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전국 경찰에 내려진 강력 조치…열흘간 회식도 전면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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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경찰관서에 열흘간 공직기강 특별경보
회식 전면 금지·집중 감찰…관리자 책임까지 묻는다

최근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등 경찰의 부적절한 업무 처리와 비위가 잇따르자 경찰청이 전국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공직기강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게양된 경찰청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게양된 경찰청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8일 경찰청에 따르면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열흘간 전국 경찰관서에 공직기강 확립과 비위 예방을 위한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지난해 비위경보 제도가 개편된 이후 경찰청 차원에서 전국 단위 특별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경보 기간 경찰청과 시·도경찰청은 청장 주관 대책회의를 한 차례 이상 열어야 한다. 일선 경찰서와 기동단은 관서장 주관 대책회의를 매일 개최한다. 각 관서는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의무위반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비위 예방을 위한 경보 문자메시지도 매일 발송한다.

경찰은 비상 연락체계 점검에도 나선다. 특별경보 기간 비상동보 훈련을 한 차례 실시하고 관서별 집중 감찰 활동도 강화한다.

특히 경찰관들에게는 과도한 음주를 자제하고 회식을 일절 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불요불급한 행사도 가급적 자제하거나 연기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행사를 진행할 경우 관서장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경찰청은 특별경보 기간 의무위반 행위가 적발될 경우 당사자뿐 아니라 관리자 책임까지 엄중하게 묻겠다는 방침이다.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파문…경찰 신뢰 흔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및 경찰 지휘부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제주 실종사건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 뉴스1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및 경찰 지휘부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제주 실종사건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번 조치는 최근 제주에서 불거진 실종사건 허위 종결 논란을 비롯해 경찰 내부의 부적절한 업무 처리와 각종 비위가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경찰청 인권감사관은 이날 내부 서한문을 통해 경찰관의 수사정보 유출과 부적절한 업무 처리로 경찰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며 공직기강 확립을 강조했다. 공직자의 업무 처리가 결과에 따라 단순한 실수를 넘어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경찰관 개인이 조직 전체를 대표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최근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은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30대 부 모 경장이 담당한 실종사건이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장 모 씨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실제로 장 씨와 연락하지 않았음에도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 씨는 실종 104일 만인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에서는 부 경장의 휴대전화에 장 씨 번호가 저장돼 있지 않았고 개인전화와 내선전화 통화내역에서도 장 씨와 연락한 기록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이 27일 청사에서 열린 지휘부 회의에서 실종사건 허위 종결 사태와 관련, 대도민 메시지를 발표하며 사과하고 있다. / 뉴스1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이 27일 청사에서 열린 지휘부 회의에서 실종사건 허위 종결 사태와 관련, 대도민 메시지를 발표하며 사과하고 있다. / 뉴스1

장 씨 사건뿐만이 아니었다. 부 경장은 지난달 실종 신고된 60대 남성에 대해서도 실제 소재를 확인하지 않은 채 실종 해제 사유를 '소재 발견'으로 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남성 역시 가족이 다시 실종 신고를 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부 경장이 그동안 종결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이번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24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자체적으로 공직기강 확립과 의무위반 예방을 위한 일반경보를 발령했다. 이후 경찰청이 전국 단위 특별경보까지 내리면서 대응 수위가 한 단계 높아졌다.

장 씨 사건을 계기로 실종수사 체계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과거 제주 고유정 사건을 계기로 성인 실종사건의 초동 대응을 강화했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담당자의 허위 보고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종사건 수사 인력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고 건수는 연간 12만 건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2024년에도 전국 특별경보…열흘 만에 또 경찰 비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경찰 조직 전체를 대상으로 한 특별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4년 3월에도 경찰관들의 음주운전과 폭행, 성매매 등 비위가 잇따르자 당시 윤희근 경찰청장이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의무위반 근절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당시 특별경보는 3월 7일부터 4월 11일까지 이어졌다.

당시 서울에서는 기동단 소속 경찰관이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은 뒤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른 경찰관은 술집에서 시민을 폭행했고 한 경찰관은 성매매 현장에서 적발됐다. 대구에서는 경찰 간부가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시민에게 붙잡히기도 했다.

윤 전 청장은 당시 의무위반 행위자에 대한 가중처분과 함께 관리자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과 일선 경찰서장까지 회의에 참석했다.

그러나 특별경보가 내려진 지 불과 열흘 만에 현직 경찰관의 음주 폭행 사건이 또 발생했다. 같은 달 17일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경장이 영등포의 한 술집에서 술에 취한 채 옆 테이블 시민과 시비가 붙어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경찰 안팎에서는 특별경보까지 발령됐는데도 비위가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경찰청은 비위가 재발할 경우 해당 경찰관뿐 아니라 경찰서장을 포함한 관리자에게도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였다.

경찰청은 이후 비위 예방 체계를 손봤다. 지난해 4월에는 각급 경찰관서장이 자체적으로 비위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권한을 넓히고 경보를 일반경보와 특별경보로 구분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편했다. 관리자와 직원의 준수사항도 구체화했다.

이번 특별경보는 해당 제도 개편 이후 경찰청이 전국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직접 발령한 첫 특별경보다.

유튜브, 연합뉴스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