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현재까지 장미란 씨 유서 발견 안 돼…우울증 치료 내역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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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실종됐다가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됐다가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 씨(37)의 유서는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울증 치료나 관련 약물 복용 내역도 파악되지 않았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의 실종신고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 인근 / 뉴스1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의 실종신고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 인근 / 뉴스1

경찰은 장 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며 마지막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그러나 실종 사실을 처음 알린 112 신고 녹취 파일이 보존기간 만료로 삭제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경찰의 초기 대응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유서·우울증 치료 기록 확인 안 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주경찰청은 26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유서는 발견된 것이 없다”며 “우울증 치료 내역이나 복용한 약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실종 수사 초기부터 장 씨가 머물던 숙소 주인과 주변 숙박객, 옛 직장 동료 등을 상대로 탐문과 면담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확인할 수 있는 주변인들은 최대한 조사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장 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메시지와 인터넷 검색 기록 등을 확인하고 있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만큼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종 104일 만에 발견…정확한 사인은 아직

장 씨는 지난 5월 12일 오후 10시 15분께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숙소를 나선 뒤 연락이 끊겼다. 이후 104일 만인 지난 24일 숙소 인근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시신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당시의 자세와 위치, 현장 상태와 국과수의 구두 소견 등을 종합해 타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확한 사망 시점과 사인이 규명되지 않은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장 씨가 숨지기 전 이동 경로와 당시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최초 112 신고 녹취는 자동 삭제

장미란 씨 등 실종 사건 2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지난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장미란 씨 등 실종 사건 2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지난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장 씨의 실종 사실을 처음 알린 112 신고 녹취 파일이 경찰 수사 도중 자동으로 삭제된 사실도 확인됐다.

26일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5월 15일 장 씨의 남자친구가 실종 사실을 처음 신고한 112 녹음 파일을 확보하지 못했다.

해당 녹음 자료는 3개월 동안 보존하도록 한 관련 규정에 따라 이달 16일 자동으로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녹취가 삭제될 당시 장 씨의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A 경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었다는 점이다. 경찰은 지난 11일 A 경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지만 수사팀은 녹음 자료의 보존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의 남자친구는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 43분께 장 씨가 귀가하지 않는다며 112에 신고했다.

사건을 접수한 A 경장은 약 2시간 30분 뒤인 오후 9시 11분께 장 씨와 연락이 닿았고, 장 씨가 자신의 신변에 이상이 없다면서 경찰관과 만나기를 거부했다고 112 상황실에 보고했다. 자신의 위치 등 정보를 신고자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도 기록한 뒤 사건 종결을 요청했다.

이 기록으로 인해 지난달 장 씨 남자친구의 재신고는 접수되지 않았고, 다른 가족이 다시 신고한 뒤에야 수색이 재개됐다.

경찰 관계자는 “112 사건처리표 등을 통해 신고 사실과 내용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며 “혐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가 확보돼 있었던 만큼 수사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