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웨딩사진에서 얼굴만 바꿔 AI로 합성해 청첩장에 쓴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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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얼굴 합성으로 남의 웨딩사진 도용, 저작권 침해 논란
결혼사진 무단 사용 후 축의금까지 받은 커플, 어디까지 불법일까?
최근 스레드에는 한 커플이 결혼을 앞두고 공개한 모바일 청첩장이 올라왔다. 두 사람은 결혼 소식을 알리며 청첩장 사진을 함께 공개했는데, 사진 속 남성과 여성의 모습이 실제 웨딩 화보처럼 연출돼 있었다.
남성은 회색 정장에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했고, 여성은 어깨가 드러나는 오프숄더 웨딩드레스에 붉은색 스타킹과 검은색 구두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여성은 부케를 든 채 남성의 어깨에 기대 앉아 있었다.
청첩장에는 결혼을 알리는 문구와 함께 가족들과 새로운 출발을 기념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결혼식 대신 가족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겠다는 취지의 설명도 적혔다. 이와 함께 축의금을 받을 수 있는 계좌번호도 공개됐다.

문제는 해당 사진이 공개된 뒤 사진을 직접 촬영했다는 작가가 등장하면서 불거졌다.
사진작가 B씨는 게시물 댓글을 통해 자신이 해당 사진을 촬영한 작가라고 밝히고 원본 사진을 공개했다. B씨가 공개한 원본과 커플이 청첩장에 사용한 사진을 비교하면 배경과 인물의 자세, 의상, 부케의 위치와 형태 등이 상당 부분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속 인물의 얼굴 부분만 다른 모습이라는 점에서 원본 사진을 바탕으로 얼굴을 합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B씨는 해당 사진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의사를 이미 전달했음에도 인스타그램과 스레드에서 사진이 계속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게시된 사진을 모두 삭제하고 더 이상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B씨는 사진 속 인물의 초상권과 사진 자체의 저작권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도 강조했다.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인 만큼 사진에 대한 저작권이 자신에게 있으며, 사진을 사용하거나 변형하는 것에 동의하거나 허락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이다.
저작권은 사진 속 사람에게만 발생하는 권리가 아니다. 사진을 창작한 촬영자에게도 사진이라는 창작물에 대한 권리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사진에 등장하는 사람의 얼굴을 다른 사람의 얼굴로 바꿨다고 해서 원본 사진 자체에 대한 권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논란에서 중요한 부분도 이 지점이다. AI를 이용해 사진 속 얼굴이나 일부 요소를 변경했다고 하더라도 원본 사진을 이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원본 사진의 이용에 별도의 허락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체적인 법적 책임이 인정되는지는 실제 사진의 이용 방식과 계약 관계, 변형 정도, 이용 목적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단순히 AI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경우에 저작권 침해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웨딩사진은 촬영자가 직접 구도와 조명, 배경, 포즈 등을 구성해 만든 사진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단순 이미지와 구별될 수 있다. 사진작가가 자신의 창작적 요소를 담아 촬영한 사진이라면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작가의 동의 없이 이를 청첩장이나 SNS 등에 게시했다면 복제와 전송 등 저작재산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원본을 AI로 변형한 경우에는 원본 사진을 어떻게 이용하고 변형했는지에 따라 추가적인 법적 쟁점이 생길 수 있다.
사진 속 실제 신랑·신부의 얼굴을 다른 사람의 얼굴로 바꾼 경우에는 초상권 문제도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초상권은 자신의 얼굴이나 모습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촬영·공개·이용되는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인격적 권리다. 사진에 대한 저작권이 촬영자에게 있다고 해서 사진 속 인물의 초상권까지 촬영자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하나의 사진을 둘러싸고 촬영자에게는 저작권이, 사진 속 인물에게는 초상권이 각각 문제될 수 있다. 사진을 다른 목적으로 재사용하려면 촬영자와 모델 양쪽의 권리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 이유다.
온라인에서는 이번 사례를 두고 비판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얼굴만 바꾸면 다른 사람의 웨딩사진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자신의 청첩장에 다른 사람의 결혼사진을 활용할 이유가 있었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일반적인 개인 SNS 게시물과 달리 청첩장은 결혼을 알리는 공식적인 용도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더 커졌다. 해당 커플이 공개한 청첩장에는 축의금 계좌까지 포함돼 있어 사진 무단 사용 문제와 별개로 청첩장의 실제 사용 목적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다만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 해당 커플이 실제로 다른 사람의 사진을 AI로 합성했는지, 사진작가의 저작권을 침해했는지, 고의성이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법적 사실관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축의금과 관련한 형사 문제 역시 실제 결혼 여부와 금전 수령 과정 등을 따져야 한다. 결혼할 의사가 없으면서 거짓말로 결혼식을 하는 것처럼 꾸미고 이를 통해 돈을 받았다면 사기죄가 문제될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진을 잘못 사용한 경우와는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