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는 버렸어도 돈은 내 몫?… 교회서 죽어간 11살 아이 친모가 받은 양육 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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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소재 한 교회서 지적장애 앓던 11세 아동 학대당해 숨져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세 외손자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를 받는 외조모가 1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전지법 천안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세 외손자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를 받는 외조모가 1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전지법 천안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충청남도 천안시 소재 한 교회에서 지적장애를 앓던 11세 아동이 학대를 당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해당 아동을 직접 양육하지 않은 친모가 수천만 원에 달하는 정부 양육 지원금을 수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적장애 아동을 출생 직후부터 교회와 외조모에게 방치했음에도 국가 복지급여 상당 부분이 친모 몫으로 지급된 것이다.

수사 당국이 아동을 결박하고 학대한 목사와 외조모를 구속해 검찰에 넘긴 가운데 행정 당국의 수급자 관리 체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이 천안시 등 관할 지자체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학대 피해로 숨진 A군 앞으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총 2295만원의 양육 관련 수당이 지급됐다.

이 전체 수당 중에서 절반가량인 금액은 아동을 돌보지 않은 친모 B씨가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B씨가 직접 수령한 복지급여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양육수당 375만원과 별도로 지급되는 아동 양육비 748만원을 합쳐 총 1123만원에 달한다.

B씨는 A군을 출산한 이후 사실상 직접 양육을 전담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적장애를 가진 A군은 태어난 직후부터 줄곧 문제의 천안 지역 교회 시설 내부에서 생활하거나 50대 외조모와 함께 거주하며 자라왔다.

친모 B씨 외에 A군 본인 명의 계좌로 입금된 수당과 양육비 지급액 또한 총 1132만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금액의 실제 사용자가 누구였는지 해당 지원금이 실제 A군의 정상적인 생계와 양육을 위해 쓰였는지를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증빙 자료는 현재 전혀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A군을 직접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50대 외조모 역시 정부 수당을 받은 내역이 확인됐다.

외조모에게는 2022년 1월부터 4월까지 총 40만원의 아동수당이 지급됐다.

행정 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A군은 지난 5일 자신이 줄곧 머물던 해당 교회 내부에서 열탈진 증세를 보였다. 이후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사망 당시 A군의 손과 발 등 신체 곳곳에서는 강제로 결박당했던 흔적이 발견됐다.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60대 교회 목사와 50대 외조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이와 동시에 피의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와 추가적인 아동 학대 여죄가 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아동을 방치하거나 학대하는 부모가 국가 양육 지원금을 가로채는 사건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번 천안 사건에 앞서 대전광역시에서도 생후 7개월 된 영아를 자택에 방치해 숨지게 한 부부가 적발된 바 있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아이가 사망한 지난달까지 총 1217만원 규모의 복지급여와 양육 지원금을 챙겨 논란이 일었다.

이처럼 부모나 보호자가 아동에 대한 기본적인 돌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부모 급여와 아동수당 등 현금성 복지급여를 계속 수령하는 사례가 잇따라 노출되자 보건복지부는 부모 교육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대응책을 내놨다.

한편 아동학대와 관련한 통계 지표는 가정 내 보호 체계 붕괴 결과를 수치로 보여준다.

보건복지부가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아동학대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아동 수는 매년 수십 명을 기록한다.

2022년 기준 한 해 동안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총 5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세 이하 영아의 사망 비율이 전체 사망 아동의 40% 이상을 기록하며 가장 취약한 계층임이 객관적으로 입증됐다.

학대 행위자 특성을 분석한 결과, 부모가 가해자인 경우가 전체 아동학대 사례의 82.7%를 차지했다.

부모에 의한 학대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친인척이나 보호 시설 종사자 등 아동의 대리 보호자에 의한 학대 비율 역시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복지 부정수급 환수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매년 수백억 원 규모의 기초생활보장 급여 및 양육 관련 수당이 부적정하게 지급돼 환수 대상에 오르고 있다.

아동이 실종되거나 사망했음에도 신고를 지연시키거나 양육권이 없는 친권자가 시스템 허점을 이용해 수당을 챙기는 부정수급 건수가 지속해서 적발된다.

실제 거주지가 불일치하는 유령 아동 문제 역시 현행 주소지 기반 수당 지급 방식의 맹점을 방증하는 객관적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