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CEO 암스트롱, 캘리포니아 부유세 “반미국적” 비판하며 이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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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트롱 “캘리포니아 부유세는 위헌”…코인베이스 이주 검토
2021년에도 철수 언급했지만 이후 새 사옥 계약, 트럼프 행정부와는 밀착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이 캘리포니아주의 억만장자 부유세를 “깊이 반미국적”이라고 비판하며 회사 이전 가능성을 다시 꺼냈다. 암스트롱은 화요일 저녁(현지시각) ‘케이티 밀러 팟캐스트’에 출연해 “사람들의 자산을 몰수하는 것은 깊이 반미국적이며 위헌일 수 있다”고 말했다. 포브스 추산 자산 88억 달러(약 12조 1,700억 원, 1달러 1,383원 기준)의 암스트롱은 “이전과 관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CNBC 인터뷰에서도 연말까지 개인 거주지를 캘리포니아 밖으로 옮기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 억만장자세, 대체 뭐가 문제인가
캘리포니아주는 11월 주민투표에 부쳐질 ‘프로포지션 40(Prop 40)’을 통해 자산 규모 상위 억만장자 약 200명에게 순자산의 5%를 한 차례 부과하는 세금을 도입하려 한다. 조성된 재원의 90%는 주 의료보험 서비스에, 나머지 10%는 식품 지원과 교육 예산으로 쓰일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내년도 예산 삭감이 예고된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프로그램만 해도 연방 지원금이 최대 300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임에도 이 법안에 반대한다. 주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뉴섬 주지사는 “오늘날 사무직 근로자가 상속자보다 높은 세율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며 전국 단위 억만장자세는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안에 반대하는 것은 암스트롱뿐만이 아니다.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법안이 통과되면 개인적으로 130억 달러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1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올해 마이애미 인근에 1억 7,000만 달러 규모 저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고, 벤처투자자 피터 틸과 트래비스 캘러닉 전 우버 CEO,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이미 캘리포니아를 떠났다.

“제3세계 같다”… 암스트롱의 반발 논리와 팩트체크
암스트롱은 팟캐스트에서 “자산과 재산에 세금을 매기는 건 제3세계 국가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매우 위험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은 소득에 대해 이미 “엄청난 세금”을 납부해왔고 그건 불만이 없지만, 추가적인 자산세는 “내 가치관에 반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부정과 낭비만 줄어든다면 추가 세금에 대한 반대 입장도 완화될 수 있다는 말도 남겼다.
다만 이날 방송에서 나온 주장 중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암스트롱은 “100년 전만 해도 미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35세 정도였는데 지금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로토스(Protos)에 따르면 1924년 무렵 미국의 코호트 기대수명은 57세였고, 100년 사이 두 배로 늘어난 적도 없다. 암스트롱은 또 “수백만 명의 크립토 유권자가 있다”며 반크립토 유권자는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2021년에도 “철수” 큰소리쳤지만… 사옥은 오히려 늘었다
암스트롱과 코인베이스가 캘리포니아 이전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암스트롱은 2021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을 영구적으로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코인베이스는 이후 샌프란시스코에 15만 제곱피트 규모 사무공간을 4년 계약으로 새로 임차했다. 이 계약은 기존 임차 계약을 해지하며 2,500만 달러를 지불한 지 4년 만에 체결됐다.
코인베이스는 현재 뉴욕과 노스캐롤라이나, 런던, 싱가포르, 룩셈부르크, 더블린, 인도 벵갈루루 등에도 사무실을 두고 있다. 6월 기준 해외 인력만 4,300명에 달한다. 회사는 스스로 “원격근무 우선” 조직이라고 강조하지만 캘리포니아에 실제로 몇 명이 근무하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뉴욕포스트가 이와 관련해 코멘트를 요청했지만 코인베이스는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와 밀착… 클래러티법 통과 노림수
암스트롱이 출연한 ‘케이티 밀러 팟캐스트’의 진행자 케이티 밀러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배우자다. 일론 머스크가 이끌었던 정부효율부(DOGE)에서 잠시 근무했고 현재는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프로토스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기사 작성 시점까지 조회수가 2,000회에 그쳤다. 프로토스는 암스트롱의 목적이 대중적 지지 확보가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구애에 있다고 분석했다.
암스트롱은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크립토 행보를 높이 평가하며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크립토 산업을 “억제하거나 심지어 죽이려는 적극적인 캠페인”을 벌였다고 주장했고, 워런 의원이 당시 금융 규제당국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선거 당시 친크립토 유권자층이라는 “거대한 표밭”을 알아봤다는 발언도 내놨다.
암스트롱은 지난주 여러 크립토 기업 최고경영자와 함께 백악관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연내 크립토 규제 법안인 ‘클래러티법(CLARITY Act)’ 통과를 압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메론 강당에서 열린 크립토 볼 행사에도 참석했고, 지난 3월에는 백악관 크립토 산업 서밋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세 자리 떨어진 곳에 앉았다. 암스트롱과 코인베이스는 백악관 동관 철거 사업에 기부했고 6월 군사 퍼레이드를 지원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밈코인을 코인베이스에 상장시켰다. 프로토스는 이런 행보가 클래러티법을 올해 안에 통과시키려는 시도와 맞물려 있다며, 앞으로 유권자와 정치인을 설득하기 위한 홍보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