횟감으로 쓸 만큼 기름이 오른다고 한다. 한반도의 제철 지도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작은 전어는 세꼬시로 먹기에 알맞다. 여름 전어가 세꼬시에 잘 맞는 이유다. 추석이 지나면 전어가 부쩍 커진다. 그때는 뼈가 억세져 세꼬시로는 부담스럽다. 대신 포를 떠서 길게 썰거나 구이로 먹는다. 8월 한 달은 세꼬시로 즐기기 가장 좋은 시기라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김 씨는 두 곳에서 전어를 주문했다. 한 곳은 경남 거제도에 있는 업체다. 여기서는 필렛을 3만2500원에 샀다. 원물 기준 1kg이다. 필렛은 뼈를 발라내고 길쭉하게 썰어 먹는 형태다. 다른 한 곳에서는 두 종류를 주문했다. 세꼬시용 통전어가 1만1900원, 필렛이 1만2900원이었다. 손질 후 무게는 각각 300g, 250g이다. 통전어는 내장을 제거해 세꼬시로 먹을 수 있게 손질한 것이다. 두 번째 업체는 김 씨가 예전에 자연산 방어를 주문했다가 냉동을 받은 곳이다. 이번에 얼마나 나아졌는지 확인하려고 다시 골랐다.
전어는 찬물에 담긴 채 진공 포장 상태로 배송됐다. 이를 '워터 에이징'이라고 부른다. 두 곳 모두 포장 상태는 대체로 양호했다. 전어는 온도에 매우 민감한 생선이다. 하루를 걸려 택배로 오면 살이 물러질 수 있다. 김 씨는 받자마자 전어를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같은 전어라도 맛 차이는 크다. 동해산 전어는 기름기가 덜 오른다. 살도 까슬까슬한 편이다. 김 씨가 꼽은 맛 순위는 이렇다. 경남 진해 마산만과 삼천포에 난 전어가 가장 맛있다. 그다음이 전라도 남해안 전어다. 이어 서해산, 동해산 순이다. 문제는 매입 단계에서 여러 산지에서 온 전어가 뒤섞인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나쁜 전어만 골라 피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전어를 두고 비브리오 패혈증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김 씨는 아예 무관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생선 근육 속으로 침투하지 못한다. 보통 비늘이나 껍질 겉면에만 붙어 있다. 전어는 껍질째 세꼬시로 먹는다. 그래서 위험이 거론되는 것이다. 예방법은 어렵지 않다. 흐르는 수돗물에 한 번 씻어 썰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여름철 바닷물 온도가 18도 이상 오를 때 주로 생긴다. 간질환자와 당뇨병 환자, 알코올 중독자, 면역저하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이들 고위험군에서는 치사율이 50%에 이른다. 김 씨는 고위험군이라면 10월까지 날것을 피하라고 권했다. 위생 관리가 잘된 일식집이나 대형마트, 백화점, 호텔에서 먹는 것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했다.
전어 세꼬시는 손질이 까다롭다. 김 씨는 칼이 잘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얇은 칼은 세꼬시에 맞지 않는다. 무게감 있는 식칼을 잘 갈아 써야 한다. 양념도 중요하다. 김 씨는 쌈장에 다진 고추와 다진 마늘을 넣었다. 참기름은 반 스푼 정도 더한다. 초고추장도 곁들인다. 쌈 채소로는 깻잎과 양파를 쓴다. 간장은 개인적으로 쓰지 않는다고 했다.

직접 먹어 본 소감은 어땠을까. 김 씨는 회 자체의 선도는 좋았다고 평가했다. 하루 걸려 왔는데도 살이 크게 무르지 않았다. 신선하고 감칠맛도 있었다. 필렛으로 받아 길게 썰어 먹으니 무난했다. 다만 세꼬시는 이야기가 달랐다. 김 씨는 세꼬시를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표현했다. 얼마나 잘 써느냐에 따라 뼈의 식감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거제도에서 온 전어는 가운데 잔뼈가 이미 굵어져 있었다. 그래서 세꼬시로는 매력이 떨어졌다. 김 씨는 삼천포 전어가 값은 비싸도 맛은 더 낫다고 했다. 해산물은 가격이 맛과 정확히 비례한다는 설명이다.
결론은 명확했다. 세꼬시를 원한다면 시장이나 전문점을 찾는 편이 낫다. 반면 필렛이나 구이용, 튀김용은 택배로 받아도 괜찮다.
김 씨는 남은 전어로 튀김도 만들었다. 반죽은 전분과 차가운 맥주를 1대 1로 섞는다. 약간 걸쭉한 느낌이 나야 한다. 전어에는 소금과 후추, 청주로 밑간을 한다. 20~30분 정도 두었다가 수분을 닦아낸다. 여기에 카레 마요 소스를 곁들이면 좋다. 소스는 마요네즈에 다진 마늘과 레몬즙, 카레 가루, 후추를 넣어 만든다. 파슬리 가루가 있으면 더한다. 전어는 두 번 튀기면 잔가시가 대체로 연해진다.
한 업체가 보낸 필렛에서 갈비뼈가 그대로 나왔다. 갈비뼈를 발라내지 않고 판 것이다. 튀김으로 두 번 튀겨도 갈비뼈는 연해지지 않았다. 씹을 때마다 굵은 가시가 계속 걸렸다. 김 씨는 횟감용 필렛이라면 갈비뼈는 당연히 제거해서 팔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어 택배를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용도부터 정하는 것이 좋다. 세꼬시는 손질 기술이 관건이라 시장이나 전문점이 낫다. 필렛과 구이용, 튀김용은 집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