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9명 연락두절' 네팔 대홍수 참사…2차 홍수 발생 가능성에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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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촉발된 네팔 홍수 참사, 최소 160명 사망·400명 실종
네팔과 중국 티베트자치구 접경지역을 덮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최소 160명이 숨지고 400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종자 중에는 외국인 관광객만 300명 이상 포함됐으며, 한국인도 9명이 연락 두절 상태다. 상류에는 얼음과 암석으로 이뤄진 폐색 구간이 여전히 남아있어 2차 홍수 우려까지 커지면서 현지에 초비상이 걸렸다.

인도인 순례객부터 한국인 근로자까지…국적별 실종자 속출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네팔 중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최소 157명이 숨졌다.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도 최소 3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네팔 당국은 외국인 341명을 포함해 총 403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했다. 피해 규모가 워낙 광범위한 만큼 향후 실종자와 사망자 집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실종자가 발생한 국가는 인도다. 네팔 관광청에 따르면 관광 목적으로 방문한 인도 국적자 최대 142명이 산사태 이후 실종됐다. 이 가운데 133명은 티베트의 힌두교 성지 카일라스로 순례를 떠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실종된 인도인 중 100명 이상이 성지 순례객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적자도 53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네팔 관광경찰로부터 이 같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으며, 이 중 46명은 여행 중이던 관광객이었다. 이 외에도 말레이시아인 17명, 영국인 12명, 남아프리카공화국인 4명, 미국인 3명, 포르투갈인 2명, 호주인과 네덜란드인이 각 1명씩 실종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NHK 방송에 따르면 현지 일본 대사관은 관광 투어에 참가한 것으로 보이는 일본인 5명과 연락이 끊겼다며 "네팔 당국에 수색과 구조를 요청했고 안부에 대한 정보 수집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외무부 역시 자국민 2명과 가이드 1명이 산사태로 상류에 고립돼 구조 지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여행사 소속 실종자도 상당수다. 트레커스 소사이어티 소속 77명, 카일라쉬 저니 소속 26명, 리차 투어스 앤 트래블스 소속 8명이 아직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채 실종 상태로 남아있다. 네팔인 실종자는 총 93명으로, 이 중 최소 62명은 라수와 지역 고사인쿤다 호수 일대를 찾았다가 연락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8일 현지 전통 명절 자나이 푸르니마를 앞두고 이 지역을 방문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관 최소 28명도 실종자 명단에 포함됐다.
Today, a flash flood has swept through markets, settlements, and hydropower projects along the Bhotekoshi River in Timure and Syabrubesi, Gosainkunda Rural Municipality, Rasuwa District, Bagmati Province, Nepal. pic.twitter.com/DWVsGQpRzV
— Weather Monitor (@WeatherMonitors) August 26, 2026
지진 아닌 빙하 붕괴가 원인…30분 만에 수위 9m 급상승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당초 이날 오전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약 66㎞ 떨어진 접경지역에서 감지된 진동을 규모 4.4의 지진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규모 5.2의 산사태로 발표를 정정했다. 지진이 아니라 대규모 빙하·암석 붕괴 자체가 지진과 유사한 진동을 만들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는 네팔 쪽 빙하에서 발생한 얼음·암석 사태가 이번 참사를 촉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무너진 얼음과 암석이 보테코시강 지류인 렌데콜라강을 막았고, 이후 막혔던 물이 갑자기 하류로 쏟아지면서 대규모 돌발 홍수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피해는 순식간에 불어났다. 트리슐리강의 한 지점에서는 수위가 불과 30분 만에 최대 9m나 치솟았다. 이번 홍수로 최소 19개의 차량용 교량과 약 40㎞의 도로가 유실됐으며, 수력발전소를 비롯한 여러 마을과 기반시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히말라야 지역의 온난화가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빙하 융해, 빙하호 범람, 집중호우 등 극한 기상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같은 지역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고온으로 티베트의 빙하호가 넘치면서 돌발홍수가 발생해 9명이 숨지고 네팔과 중국을 잇는 교량 등 주요 기반시설이 파손된 바 있다.
이번 네팔의 홍수 원인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 덩어리가 녹아 댐 호수로 떨어지면서 발생이 되었네요.
— Archive Kang (@Archive_Kang) August 26, 2026
갈수록 자연 재해는 더 늘어만 갈것 같네요. pic.twitter.com/6lDss1pnPT
상류에 남은 폐색 구간…2차 홍수 위험에 대피령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데 있다. ICIMOD는 네팔-중국 국경을 흐르는 렌데강 상류에 얼음과 암석으로 형성된 폐색 구간이 여전히 남아있어 추가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폐색 구간이 갑자기 붕괴할 경우 이미 큰 피해를 입은 하류 지역에 또다시 대규모 급류가 덮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네팔 당국은 렌데강이 합류하는 보테코시강 주변 저지대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하도록 지시했다. 라수와 지역 샤프루베시와 티무레 등 피해지역 일대는 평소보다 높은 수위가 계속 유지되고 있어 구조 헬기조차 착륙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국 측 상황도 만만치 않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지룽 국경 지역에 구조인력 601명과 차량 113대, 구조견 등을 투입했지만 국경검문소로 향하는 도로가 사실상 모두 파괴돼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드론으로 확인한 결과 도로에 진흙이 매우 두껍게 쌓여 진입 자체가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구조대 관계자는 "진흙이 매우 두껍게 쌓인 데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수위가 언제든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2차 재난을 막기 위한 감시와 조기경보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강물이 흘러드는 인도 비하르주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6개 지역 주민 약 5000명이 이미 대피했으며, 당국은 최대 1만2000명까지 대피시킬 계획이다.
한국인 9명 연락 두절, 대응팀 급파…이재명 대통령 "실종자 수색·구조에 총력"
한국인 피해도 확인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라수와 지역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5명 등 한국인 8명의 연락이 끊겼다. 이후 주네팔 한국대사관이 두산에너빌리티에서 현지 채용된 우리 국민 1명의 추가 연락두절을 확인하면서 연락이 두절된 한국 국민은 총 9명으로 늘었다. 별도로 고립됐던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10명은 네팔인 등 외국인 직원 200여 명과 함께 대피해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실종된 국민의 수색·구조를 위해 외교부, 소방청, 경찰청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신속대응팀은 27일 오후 1시40분 인천에서 출발해 홍콩을 경유한 뒤 같은 날 오후 9시45분께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할 예정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고 "외교부 본부와 현지 대사관은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우리 국민의 신속하고 안전한 수색과 구조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긴급 지시를 내렸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네팔 정부 및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실종자 가족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으며, 현지에 체류 중인 다른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와 추가 피해 방지에도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