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승부수…23년 전 개봉한 '19금 영화' 부활시킨 초호화 한국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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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 캐릭터 스틸 공개

세 인물의 색깔 드러났다…넷플릭스 '스캔들'

'스캔들'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이 벌이는 발칙하고도 위험한 사랑 내기 그리고 그 내기에 얽힌 한 여인 '희연'의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다. 이번에 공개된 캐릭터 스틸은 서로 다른 욕망을 품은 세 인물이 하나의 내기로 얽혀드는 순간을 예고한다.
은밀한 내기를 제안하는 '조씨부인'은 손예진이 연기한다. '조씨부인'은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을 지녔지만 여인으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의 한계 속에서 이루지 못한 꿈과 욕망을 마음 깊이 묻어둔 채 살아가는 인물이다. 공개된 스틸 속 풀어내린 머리에 속적삼 차림으로 담뱃대를 든 모습은 정숙한 사대부 여인이라는 겉모습과 뚜렷한 대비를 이루며 눈길을 끈다.

'조원' 역은 지창욱이 맡았다. 출중한 외모를 지닌 명망 높은 가문의 인재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서신을 주고받던 글친구이자 사촌누이 '조씨부인'과 연락이 끊긴 뒤로는 쾌락과 재미만을 좇으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세월이 흐른 뒤 '조씨부인'에게서 다시 서신을 받은 '조원'은 그토록 원하던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위험한 내기에 발을 들인다. 지창욱은 가질 수 없는 것을 향한 광기와 자유분방한 매력, 깊이 감춘 연모까지 층위가 다른 감정을 오간다.
'희연'은 나나가 연기한다. 혼례를 올리기도 전에 남편을 잃고 정절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삶조차 스스로 택하지 못한 청상과부다. 모든 것을 단념한 채 지내던 '희연'이 자꾸만 삶으로 들어오려는 '조원'을 밀어낼 수 있을지, 또 갑작스레 '조씨부인'과 '조원'의 내기 대상이 된 뒤 어떤 변화를 맞을지가 이야기의 축을 이룬다.
정지우 감독은 세 인물을 두고 "세 사람 모두 '드러낸 나'와 '숨긴 나' 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 들키거나 엿보는 과정에서 세 사람 사이의 밀고 당기는 심리적 긴장감이 볼거리를 만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공개된 티저 포스터에 새겨진 "탐하라, 가질 수 없는 것을"이라는 문구 역시 금기를 거스르는 욕망의 서사를 예고한 바, 드라마가 보여줄 이야기에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시리즈는 총 8부작으로 구성된다. 연출은 정지우 감독이, 극본은 이승영·안혜송 작가가 맡았다. 세 주연 외에도 한선화와 강찬희 등이 합류해 극의 풍성함을 더할 예정이다.

23년 전 그 영화…'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넷플릭스 '스캔들'이 원작으로 삼는 작품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재용 감독의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프랑스 작가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가 1782년 발표한 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으로 옮겨온 작품이었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지는 등 여러 차례 각색된 고전으로, 이재용 감독은 그 무대를 프랑스 상류사회에서 조선 사대부 사회로 바꿔 냈다.
당대의 캐스팅도 화려했다. '조원'은 배용준이, '조씨부인'은 이미숙이, 정절을 지키다 내기의 표적이 되는 '숙부인' 정씨는 전도연이 맡았다. '겨울연가'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각인시켰던 배용준이 전혀 다른 한량 역에 도전한 점은 개봉 당시 큰 화제였다.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35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화제를 이끌었다.
평가 역시 흥행에 뒤지지 않았다. 절제된 영상미와 이병우 음악감독의 OST는 오래도록 회자됐고, 작품은 2004년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배용준은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18세기 프랑스의 이야기를 조선의 금기와 위선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에서 원작 각색의 모범 사례로도 꼽혀 왔다. 23년이 지난 지금 넷플릭스가 이 이야기를 시리즈로 되살리는 이유로도 볼 수 있다.
'캐스팅'이 주목받는 이유

원작 영화가 그 시절 최정상 배우들을 모았듯, 이번 시리즈도 세 배우의 필모그래피와 화제성을 정면으로 내세운다.
손예진에게 이 작품은 24년 만의 사극 복귀다. 그의 마지막 사극은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으로, 이후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아내가 결혼했다' '덕혜옹주' '협상' 등 스크린을 오가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쌓았다. 드라마에서는 '사랑의 불시착'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으로 안방극장에서도 정상급 흥행력을 입증했다.
손예진은 앞서 이 작품과 관련해 "한복을 입는 순간 몸을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며 "손발이 묶인 느낌이었다"고 촬영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정자세에서 펼쳐내는 고도의 감정 연기가 어떨지, 또한 기존에 소화했던 캐릭터들과는 또 다른 도발적인 인물을 어떻게 완성해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지창욱은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든 이력이 '조원'과 맞닿는다. '무사 백동수'와 '기황후'로 사극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킨 그는 '힐러' '더 케이투' 등에서 액션과 로맨스를 겸비한 주연으로 자리를 굳혔다. '최악의 악' '웰컴투 삼달리'로는 진폭 넓은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넷플릭스와의 인연도 있다. 이번 작품은 넷플릭스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 이후 다시 이어져 눈길을 끈다. 올해에는 좀비 영화 '군체'로 스크린에도 복귀했다. 선과 악, 매혹과 광기를 오가는 '조원' 캐릭터가 지창욱과 만나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기대감을 높인다.

나나는 세 사람 가운데 유일하게 사극이 처음이다.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으로 배우로 무게중심을 옮긴 그는 넷플릭스 '글리치'에 이어 '마스크걸'에서 성형 후의 김모미를 연기하며 연기력에 대한 호평을 받았다. 2025년에는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에도 이름을 올리며 활약했다.
정지우 감독은 이번 작품을 두고 "단순히 멜로 드라마 구조를 원하지 않았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대적 자아를 갖고 있는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조선의 금기에 맞서는 세 인물들의 욕망이 입체적으로 그려질 것이 예고돼 관심을 부른다.
누리꾼들도 벌써부터 기대감을 표현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각종 온라인 등에서 "뻔한 캐스팅이 아니라 흥미롭다. 원작과 다르게 갈 것 같아서 궁금하다" "넷플릭스는 진짜 끊을 수가 없다" "영화인 줄 알았는데 8부작이다. 오히려 좋다" "캐스팅이 끝내준다" "와 이게 리메이크된다고?"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클래식한 원작의 뼈대에 현대적 시선과 한국적 미장센, 세 배우의 연기합을 얹은 '스캔들'은 9월 18일 넷플릭스에서 확인할 수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