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 9월부터 전세계 카메라에 “TAKE” 암호화 적용…경찰도 영상 못 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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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링, 영상 암호키 5분마다 바꾸는 TAKE 9월부터 기본 적용
경찰 요청에도 암호파일만 제공…E2EE는 선택 옵션으로 유지

아마존 산하 홈 보안업체 링(Ring)이 영상 암호화 방식을 새롭게 바꾼다. 9월부터 전 세계 모든 카메라에 기본으로 적용되는 이 기술의 이름은 TAKE, 곧 “Throw Away the Key Encryption”(키를 버리는 암호화)이다. 링은 영상 암호키를 5분마다 교체하고 사용 후 24시간 안에 폐기해, 아마존이나 경찰 등 제3자가 사용자 동의 없이 영상을 열어볼 수 없도록 기술적으로 막았다고 설명했다. 링 창업자 제이미 시미노프(Jamie Siminoff)는 CNN에 “이번 방식은 말이 아니라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감시 논란 속에 나온 신뢰 회복 카드
보안 카메라를 향한 불안은 링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마트폰, 가정·상업시설, 공공장소의 경찰용 카메라까지 곳곳에서 일상을 촬영하는 상황에 미국 내 반발과 항의, 카메라를 파손하거나 폐기하는 사용자까지 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내 최대 홈 보안 카메라 업체로 꼽히는 링 역시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법 집행기관용 감시기술업체 플록(Flock)이 이달 초 경찰 감사·책임 관리 기능을 새로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의 움직임이다.
링은 올해 초 “잃어버린 개 찾기” 기능을 소개한 슈퍼볼 광고가 오히려 감시 논란을 촉발하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몇 주 뒤 링은 논란이 됐던 플록과의 제휴를 취소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나온 TAKE는 사용자 동의 없이는 아마존이나 경찰도 영상을 볼 수 없다는 링의 기존 정책을 기술적으로 못박으려는 시도다.

5분마다 바뀌는 암호키, 24시간이면 폐기
TAKE의 핵심은 영상마다 붙는 암호키를 계속 바꾸고, 쓰고 나면 곧바로 없애버리는 데 있다.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링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은 5분 단위로 암호키가 새로 생성되며, 이 키의 사본은 아마존 웹서비스(AWS)의 “니트로 엔클레이브(Nitro Enclave)”라는 격리된 보안 공간에 저장된다. 링은 접근 제어와 암호화, 하드웨어 격리로 이 공간을 보호하며 직원이 직접 접근할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저장된 키는 링이 승인한 소프트웨어 이미지가 정확히 구동되고 있다는 암호학적 증명 절차를 통과해야만 풀린다.
사용자가 스마트 알림이나 AI 영상 설명, 얼굴 인식 같은 기능을 활성화해두면 엔클레이브가 임시 키를 내어준다. 이 키는 사용 후 24시간 안에 영구 삭제되고 백업도 남기지 않는다. 링 대변인 샘 맥기(Sam McGee)는 더 버지에 이 24시간이 “현재 클라우드 기능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오래된 영상을 다시 보려면 사용자의 휴대폰이나 컴퓨터 같은 인증된 기기가 그 세션을 위한 키를 링에 다시 보내야 한다. 링은 키 전달이 “푸시 전용” 방식이라 아마존 서버가 원격으로 사용자 기기에서 키를 강제로 가져갈 수는 없고, 사용자만 요청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표준은 국제인터넷표준화기구(IETF)가 만든 개방형 프로토콜 메시징 레이어 시큐리티(Messaging Layer Security, MLS)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CNET에 따르면 사용자는 영상의 마스터 키를 그대로 보유해 클라우드 저장이 유지되는 한 언제든 자신의 영상을 볼 수 있고, 공유 사용자로 등록된 사람도 같은 마스터 키를 받는다.
경찰 요청에도 영상 대신 암호파일만
TAKE 도입으로 가장 크게 달라지는 지점은 경찰의 자료 요청에 대한 대응이다. 맥기 대변인은 더 버지에 “TAKE가 적용된 상태에서는 유효한 법적 절차에 대해서도 기본 가입자 정보 같은 영상 외 정보와 암호화된 영상 파일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영상 자체가 여전히 아마존 서버로 전송돼 처리되는 만큼, 클라우드 기반 카메라가 안고 있는 사생활 트레이드오프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고 더 버지는 짚었다. 사용자가 원할 경우 링의 이웃 앱(Neighbors)을 통해 자발적으로 경찰과 영상을 공유하는 기능은 그대로 유지된다.
엄밀히 말해 TAKE는 진정한 종단간 암호화(E2EE)는 아니다. 링은 최대 24시간 동안 키에 접근할 수 있고, 오래된 영상을 열람할 때마다 다시 키를 받을 수 있다. 공유 사용자를 추가하면 그 사람에게도 키가 전달된다. 링은 올해 안면인식으로 방문자를 식별하는 “페이밀리어 페이스(Familiar Faces)” 기능을 두고도 거센 비판을 받았다.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6월에는 아마존이 동의 없이 행인의 이미지를 저장했다는 내용의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E2EE는 선택지로 남는다
링은 2021년 사생활 보호 단체들의 요구에 따라 E2EE를 처음 도입했지만, 이를 켜면 기기 사용 방식에 제약이 생긴다는 문제가 있었다. 9월 이후에도 E2EE는 선택 옵션으로 남는다. 다만 E2EE를 켜면 AI 기능을 포함한 대부분의 클라우드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실시간 영상 보기, 클라우드에 저장된 영상 열람,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과의 영상 공유 정도는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시미노프는 CNET에 “E2EE에 준하는 보안을 제공하면서도 고객들이 링 기기에서 기대하는 모든 기능을 계속 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카메라 세대에 따라 선택 폭도 다르다. 영상을 기기 단에서 암호화하는 신형 카메라는 TAKE와 E2EE를 오갈 수 있지만, 클라우드 진입 시점에 암호화하는 구형 카메라는 TAKE만 지원한다. 경쟁사인 Reolink와 Eufy는 영상을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고 기기나 허브에서 직접 저장·처리하는 방식을 내세운다. 링에도 “링 엣지(Ring Edge)”라는 로컬 처리 기능이 알람 프로 허브에 탑재돼 있지만, 이 기능은 E2EE와 함께 쓸 수 없다.
가격 정책도 TAKE 적용의 전제조건이다. CNET에 따르면 링 구독료는 카메라 한 대 기준 약 5달러부터 시작하고, AI 고급 기능과 24시간 전문 모니터링까지 쓰려면 20달러짜리 구독이 필요하다. 클라우드 저장 기간은 기본 180일부터다. 구독이 없으면 클라우드 저장 자체가 불가능해 TAKE가 적용될 여지도 없다. 이 경우 마이크로SD카드를 꽂은 보안 허브로 로컬 저장을 대신할 수 있지만, 역시 클라우드 전용 부가기능은 쓸 수 없다.
시미노프는 TAKE가 링 사용자가 아닌 이웃들의 불안까지도 일부 덜어주길 바란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듣고 나면, 링 카메라를 볼 때 기본으로 암호화가 적용돼 있고 그 영상이 특정인에게만 잠겨 있다는 걸 알고 더 편하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