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TC 경고, 크립토ATM 사기 피해액 3억8800만 달러…1년 새 58%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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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TC “크립토ATM으로 돈 보내라 하면 사기”…작년 피해 3억8800만달러
50대 이상이 피해 절반 차지, 비트코인디포 파산·미네소타는 전면금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8월 26일(현지시각) 크립토ATM(디지털자산 자동입출금기)을 이용한 사기에 대해 소비자 경고를 발표했다. 연방수사국(FBI)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크립토ATM 관련 사기 신고 피해액은 3억8,800만 달러(약 5,374억 원, 1달러 1,385원 기준)를 넘어섰다. 전년보다 58% 늘어난 수치다. 전체 신고 건수도 23% 증가했다. CFTC는 “정부기관이나 정상적인 금융기관, 신뢰할 수 있는 업체는 크립토ATM이나 상품권, 배송원을 통해 돈을 보내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FBI는 실제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가 많아 실제 손실은 이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집계에는 다른 결제 수단이 섞인 사건도 포함돼 있어 3억8,800만 달러 전액이 크립토ATM 입금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밝혔다.
신고 1만3천여 건, 피해 절반은 50대 이상
FBI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크립토 키오스크 관련 신고는 1만3,400건을 넘었다. FBI의 세부 자료로는 약 1만3,460건이다. 전체 신고 중 절반 이상이 50세 이상 피해자에게서 나왔고, 이들의 피해액만 3억200만 달러(약 4,183억 원)에 달했다. 60세 이상 피해자가 낸 신고는 6,188건이었고 피해액은 2억5,700만 달러(약 3,558억 원)로 집계됐다.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별도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2024년 1만 달러 이상을 사기로 잃은 고령층 신고 가운데 33%에서 크립토 관련 언급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 조사에서 언급된 크립토 사례 대부분은 비트코인 ATM이었다. 고령층이 유독 큰 피해를 보는 이유는 사기범이 정부기관·기업 사칭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이 연령대에서 특히 잘 통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QR코드 스캔 순간 되돌릴 수 없다
일반 은행 ATM과 다르게, 크립토 키오스크는 현금을 넣으면 암호화폐로 즉시 전환해 지정된 지갑으로 전송한다. 블록체인 확인이 끝나면 거래를 되돌릴 방법이 없다. 사기범은 지갑 주소나 QR코드를 알려주고 피해자가 입금을 마칠 때까지 전화를 끊지 않는다. 여러 기기에 나눠 입금하도록 지시하거나, 키오스크 운영자·은행 직원·가족이 질문할 경우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까지 미리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
CFTC 경고에 따르면 사기범은 정부기관, 은행, 투자회사, 유틸리티 업체, 기술지원 부서 등을 사칭한다. 신원이나 컴퓨터, 예금계좌가 위험에 처했다는 긴급한 상황을 연출해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방식이다. 두려움에 빠진 피해자가 현금을 찾아 가까운 기기를 찾고, 사기범이 알려준 QR코드를 스캔하는 순간 돈은 익명 지갑으로 넘어간다. CFTC는 이번 경고를 “결제 전 잠시 멈춰라(Pause Before You Pay)” 지침으로 소개했다. 정부기관이나 은행을 사칭하며 공공 크립토ATM 이용을 요구하는 지시는 그 자체로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트코인디포 파산에 미네소타 전면금지까지
크립토ATM 업계는 올해 들어 잇따른 규제 압박을 받고 있다. 5월 미국 최대 운영업체 비트코인디포(Bitcoin Depot)가 파산을 신청하고 보유 단말기 9,700대의 서비스를 전부 중단했다. 이용자 신원 확인 의무가 강화되면서 수익이 줄어든 영향이었다. 6월에는 델라웨어·뉴저지주가 크립토ATM을 도난 자금 이전 수단으로 규정하며 강력한 규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7월 들어서는 전 세계 크립토ATM 시장 규모가 약 3분의 1 줄어 1만836대가 사라졌다. 이 중 1만380대가 미국에서 철수한 단말기였다. 8월에는 미네소타주가 연말까지 공공장소의 모든 단말기를 철거하도록 하는 전면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 결정은 약 100만 달러에 달하는 신고 피해가 나온 뒤 이뤄졌다.
모든 주가 전면 금지를 택한 것은 아니다. 애리조나주는 지난해 9월 시행된 크립토ATM 환불법을 통해 거래 한도, 사기 경고, 환불 의무 조항을 도입했다. 이 법을 통해 피해자 35명이 총 17만1,332달러를 환불받았다. 애리조나주 검찰총장 크리스 메이스(Kris Mayes)는 “이 법이 피해자들이 전액 환불을 받는 데 도움을 줬다”며 시민들에게 법이 정한 30일 기한 내에 사기 거래를 신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밖에 다른 주들은 완전 금지 대신 거래 한도, 영수증 발급 의무, 고객서비스 요건, 보류 기간 등을 도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피해 의심되면 즉시 대응해야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2025년 발표한 지침에서 금융기관과 키오스크 운영업체에 사기 의심 거래를 감시하고 필요할 경우 의심거래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빠른 거래, 반복적인 입금, 고령 고객이 전화로 지시를 받는 경우, 사기와 연계된 지갑으로의 이전 등을 주요 위험 신호로 제시했다.
CFTC는 소비자들에게 낯선 사람과의 통화를 즉시 끊고 사칭당한 기관에 직접 연락해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발신자가 알려준 전화번호가 아니라 스스로 찾은 번호나 웹사이트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피해가 의심되면 키오스크 영수증, 지갑 주소, QR코드, 거래 해시, 통신 기록, 기기의 실제 위치를 보존해야 한다. 이런 기록이 자금 회수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수사기관의 추적에는 도움이 된다. 신고는 CFTC 민원포털과 FBI의 IC3 웹사이트를 통해 할 수 있으며, 지역 경찰과 키오스크 운영업체에도 즉시 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