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타스, 적자에도 3220억원 들여 클라로스 인수…밸류에이션 논쟁 가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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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타스, 클라로스 3220억원에 인수…AI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시장 정조준
2030년 목표시장 80억달러로 2배 확대, 주가 급등에도 밸류에이션 논쟁 팽팽

나비타스, 적자에도 3220억원 들여 클라로스 인수…밸류에이션 논쟁 가열됐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나비타스, 적자에도 3220억원 들여 클라로스 인수…밸류에이션 논쟁 가열됐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나비타스 세미컨덕터(Navitas Semiconductor, 티커 NVTS)가 AI 데이터센터 전력관리 기업 클라로스(Claros, Inc.)를 인수하기로 했다. 8월 24일(현지시각) 확정된 인수 계약에 따르면 거래 규모는 최대 약 3,220억원(1,383원 기준, 2억3,280만달러)이다. 나비타스는 이번 인수로 전력망(그리드)에서 AI 프로세서까지 이어지는 전력 공급 사업을 완성하고, 2030년 목표 시장 규모를 80억달러(약 11조원) 이상으로 두 배 넘게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나비타스는 시가총액 약 4조4,256억원(32억달러) 규모의 전력반도체 기업으로, 전력이 기기와 인프라 전반에서 흐르는 방식을 관리하는 칩을 설계해 판매해왔다. 발표 이후 주가는 급등했지만,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대형 인수를 단행한 데 대한 밸류에이션 논쟁도 함께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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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로스 인수 조건과 기술

이번 거래에서 종결 시점에 현금과 주식으로 지급되는 금액은 약 2,987억원(2억1,600만달러)이고, 나머지는 특정 마일스톤 달성에 따라 주식으로 추가 지급된다. 거래는 통상적인 종결 조건을 전제로 올해 연말 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월 설립된 클라로스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수직형 전력 전달(VPD, Vertical Power Delivery)과 통합전압조정기(IVR, Integrated Voltage Regulator) 기술을 개발해왔다. 기존 전압조정기는 회로기판 곳곳으로 전력을 분배하는 방식이라 전력 손실이 생기고 첨단 AI 칩에 도달하는 전력량에도 한계가 있었다. 클라로스 기술은 전력 변환 지점을 프로세서 가까이 옮겨 이런 손실을 줄이고 전력 밀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나비타스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알렉산드레(Chris Allexandre)는 “이번 인수는 우리의 목표 시장을 크게 확장한다”며 이번 결합이 “AI 인프라의 전력 장벽을 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드에서 칩까지, 2030년 목표시장 11조원대로 / AI 생성 이미지
그리드에서 칩까지, 2030년 목표시장 11조원대로 / AI 생성 이미지

그리드에서 칩까지, 2030년 목표시장 11조원대로

나비타스는 클라로스 인수로 전력망부터 AI 프로세서까지 이어지는 전력 공급 사업 영역을 완성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 기술이 갈수록 전력 소모가 커지는 AI 프로세서에 수천 암페어의 전류를 빠른 속도로 공급해야 하는 과제를 풀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로 2030년 서비스 가능 시장(SAM) 규모를 기존보다 두 배 넘게 늘려 80억달러(약 11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나비타스는 2028~2029년부터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기존에 제시했던 흑자 전환 경로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야후파이낸스가 인용한 커뮤니티 내러티브에 따르면 나비타스는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고객사 프로젝트 40건을 확보했고 관련 파이프라인도 늘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이 거래가 나비타스가 추진하는 이른바 ‘나비타스 2.0’ 전환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회사의 핵심 내러티브는 800V AI 전력 시스템과 디자인 수주 잔고를 데이터센터·자동차 전반의 장기 매출로 키우는 것인데, 클라로스 인수가 이 AI 인프라 베팅의 핵심에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심플리월스트리트가 소개한 낙관적 시나리오는 나비타스가 4억5,000만달러(약 6,224억원) 규모의 디자인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것이 향후 수년에 걸쳐 매출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주가는 급등, 밸류에이션 논쟁은 팽팽

스톡트윗츠에 따르면 화요일(현지시각) 프리마켓 거래에서 나비타스 주가는 6% 이상 올랐고, 연초 이후로는 71% 상승한 상태였다. 퀴버쿠온트는 발표 이후 주가가 4.7%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심플리월스트리트와 야후파이낸스가 공유한 분석을 보면 나비타스 주가는 최근 1년간 104.3% 뛰었다. 나비타스는 질화갈륨(GaN)·실리콘카바이드(SiC) 기반 칩과 엔비디아(Nvidia)와 연계된 800V 전력 아키텍처를 앞세워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발열 문제를 해결하는 고레버리지 베팅으로 투자자 관심을 받아온 종목이다.

문제는 이 상승세를 밸류에이션이 얼마나 뒷받침하느냐다. 나비타스의 주가 대비 순자산비율(P/B)은 4.1배로, 반도체 업종 평균 약 4.6배나 동종기업군 평균 약 5.3배보다 낮아 이 지표만 보면 저평가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종합 밸류에이션 평가에서는 6점 만점에 2점을 받아 전반적으로는 저렴한 편이 아니라는 신호가 나왔다. 커뮤니티 내러티브에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한 낙관적 시나리오는 현재 주가가 적정가치보다 14% 저평가됐다고 보는 반면, 비관적 시나리오는 55% 고평가됐다며 매출이 소수의 신흥 응용처와 대형 고객사에 지나치게 몰려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시각도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퀴버쿠온트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애널리스트 3명이 목표주가를 제시했는데, 니덤(Needham)의 N. 퀸 볼턴(N. Quinn Bolton)은 21달러, 베어드(Baird)의 트리스탄 게라(Tristan Gerra)는 20달러, 로젠블랫(Rosenblatt)의 케빈 캐시디(Kevin Cassidy)는 13달러를 각각 제시해 목표주가 중간값은 20달러로 집계됐다.

스톡트윗츠 리테일 투자자 지표에서도 신중론이 감지된다. 발표 이후 NVTS는 스톡트윗츠 인기 검색 상위 5개 종목에 올랐지만 투자자 심리 지표는 여전히 “약세(bearish)” 구간에 머물렀다. 한 트레이더는 “이번 인수로 나비타스 자체가 인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형 파운드리를 가진 인텔이 결국 나비타스를 인수할 수도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남겼다.

아직 적자인 회사의 승부수, 내부자 매도도 이어져

나비타스는 여전히 순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대형 인수를 단행했다. 야후파이낸스는 경영진이 이미 인력 감축과 앞선 인수 시너지 확보 계획을 언급한 상태에서, 2억3,280만달러 규모의 추가 거래가 통합 리스크를 키우고 주가 변동성과 주주 지분 희석 우려도 함께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퀴버쿠온트 집계를 보면 최근 6개월간 나비타스 내부자들의 주식 매도는 12건 있었고 매수는 한 건도 없었다. 란비르 싱(Ranbir Singh)은 411만3,272주를 매도해 약 1,555억원(1억1,240만달러)을 확보했고,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재무담당 부사장인 토드 글리크먼(Todd Glickman)도 11만684주를 매도해 약 16억원(118만달러)을 손에 넣었다. CEO 크리스 알렉산드레도 2만2,559주를 팔아 약 7억원(50만6,282달러)을 확보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 동향은 엇갈렸다. 222개 기관이 지분을 늘린 반면 157개 기관은 지분을 줄였다.

다만 나비타스는 7월 말 실적 발표에서 매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고 AI 인프라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퀴버쿠온트는 이런 실적 발표가 클라로스 인수 발표에 우호적인 배경이 됐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