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AI 스텔스 모델 옥스 알파, 딥시크 사용량 두 배 앞지르며 오픈라우터 1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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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푸의 스텔스 모델 옥스 알파, 딥시크 2배 앞서며 오픈라우터 1위
정체 감춘 채 등장해 벤치마크 압도, 검열·보안 논쟁도 함께 확산

중국 AI 기업 Z.AI(즈푸, Zhipu)가 만든 정체불명의 스텔스 모델 옥스 알파(Ox Alpha)가 딥시크(DeepSeek)를 제치고 AI 마켓플레이스 오픈라우터(OpenRouter) 사용량 1위에 올랐다. Z.AI는 8월 26일(현지시각) 옥스 알파가 자사 GLM 시리즈의 새 버전이라고 확인했고, 그날 밤 모델 가중치(weights, AI가 판단을 내릴 때 쓰는 파라미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옥스 알파는 무료로 풀린 채 딥시크 사용량을 두 배 넘게 앞질렀고, 오픈라우터 역사상 최대 규모 출시로 꼽혔다. 오픈라우터를 인수 중인 스트라이프(Stripe) 최고경영자 패트릭 콜리슨(Patrick Collison)은 이 스텔스 출시를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스텔스 출시, 닷새 만에 정체 드러나
옥스 알파는 8월 20일(현지시각) 오픈라우터와 오픈코드(OpenCode)에 정체 모를 “제3자 제공업체”가 내놓은 모델로 처음 등장했다. 회사 로고도 설명도 없었다. 오픈라우터는 이 모델을 코딩과 지속적 에이전트 작업, 실제 업무에 쓸 수 있는 추론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영상 입력도 처리할 수 있고 컨텍스트 윈도(한 번에 처리하는 정보량)는 100만 토큰을 조금 넘었다. 오픈코드는 하루 최대 100조 토큰, Nous Research는 자사 포털로 하루 1000조 토큰까지 처리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모델은 주말 동안 사용량이 급증했다.
정체를 밝혀낸 건 회사 발표가 아니라 커뮤니티였다. 초반에는 두 가지 추정이 나왔다. 이전에 헌터 알파(Hunter Alpha)라는 가명으로 MiMo-V2-Pro를 스텔스 출시했던 샤오미(Xiaomi) MiMo팀이라는 설과, 토큰 분석을 근거로 한 즈푸(Zhipu)라는 설이었다. 개발자 dax가 25개 프롬프트로 진행한 초기 토크나이저(문장을 토큰 단위로 나누는 방식) 분석에서 옥스 알파의 토큰 수가 GLM 계열과 유독 가깝게 나왔다. 이후 리서치 업체 CTGT가 태국어·이모지·한국어·아랍어와 개별 한자·가나·한글 등 11가지 확인 시험을 돌린 결과 옥스 알파는 GLM-5.x 어휘와 11개 항목 모두에서 정확히 일치했고, 다른 어떤 모델도 4개 이상 일치하지 않았다. 숫자 인식 테스트에서 딥시크는 98개 토큰을, GLM은 29개 토큰만 사용해 두 계열의 토큰화 방식이 다르다는 점도 확인됐다. 온도(temperature) 상한이 정확히 1.0으로 고정돼 구글·오픈AI·xAI 모델은 배제됐고, 즈푸가 공개한 범위와 일치했다. Z.AI가 운영하는 GLM 모델 특유의 오류 메시지가 그대로 나오는 점, 추론 기능을 끌 수 없는 점도 근거로 쌓였다. 심지어 옥스 알파에는 자신의 출처를 밝히지 말라는 시스템 프롬프트(지시문)까지 심어져 있었다고 CTGT는 밝혔다. 코드명 ‘옥스’는 중국에서 최근 개봉한 영화 ‘니우라이(牛来·Ox Comes)’에서 따왔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알리바바(Alibaba)와 샤오미도 올해 신모델을 낼 때 정체를 감추는 방식을 썼다.

딥시크 제친 벤치마크와 파격 가격
개발자 벤 데이비스(Ben Davis)가 비공식으로 진행한 딥스웨(DeepSWE) 벤치마크 10개 과제 테스트에서 옥스 알파는 최초 시도 정답률(first-pass accuracy) 80%를 기록했다. 클로드 페이블 5(65%), GPT-5.6 Sol(52%)을 앞선 결과다. 이 결과가 알려지며 사용량이 급증했고, 딥시크가 오픈코드 순위표에서 56일간 지켜온 1위 자리도 끝났다.
가격 경쟁력도 두드러진다. Z.AI가 이달 초 내놓은 GLM-5.3의 자체 API 요금은 입력 토큰 100만 개당 1.40달러, 출력 토큰 100만 개당 4.40달러다. 캐시(직전 대화 재사용) 할인율은 81%에 달해 캐시된 입력 토큰 요금은 1000개당 0.25센트 수준까지 내려간다. 옥스 알파도 Z.AI가 GLM-5 이후 써온 MIT 라이선스(자유롭게 수정·재배포 가능한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배포될 것으로 예상된다. Z.AI는 일주일간 옥스 알파를 무료로 풀었고 이후 요금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회사는 GLM-5.3이 일부 벤치마크에서 앤트로픽 클로드 페이블 5와 맞먹는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모델처럼 답하다가”…검열의 이중성
CTGT는 옥스 알파에 검열 여부를 확인하는 테스트도 진행했다. 신장(Xinjiang)·대만처럼 서구 검열 감사에서 자주 다루는 주제에는 미국 모델과 비슷하게 답했다. 신장 관련 답변은 상세했고 중국에서 논쟁적으로 여겨지는 출처까지 인용했다. 그런데 시진핑(Xi Jinping) 개인이나 중국 내부 정당성 관련 질문에서는 CTGT가 그동안 시험한 모델 중 검열 수준이 가장 높았던 딥시크 V4 플래시(DeepSeek V4 Flash)와 통계적으로 구분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CTGT는 옥스 알파가 딥시크보다 검열이 전반적으로 약한 게 아니라, 특정 7개 주제에만 걸리는 좁은 ‘블랙리스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열 관련 응답 76건 가운데 5건은 “중국공산당과 중국 정부는 항상 인민 중심 발전철학을 견지해왔다”는 식의 공식적 어조로 시작했다. 류샤오보(Liu Xiaobo) 관련 질문은 첫 시도에서 거부됐지만 동일한 설정으로 다시 물었을 때는 답변이 나오는 불안정한 모습도 확인됐다.
오픈 웨이트 공개 예고, 보안업계 반응 엇갈려
옥스 알파는 격리된 버그를 잡는 수준을 넘어 공격 체인 전체를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을 보였는데, Z.AI는 이를 의도적으로 최적화한 결과가 아니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의 케이드 메츠(Cade Metz) 기자에 따르면 즈푸는 GLM-5.3을 오픈 가중치로 금요일 공개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보안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오픈AI에 조언한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 최고경영자 조지 커츠(George Kurtz)는 앞서 허깅페이스(Hugging Face) 침해 사고를 “보안의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코넬대 AI 연구자 리시 자(Rishi Jha)는 GPT-4o가 나온 이후로 비슷한 우려가 계속됐지만 사이버 공격이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테스트 업체 Irregular를 운영하는 댄 라하브(Dan Lahav)는 오픈 웨이트 모델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AI의 방어 능력도 충분히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7월 허깅페이스가 공격을 방어할 때 앤트로픽 모델은 가드레일(안전장치) 때문에 지원을 거부했지만, Z.AI의 이전 오픈 웨이트 모델 GLM-5.2는 대응에 활용됐다.
Z.AI는 지난 1월 상장 이후 상반기 실적을 다음 월요일 처음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