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십시오”…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강추한 ‘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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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SNS에 올라와 눈길 끈 영화 추천 글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SNS 계정에 한국 영화 한편의 재개봉 소식을 알리며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하는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에 '역사를 기억하는 용기에 함께 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글에서 10년 전 수많은 관객의 가슴을 울렸던 영화 '귀향'이 다시 관객과 만난다고 소개하며,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중 생존자가 단 다섯 명뿐이라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그분들의 존엄을 지키고 역사의 진실을 기억하는 일이 우리 모두의 몫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가 모인다면 그 울림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겼다. 해당 게시물에는 귀향, 귀향언니야이제집에가자, 기억하겠습니다, 바이콧 등의 해시태그가 함께 달렸다.
영화 '귀향'은 2016년 2월 24일 개봉했으며 올해로 개봉 10주년을 맞았다. 이 작품은 단순한 상업영화를 넘어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아픈 상처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조정래 감독이 연출했다.
제목에 담긴 의미와 그림 한 점에서 시작된 기획

'귀향'이라는 제목을 보면 흔히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뜻의 '歸鄕'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영화가 실제로 쓴 한자는 '鬼鄕'이다. 귀신 귀에 고향 향을 쓴 것으로, 타지에서 억울하게 목숨을 잃고 구천을 떠도는 소녀들의 영혼이라도 고향으로 모셔오고자 하는 조 감독의 의도가 제목에 그대로 담겼다.
영화의 출발점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이 머물던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조 감독은 피해 생존자인 강일출 할머니가 미술 심리치료 과정에서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이라는 그림을 보게 됐다. 이 그림은 1943년 당시 15세였던 강일출 할머니가 중국의 한 보일러실에서 병든 소녀들이 산 채로 불태워지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고 그린 작품이었다. 조 감독은 이 그림을 본 뒤 큰 충격을 받았고, 이들의 억울함을 알리고 영혼을 위로하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14년의 제작 여정과 시민 7만 5천여 명이 만든 영화
영화가 실제로 완성되기까지는 14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위안부라는 무거운 소재 특성상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의 외면이 이어졌고, 제작 자체가 여러 차례 무산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조 감독은 시나리오를 들고 다녔지만 투자를 거절당하는 일이 반복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제작진은 결국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크라우드 펀딩, 이른바 시민 후원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7만 5270명의 시민이 자발적으로 후원에 참여했고, 이를 통해 순제작비의 절반이 넘는 약 12억 원이 모였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10분 이상 이어지는 이유는 이 후원자 전원의 이름이 화면에 올라가기 때문이다. 배우 손숙, 오지혜, 정인기 등 중견 배우들과 스태프들도 노개런티, 즉 재능기부 형태로 제작에 참여했으며, 극 중 정민 역을 맡았던 재일교포 4세 배우 강하나도 깊은 공감 속에 열연을 펼쳤다는 후문이다.
1943년과 1991년, 두 시간을 잇는 이야기 구조
영화는 두 개의 시간대를 교차하며 전개된다. 1943년 과거 시점에서는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에 끌려가 중국 목단강 위안소에 갇힌 14살 소녀 정민과 영희 등이 겪는 고통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1991년 현재 시점에서는 과거를 숨기고 살아온 생존자 영희 할머니와,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신내림을 받게 된 10대 소녀 은경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1991년은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세상에 처음 공개 증언한 해이기도 하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무녀가 된 은경이 영희 할머니와 함께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소녀들의 넋을 달래는 씻김굿 장면이다. 타지에서 숨진 소녀들의 영혼이 황금빛 나비가 돼 고향집으로 날아와 부모와 재회하는 장면은 당시 관객들에게 깊은 슬픔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안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개봉관조차 못 잡던 영화가 만든 흥행 이변
개봉 직전까지도 상영관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예고편을 접한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상영관 확대 촉구 캠페인과 사전 예매 운동이 이어지면서 대형 멀티플렉스들이 상영관을 늘리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무거운 주제에 독립영화에 가까운 제작 예산에도 불구하고 전 국민적인 입소문과 지지 속에 관객 수는 최종 358만 명에 이르렀다. 방송 보도에서는 이 흥행 성과를 350만 관객을 부른 기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등 해외 10여 개국에서도 상영회와 개봉이 이뤄지며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바이콧'이라는 신조어와 두 번째 후원 열기
불매운동을 뜻하는 보이콧과 반대로, 지지하는 대상에 적극적으로 돈을 쓰는 소비 행태를 바이콧이라고 부른다. '귀향'은 10년 전 시민들의 바이콧을 통해 모인 제작비로 완성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강일출 할머니는 지난 3월 끝내 일본의 사과를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영화 '귀향'은 그를 기리는 의미로 6분 분량의 미공개 장면을 더한 확장판으로 지난 26일 다시 스크린에 올랐다. 시민들은 해당 재개봉을 앞두고도 다시 후원에 나섰다. 재개봉을 후원한 관객 중 한 명은 방송 인터뷰에서 끝나지 않은 역사를 다시 세상에 알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감독 역시 많은 사람이 영화를 다시 개봉하게 해달라며 청원과 전화로 뜻을 전해왔다고 전했다.
선행을 베푼 가게에 돈쭐을 내듯, 뜻이 담긴 영화에 바이콧으로 화답하는 관객들 덕분에 재개봉하는 '귀향' 스크린에는 다시 7만 5270명의 이름이 흐른다. 이번 재개봉을 후원한 시민들의 이름 또한 추후 DVD나 IPTV용 엔딩 크레딧에 새롭게 새겨질 예정이다.
다음은 이재명 대통령 SNS 전문이다.
<역사를 기억하는 용기에 함께 해주십시오>
10년 전, 수많은 관객의 가슴을 울렸던 영화 <귀향>이 다시 우리 곁을 찾습니다.
이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단 다섯 분만 생존해 계십니다. 그분들의 존엄을 지키고 역사의 진실을 기억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진실을 기억하고 역사의 아픔을 마주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가 모인다면, 그 울림은 결코 작지 않을 것입니다.
역사의 아픔을 함께 기억하고 그 증언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더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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