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에 생긴 전공의 공백… 국내 의대 아닌 '이곳' 출신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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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의대 출신 전공의 200명 돌파
필수의료 선택 비중도 높았다

국내 병원에서 수련 중인 외국 의과대학 출신 전공의가 꾸준히 늘면서 올해 처음 2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과와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진료과를 선택한 비율은 국내 의대 출신 전공의보다 높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연합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연합뉴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 의대 출신 국내 전공의는 2019년 60명에서 올해 상반기 204명으로 늘었다. 7년 사이 3.4배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국내 의대 출신 전공의는 1만 4393명에서 1만 1863명으로 17.6% 줄었다.

100명 아래였던 외국 의대 출신 전공의, 올해 204명

외국 의대 출신 전공의는 2020년 62명, 2021년 80명, 2022년 99명으로 매년 늘었다. 2023년에는 105명으로 처음 100명을 넘었고, 2025년 124명에 이어 올해 상반기 204명까지 증가했다. 2024년에는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 채용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

전공 선택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국내에서 수련하는 외국 의대 출신 레지던트 가운데 약 32%가 외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소아청소년과·심장혈관흉부외과 등 5개 필수의료 진료과에서 수련하고 있다.

국내 의대 출신 레지던트 가운데 같은 5개 과를 선택한 비율은 14.8%였다. 전체 인원은 국내 의대 출신이 더 많지만, 출신별 비율만 놓고 보면 외국 의대 출신의 필수의료 선택 비중이 2배 이상 높다.

외과·산부인과 선택 비율서 더 큰 차이… 외국 의대 출신 비중 두드러져

진료과별 차이도 뚜렷했다. 외국 의대 출신 레지던트 가운데 외과 전공자는 11.2%로 국내 의대 출신 3.4%의 3.3배였다.

산부인과는 외국 의대 출신이 10.2%, 국내 의대 출신이 4.2%로 약 2.4배 차이가 났다. 응급의학과 역시 외국 의대 출신은 7.1%, 국내 의대 출신은 4.6%였다.

외국 의대 출신이 피부과나 성형외과처럼 지원 경쟁이 높은 진료과에 들어가기 쉽지 않아 필수의료 진료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공 선택에는 개인의 선호뿐 아니라 병원별 모집 상황과 경쟁 정도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 의대 졸업해도 국내 의사 면허 별도로 취득해야

외국 의과대학을 졸업했다고 바로 국내에서 의사로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졸업한 대학이 보건복지부가 인정한 외국 의대여야 하고, 해당 국가에서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국내 의사 국가시험에도 합격해야 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연합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연합뉴스

최근에는 이런 절차를 거쳐 국내 의사 면허를 따는 외국 의대 졸업자도 늘고 있다. 헝가리 의대 출신의 경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국내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가 73명이었고, 지난해에는 39명이 합격했다. 올해 1월 국가시험에서는 103명이 합격해 단일 국가 의대 출신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외국 의대 출신 전공의가 늘어난 배경에는 국내 면허를 취득하는 외국 의대 졸업자가 증가한 데다 전공의 모집 환경이 달라진 점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의정 갈등 이후 전공의 수련 현장도 변화

전공의 인력 변화는 2024년 본격화한 의정 갈등과도 맞물려 있다. 정부가 2024년 2월 의대 입학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에 나섰고, 같은 달부터 주요 수련병원을 떠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의대생들의 휴학과 국가시험 응시 차질도 겹치면서 신규 의사와 전공의가 수련 과정으로 들어오는 흐름이 한동안 끊겼다. 2024년 전공의 채용이 사실상 멈춘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이 과정에서 국내 의대 출신 지원자가 줄어든 일부 수련 자리에 국내 의사 면허를 가진 외국 의대 출신이 지원할 기회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외국 의대 출신 전공의 증가를 의정 갈등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국내 면허를 취득하는 외국 의대 졸업자 자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 단축과 수련 실태 조사, 필수진료과 중심의 수련비용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의대 출신 전공의의 수련 참여가 얼마나 회복되는지, 필수의료 분야의 근무 여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따라 전공의 구성과 진료과 선택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