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사실상 '김어준'과 전면전 선언... 돌아가는 분위기가 뭔가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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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함부로 예단 말라” 이례적 브리핑
민주당TV 생방송시간과 맞물려 긴장 고조

더불어민주당이 방송인 김어준 씨를 상대로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했다. 김 씨가 28일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를 두고 반등 가능성이 낮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자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 사례를 제시하며 공개 반박에 나섰다. 같은 날 민주당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민주당TV'로 확대 개편해 다음 달 1일부터 오전 7시 생방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 씨가 진행하는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같은 시간대다.

방송인 김어준 씨 / 뉴스1
방송인 김어준 씨 / 뉴스1

대변인 "지지율 30%대서 반등한 사례 있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김 씨가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거론하며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가 반등한 정권은 없다', '청와대가 일을 잘해 회복할 수 있는 지지율 성격이 아니다'라고 했다“라면서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갤럽 자료 등에 따르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은 28%에서 41%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38%에서 54%로 반등한 바 있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2019년 39%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71%까지 올랐고, 임기 후반에는 다시 29%까지 하락했지만 마지막 조사에서는 45%까지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민석 대표가 전날 정기국회 워크숍에서 "민생·민생·민생을 제1의 기준으로 삼아 전력투구하자"고 강조한 사실을 언급하며 "당정이 약속한 대로 노력해서 지지율을 반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언론 권력은 정확해야 한다. 진영 미디어는 더 정확해야 한다. 사실관계는 항상 바로잡겠다"고 덧붙여, 김 씨를 향해 재발 방지를 사실상 경고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다.

김어준 "30%대 붕괴 시 반등한 정권 없다"

이번 논란의 발단이 된 김어준 씨의 발언은 지난 24일 그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코너에서 나왔다. 해당 방송에서 김 씨는 진행자와 함께 그 주에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짚으며 이 대통령 지지율 흐름을 분석했다.

방송인 김어준 씨 / 뉴스1
방송인 김어준 씨 / 뉴스1

방송에서는 먼저 여론조사 전문가가 "리얼미터 기준으로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가 지난주보다 2.8%포인트 하락한 40.2%를 기록했고, 부정 평가는 2.8%포인트 오른 56.9%였다"며 "40%대는 지켰지만, 일간 집계로는 목요일과 금요일에 처음으로 30%대가 나왔다"고 전했다. 정당 지지율 역시 "컨벤션 효과가 사라지면서 41.9%로 6%포인트 하락했다"고 말했다. 전화면접 방식 조사에서도 이 대통령 지지율이 51%를 기록해 50%대가 깨지기 직전이며 부정 평가와의 격차도 51 대 47로 좁혀져 '데드크로스' 직전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수치를 두고 김 씨는 "이번 주가 매우 중요하다"며 "만약 다음 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진다면, 30%대로 떨어졌다가 반등한 정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 시절 이른바 '조국 사태' 때 한 번 3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한 것이 거의 유일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청와대의 대응 기조에 대해 날을 세우며 "일을 잘해서 회복할 수 있는 지지율의 성격이 아니라고 여러 번 말했다"며 "지금 국면에 맞는 조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냥 일만 열심히 하는 걸로는 안 된다는 걸 이제야 이해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하락 추세는 일을 잘못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아무리 성과를 내도 그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해 줄 사람들이 등을 돌린 상태"라며 "대통령이나 당대표가 직접, SNS가 아니라 대면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방송인 김어준 씨 / 뉴스1
방송인 김어준 씨 / 뉴스1

다만 방송 말미에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 점, 5·18 관련 논란에 대한 여론 반응 등을 함께 짚으며 "이 부분이 회복되면 대통령 지지율이나 민주당 지지도도 다시 반등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민주당 반박 브리핑, 왜 하필 지금 나왔나

민주당은 이날 기존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를 '민주당TV'로 확대 개편한다고 함께 발표했다. 김민 대표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다음달 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다음달 3·8·10일 시범 방송을 거쳐 다음달 14일부터 주 5회 정규 방송으로 정식 개국한다는 목표다.

개편의 핵심은 오전 시간대 편성 강화다. 민주당TV는 오전 7시부터 약 1시간 동안 1, 2부로 나눠 당 주요 현안과 정책 기조를 소개하는 대표 라이브 콘텐츠를 신설한다. 1부에는 김 대표가 콘텐츠가 정착될 때까지 고정 출연하고, 2부는 전 '매불쇼' 메인 작가진이 합류해 이른바 '폴리테인먼트(Politics+Entertainment)' 형식의 콘텐츠를 선보인다. 민주당 측은 "무분별한 알고리즘 추천에 의존하기보다 공당이 책임 있게 검증하고 제공하는 정보로 국민에게 가장 신뢰받는 콘텐츠를 지향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관심사는 방송 시간대다. 민주당TV의 오전 7시 편성은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정확히 겹친다. 두 방송이 같은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같은 시청자층을 놓고 사실상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민주당은 김어준 씨를 겨냥한 경쟁 채널이라는 해석에는 선을 긋고 있다. 김남준 홍보위원장은 민주당TV가 특정 방송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채널이 아니라 진보와 중도 진영을 아우르는 ‘오픈 TV’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기존 진보·중도 성향 채널들과도 협력해 콘텐츠 제공자를 넓히고 다른 시간대까지 라이브 방송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웅현 민주당TV 준비 태스크포스(TF) 단장도 "콘텐츠 생산만 하는 채널이 아니라 플랫폼 역할에 방점이 있는 채널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어준 씨 / 뉴스1
방송인 김어준 씨 / 뉴스1

다만 정치권에서 민주당TV를 '김어준 견제용'으로 보는 시각이 이미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당의 공식 해명과는 별개로 당이 그동안 외부 유튜브 채널에 상당 부분 의존해 온 메시지 전달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이제 모든 뉴스가 민주당TV를 통해 새벽 방송으로 시작돼야 한다"며 당 스스로 뉴스와 메시지 생산의 '기본 플랫폼'이 되겠다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혀 온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김민석 체제 열흘 만에 조직·메시지 전면 개편

이번 유튜브 개편은 지난 17일 취임한 김민석 대표가 추진해 온 전방위적 '민주당 혁신'의 연장선에 있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 부산에서 열린 첫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 사안이 공개되는 경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회의에서 퇴출하겠다"며 "계파는 없다. 인사는 투명하게, 능력주의로 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위 회의를 원칙적으로 공개하되, 그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노출돼 뒷말이 오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당의 브랜드와 조직 문화에 대한 전면 재검토도 지시했다. 김남준 홍보위원장에게 "당의 큰 브랜드 컨셉부터 회의의 모습, 구성원의 복장에 이르기까지 전면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이에 따라 당 행사는 '국민과 당원에 대한 인사'로 시작하고 정중례(45도 허리 숙여 인사)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김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의 언어는 글이 아니라 그림"이라며 "당의 모든 행사를 국민에 대한 존중을 알리는 90도 절로 시작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진영 미디어도 정확해야" 이례적 공개 반박

김어준 씨와 민주당 사이의 입장 차이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이번에는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씨의 발언을 직접 인용하며 "틀렸다"고 못 박았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당이 우호적 관계로 분류돼 온 진보 성향 유튜버를 상대로 실명을 거론하며 공개 반박에 나선 것 자체가 이례적이란 말이 나온다. 특히 이 대변인이 언급한 "진영 미디어는 더 정확해야 한다"는 표현은 김 씨를 포함한 범여권 성향 미디어 전반에 사실관계에 대한 책임을 함께 요구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민주당의 대응이 일회성에 그칠지 아니면 향후에도 반복될지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김민석(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어준씨. 6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유튜브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김민석(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어준씨. 6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유튜브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민주당TV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관건은 결국 콘텐츠 경쟁력과 시청자 확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흐름이 다음 주 발표되는 조사에서 30%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이를 둘러싼 해석을 놓고 민주당과 진보 유튜버 진영 간 신경전이 한층 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