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맛있는데 1kg에 1만원도 안 될 정도로 저렴... '한국인들의 최애 수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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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어기 해제 후 꽃게 값 급락... 수산시장 북적
'1원 전쟁'까지...가을 햇꽃게 초저가 경쟁 심화
꽃게 금어기가 풀리면서 산지 값이 뚝 떨어졌다. 경기 김포시 대명항 수산시장에선 1kg에 1만원, 3kg에 2만5000원, 6kg에 5만원까지 크기와 물량에 따라 값이 매겨진 꽃게가 매대마다 쌓였다. 꽃게를 사달라는 상인들의 외침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넓어진 주차장은 차량으로 가득 찼고 매대마다 꽃게를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구독자를 대상으로 수산물 시세를 전하는 유튜브 채널 '워커제이'에 28일 꽃게 금어기가 풀린 뒤 산지 가격이 크게 내려간 상황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김포 대명항 수산시장에 찍은 영상의 제목은 '활꽃게 폭락 시작? 소래포구보다 더 싸다'.
꽃게 사려는 이들로 발 디딜 팀 없는 시장
시장은 꽃게를 사려는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랜만에 왔는데 주차장이 확 넓어졌더라"라는 말이 나올 만큼 시설이 정비됐지만, 넓어진 주차장조차 차량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매대에는 1만원, 1만5000원, 2만원어치로 나눠 담은 꽃게가 크기별로 놓여 손님을 맞았다.
같은 매대에서도 값이 제각각인 이유는 꽃게의 크기와 살이 오른 정도에 있다. 크고 살이 꽉 찬 꽃게일수록 kg당 값이 올라가고, 작거나 살이 덜 찬 것은 kg당 값이 내려간다. 물량을 많이 담을수록 kg당 단가가 낮아지는 것도 시장의 오랜 흥정 방식이다. 상인들이 "1kg에 만원", "6kg에 5만원", "3kg에 2만5000원"을 한꺼번에 외치는 것은 이렇게 크기와 물량이 다른 상품을 나란히 내놓고 팔기 때문.

한 상인은 "물렁이 하나도 없다"며 단단하게 살이 오른 꽃게를 손님에게 만져보게 했다. 손님이 무른 꽃게가 섞였는지 걱정하자 상인은 "속으로 들어가야 물렁이고 이렇게 단단하잖아"라며 눌러 보였다. 4kg에 5만원을 부르던 상인은 손님에게 "간장게장 해도 좋고 무쳐 먹어도 된다"며 흥정을 이어갔다.
시장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꽃게 값은 더 내려갔다. 6kg에 5만원, 3kg에 2만5000원짜리 매대도 눈에 띄었다. 아이스박스를 아예 챙겨 온 손님도 있었다. 한 상인은 날이 가물어 꽃게 살이 좋다고 손님들에게 설명했다.
1만5000원어치만 사도 지인과 즐길 수 있다
운영자는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꽃게 가격이 더 합리적"이라며 "큰 애들은 살이 좋아서 눈 감고 사도 될 만큼 좋은 꽃게"라고 전했다. 이어 "혼자 먹을 때는 1만원어치도 괜찮고, 친구나 지인을 부를 때는 1만5000원어치가 딱 맞다"고 덧붙였다. 꽃게 외에도 왕새우, 민어, 병어, 광어, 참돔 등 제철 수산물이 함께 팔리고 있었다.

꽃게는 우리 바다에서 잡히는 대표적인 게다. 등딱지 양옆이 꽃잎처럼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어 꽃게라는 이름이 붙었다. 서해와 남해에 주로 분포하며, 헤엄을 칠 수 있도록 맨 뒷다리가 노처럼 넓적하게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봄에는 알이 밴 암꽃게가, 가을에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수꽃게가 제철로 꼽힌다. 산란기 개체를 보호하기 위한 꽃게 금어기는 6월 21일부터 두 달간이다. 지난 21일부터 가을 꽃게의 조업과 판매가 시작됐다.
시장에서 신선한 꽃게 구입하려면 이렇게...
십각목 십각류에 속하는 꽃게는 수명은 보통 2, 3년 정도다. 모래나 흙바닥에 몸을 은폐하는 습성이 뛰어난 야행성 포식자다. 생물학적으로는 타우린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피로 해소와 간 기능 개선에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특히 껍질에 대량 포함된 키토산 성분은 체내 지방 축적을 방지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열량이 낮고 단백질 함유량이 높아 대표적인 건강식 수산물로 손꼽힌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수산물이기도 하다.
좋은 꽃게를 고르려면 배를 눌렀을 때 단단한지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물렁하게 눌리면 살이 덜 찼거나 신선도가 떨어진 것으로 본다. 들었을 때 묵직하고, 다리가 온전히 붙어 있으며, 배 쪽이 희고 깨끗한 것이 상품으로 통한다. 배 딱지의 모양으로 암수를 구별할 수 있는데, 배 딱지가 둥근 모양을 띠는 것이 암꽃게이고 뾰족한 뾰족탑 모양을 이루는 것이 수꽃게다. 가을철 수꽃게는 껍데기 아래 살이 꽉 들어차 손으로 들었을 때 묵직한 중량감이 느껴진다.

꽃게는 요리법도 다양하다. 가장 손이 덜 가는 방식은 찜이다. 살아 있는 꽃게를 깨끗이 씻어 찜기에 배가 위로 가도록 올리고 센 불에 쪄내면 살이 부드럽게 익는다. 배가 위로 향하게 두어야 내장이 밖으로 흘러내리지 않고 고소한 풍미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다. 국물 요리로는 꽃게탕이 대표적이다. 무와 함께 맑게 끓이거나 고춧가루를 풀어 얼큰하게 끓이면 시원한 국물이 우러난다.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은 꽃게를 날로 담가 먹는 방식이다. 간장게장은 손질한 꽃게에 끓여 식힌 간장을 부어 며칠 숙성시켜 만들고, 양념게장은 고춧가루와 마늘 등으로 만든 양념에 버무린다. 이 밖에 꽃게를 넣고 끓인 라면이나 된장찌개, 살을 발라 넣은 무침 등으로도 즐길 수 있다. 가을철 수꽃게의 감칠맛은 살에 녹아있는 글루탐산 등 유기산이 풍부해지는 시기와 맞물려 맛의 깊이를 더한다.
대형 유통업체로까지 번진 '꽃게 1원 전쟁'
산지에서 시작된 꽃게값 하락세는 대형 유통업체의 가격 경쟁으로도 번졌다. 경쟁사 가격이 공개될 때마다 이미 공지한 행사가를 1원씩 다시 깎는 진풍경이 벌어지면서 가을 햇꽃게를 둘러싼 유통업계 초저가 경쟁이 '1원 전쟁'으로 이어졌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국산 가을 햇꽃게를 100g당 687원에 판매했다. 정상가 1980원에서 65%가량 할인한 가격이다.

이마트가 처음부터 이 가격을 내건 것은 아니다. 이마트는 당초 20일 점포별로 배포하는 온라인 전단 등에서 가을 햇꽃게 가격을 693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홈플러스가 '홈플 이지 백' 행사로 같은 기간 '냉수마찰 기절꽃게'를 100g당 690원에 판매한다고 선보이자 이마트는 21일 오전 판매가를 홈플러스보다 1원 낮은 689원으로 변경했다. 이후 쿠팡이 가을 햇꽃게를 100g당 688원에 선보이자 이마트는 다시 전단 가격을 687원으로 조정했다. 최초 공지 가격에서 두 차례 값을 내린 셈이다.
가을 햇꽃게 가격 경쟁은 올해만의 일은 아니다. 이마트는 지난해에도 당초 100g당 788원으로 책정한 가격을 760원으로 28원 내렸다. 이후 쿠팡이 같은 가격인 760원을 제시하자 판매가를 다시 741원으로 낮췄다. 홈플러스도 최초 790원이던 꽃게 가격을 780원으로 조정했다.
쿠팡과 컬리도 이마트와 같은 가격대에 뛰어들었다. 쿠팡은 21일부터 24일까지 가을 햇꽃게를 100g당 680원대에 판매했고, 컬리도 23일까지 같은 가격대에 꽃게를 내놨다.
꽃게는 금어기 해제 이후 11월 초까지 판매되는 대표 제철 상품이다. 신선도가 중요한 데다 당일 조업 상황에 따라 공급량이 달라지는 만큼 행사 물량도 제한적이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에서 1인당 구매 한도를 3kg으로 정했다.
3kg을 모두 구매해도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받는 경쟁사 간 가격 차이는 30원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유통업계가 가격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제일 저렴한 업체'라는 이미지를 차지하기 위한 상징적 경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