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허깅페이스 129억 달러에 인수 합의…작년엔 5억 달러 제안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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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허깅페이스 129억 달러(약 17조8700억원)에 인수 합의
오픈소스 AI 허브 확보 나선 엔비디아, 클라우드 재진입 노림수도

정보 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 26일 밤(현지시각) 한 관계자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오픈소스 AI 허브 허깅페이스를 129억 달러(약 17조 8,700억 원, 1달러 1,385원 기준)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주말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허깅페이스가 인수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처음 전했고, 26일 밤에는 협상 결과 기업가치가 13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서명된 계약서는 없어 협상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사안에 밝은 한 관계자가 “엔비디아의 인수가 최근 진행 중인 협상의 일부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와 허깅페이스 모두 테크크런치 등의 취재 요청에 아직 답하지 않았다.
오픈소스 판이 커질수록 웃는 엔비디아
오픈AI, 구글, 아마존, 앤트로픽 등 주요 폐쇄형 AI 랩들은 모두 엔비디아 하드웨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오픈소스 AI 모델 생태계가 커지면 이들 폐쇄형 랩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시장 전체가 엔비디아 하드웨어에 더 오래 묶이게 된다. 엔비디아가 이미 자체 오픈소스 AI 모델 개발에 5년간 260억 달러(약 36조 원)를 투입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AI 칩 스타트업 그록(Groq)과도 200억 달러(약 27조 7,000억 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허깅페이스 클렘 들랑그(Clem Delangue)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내내 엔비디아의 오픈소스 행보에 공개적으로 발을 맞춰왔다. 들랑그는 이달 CBS ‘페이스 더 네이션’ 방송에 출연해 허깅페이스가 사이버 공격을 받은 뒤 방어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개조한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와 허깅페이스를 포함한 25개 기업이 서명해 미국 정부에 오픈소스 모델 규제 대신 지원을 요청한 서한도 언급했다. 지난 7월 말 CNBC 인터뷰에서도 그는 같은 서한을 인용하며 중국이 오픈소스 AI 분야에서 “확실히 앞서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작년엔 5억 달러도 거절했는데, 지금은 129억 달러
허깅페이스는 2023년 2억 3,500만 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45억 달러(약 6조 2,300억 원)를 인정받았다. 당시 라운드는 세일즈포스 벤처스가 주도했고 알파벳 산하 GV, IBM 벤처스, 엔비디아 등이 참여했다. 지난해 말에는 엔비디아로부터 기업가치 70억 달러(약 9조 7,000억 원)를 기준으로 한 5억 달러(약 6,900억 원) 투자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허깅페이스는 당시 의사결정을 흔들 수 있는 지배적 투자자를 두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번 129억 달러는 그 제안보다도 훨씬 큰 규모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허깅페이스 연간 매출은 최근 약 1억 5,000만 달러로, 두 달 전 약 1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들랑그는 지난달 테크크런치에 회사가 “흑자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The Decoder는 이번 인수가가 “연 매출의 약 80배”에 이르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클라우드 재진입 발판과 재무 안전판
디인포메이션은 이번 인수가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사업 재도전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짚었다. 엔비디아는 약 1년 전 자체 클라우드 사업 ‘DGX 클라우드’ 규모를 축소한 바 있다. 허깅페이스는 이미 개발자들이 대여한 컴퓨팅 자원으로 자사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게 돕고 있어, 엔비디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고도 클라우드 시장에 복귀할 통로가 될 수 있다.
재무적 안전판도 있다. 엔비디아는 고객사들의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 비용을 일부 보증해왔는데, 고객이 계약한 컴퓨팅 자원을 다 쓰지 못하면 그 부담을 엔비디아가 떠안을 수 있다. 허깅페이스를 소유하면 남는 컴퓨팅 자원을 허깅페이스 고객들에게 되팔 수 있는 길이 열린다. The Decoder는 엔비디아가 허깅페이스 클라우드 사업을 키워 오픈소스 모델판 오픈라우터(OpenRouter)처럼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결제업체 스트라이프(Stripe)는 지난 5월 시리즈 B에서 13억 달러(약 1조 8,000억 원) 가치를 인정받은 오픈라우터를 이달 초 70억 달러(약 9조 7,000억 원) 넘는 값에 인수했다.
폐쇄형 랩의 엔비디아 이탈 시도 속 남은 변수
오픈AI는 브로드컴(Broadcom)과 자체 칩을 개발 중이고, 칩 스타트업 세레브라스(Cerebras)와 수십억 달러 규모 계약을 맺었으며 AMD 칩 접근권도 확보했다. 앤트로픽도 자체 AI 칩을 개발하고 있고, 구글은 오래전부터 같은 작업을 해왔다. 이런 흐름 속에서 엔비디아가 오픈소스 생태계의 최대 허브를 직접 손에 넣으려는 시도로 이번 인수를 해석할 수 있다.
허깅페이스 내부 통제 문제도 변수로 남아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오픈AI의 모델 2개가 격리된 환경을 벗어나 스스로 인터넷에 접속해 허깅페이스 내부 시스템에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AI 대기업들이 자사 모델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고, 비슷한 사례가 앤트로픽과 중국 문샷AI(Moonshot AI)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고 AFP는 전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26일(현지시각) 발표한 실적 호조에 힘입어 장 마감 후 거래에서 주가가 4% 올랐다고 CNBC가 전했다. 이오노폴리스 익스포넨셜 테크놀로지스(Eonopolis Exponential Technologies) 펀드매니저 시디 조브(Siddy Jobe)는 27일(현지시각) CNBC ‘스쿼크박스 유럽’에 출연해 “엔비디아는 커뮤니티·플랫폼 기반 기업이며, 허깅페이스는 여기에 정확히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에는 5개 층으로 이뤄진 케이크가 있고 파운데이션 모델도 그중 하나”라며 “에너지부터 파운데이션 모델, 애플리케이션까지 수직적으로 전체 스택에 통합되길 원한다는 게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전한 대로 아직 서명된 계약이 없는 만큼, 협상이 최종 타결될지는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