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파트 주차장서 ‘이렇게’ 주차하면…과태료 최대 500만원 내야 합니다
작성일
개정 '주차장법' 8월 28일 시행
아파트, 상가 등의 주차장 입구를 막으면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하는 새로운 주차장법이 오는 2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그동안 사유지라는 이유로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이른바 '주차장 길막(길을 막는 행위)'과 무료 공영주차장 내 무단 장기 방치 및 차박 행위에 대해 정부가 본격적인 철퇴를 가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국민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해 온 주차장 진출입 방해 행위를 근절하고, 더불어 도심 내 소형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내용을 담은 주차장법 및 주차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곧 시행된다고 밝혔다. 해당 법 개정은 우리의 일상적인 주거 환경과 교통 질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차장 입구 막은 얌체 차량, 이제는 꼼짝 못 한다
과거에는 누군가 악의적으로 아파트 단지 주차장이나 상가 주차장 입구를 차로 막아버려도 이를 제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아파트 단지 내 도로나 상가 부설주차장은 '도로'로 분류되지 않는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사유지에서는 불법 주차 차량을 경찰이나 구청이 강제로 견인하거나 범칙금을 부과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부족했다. 이 때문에 주차 시비가 붙어 홧김에 주차장 입구를 차로 막아버리는 사건이 발생해도, 수백 명의 주민들이 꼼짝없이 발이 묶인 채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법 시행을 두 달여 앞둔 지난 6월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를 직접 찾았다. 이 아파트는 2020년 12월 한 입주민이 주차장 출입구를 무려 2시간가량 차량으로 가로막아 수많은 이웃 주민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주었던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김 장관은 직접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아파트 입주민, 관리사무소 관계자, 경비원, 그리고 관할 강남구청 관계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주차장 입구를 막는 행위가 단순히 출근길을 방해하는 정도의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고 호소했다. 만약 화재나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소방차나 구급차 등 긴급차량의 통행을 지연시킨다면 끔찍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웃 간의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는 이러한 행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새로운 제도가 현장에 잘 정착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홍보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김 장관은 예전에는 무단 주차 차량이 주차장 아파트나 상가의 입구를 막고 있어도 사유지라는 이유로 신속하게 처리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앞으로는 이러한 불편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굳게 약속했다. 또 국토교통부는 국민의 삶과 가장 맞닿아 있는 부처이므로, 민생과 직결된 문제라면 현장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주차장 길막' 과태료 최대 500만 원에 강제 견인까지
8월 28일 개정 주차장법 시행령이 발효되면, 노외주차장이나 부설주차장의 출입구에 자동차를 주차하여 다른 자동차가 들어가거나 나오지 못하게 방해하는 행위는 엄격한 처벌 대상이 된다. 아파트 주차장, 오피스텔 주차장, 상가 주차장 등 건축물에 딸린 부설주차장 입구를 막는 행위가 모두 포함된다.
가장 큰 변화는 행정청이 해당 차량을 즉시 강제로 견인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생겼다는 점이다. 긴급한 상황에서 길을 막고 있는 차량을 신속하게 치울 수 있게 된 것이다. 견인 조치와는 별개로 막대한 금액의 과태료도 부과된다.
해당 시행령에 신설된 과태료 부과 기준을 보면 징벌적 성격이 매우 강하다. 주차장 출입구를 막아 통행을 방해한 사실이 1차로 적발되면 1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일반적인 불법주차 과태료가 4만 원 선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만약 같은 위반 행위로 2차 적발이 되면 과태료는 300만 원으로 껑충 뛰고, 3차 이상 적발 시에는 무려 500만 원이라는 과태료 폭탄을 맞게 된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이기적인 행위는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는다는 강력한 경고인 셈이다.
공공 무료주차장 알박기와 얌체 차박도 전면 금지
이번 법 개정은 사유지 주차장뿐만 아니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 무료주차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얌체 행위도 정조준하고 있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나 국가기관이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조성한 무료 공영주차장에는 개인 캠핑카를 몇 달씩 세워두거나 버려진 방치 차량이 자리를 차지해 정작 주차가 필요한 시민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이른바 '주차장 알박기' 문제가 심각했다.
앞으로는 국가기관 등의 장이 설치한 무료주차장에 정당한 사유 없이 차량을 장기간 방치하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일반 자동차의 경우 1개월 이상 계속해서 주차하면 단속 대상이 된다. 만약 자동차가 심하게 분해되거나 파손되어 사실상 굴러가지 않는 상태라면 방치 기준이 15일로 줄어든다. 이 기간을 넘겨 무단으로 장기 주차를 한 차량 소유주에게는 1차 위반 시 30만 원, 2차 위반 시 50만 원, 3차 이상 위반 시 최고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와 함께 공용 주차장을 마치 개인 사유지나 캠핑장처럼 사용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최근 유행하는 차박을 공영주차장에서 즐기며 텐트를 치거나(야영 행위), 휴대용 버너로 고기를 구워 먹는 등 밥을 짓는 행위(취사 행위), 불을 피우는 행위는 모두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이러한 민폐 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면 1차 30만 원, 2차 40만 원, 3차 이상 5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공공 주차장은 텐트를 치고 노는 곳이 아니라 주차를 위한 공간임을 명확히 했다.

소형 오피스텔 지을 때 주차장 설치 의무 면제 (한시적)
국토교통부는 무조건 과태료만 물리고 단속만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필요에 따라 규제를 풀어주는 당근책도 이번 시행령에 포함시켰다. 바로 도심 내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주차장 규제 완화 조치다. 이는 정부가 앞서 발표했던 '주택 공급 확대 대책'의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보통 낡은 상가 건물이나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를 사람들이 거주하는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하려면, 주거용 건물의 기준에 맞춰 부설주차장을 추가로 더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땅값이 비싸고 공간이 좁은 도심 한복판에서 주차장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문에 빈 건물이 있어도 주택으로 바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정부는 2027년 12월 31일까지 용도변경을 신청하는 기존 건물에 한해 주차장 추가 설치 의무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적용 대상은 지식산업센터나 1·2종 근린생활시설(상가)을 세대별 전용면적 30제곱미터 미만의 작은 오피스텔(준주택)로 바꾸는 경우다. 이 영이 시행되기 전에 이미 지어진 건물이어야 한다.
물론 아무 곳이나 다 면제해주는 것은 아니다. 난개발을 막기 위해 시장, 군수, 구청장 등 지자체장이 지방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당 지역이 사람들이 살기에 적합한 곳인지 판단해야 한다. 또한 건물이 있는 곳 반경 300미터(걸어서 600미터) 이내에 국가기관 등이 설치한 공공 주차장이 있어서 입주민들이 그곳에 차를 댈 수 있어야 한다. 혹은 그 동네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지자체장이 굳이 건물에 주차장을 더 만들 필요가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주차장 설치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노후 기계식 주차장 철거 기준 완화
이 외에도 도심 곳곳에 고장 난 채 방치되어 흉물이 되어버린 노후 기계식 주차장의 철거를 돕기 위한 규정도 다듬어졌다. 기계식 주차장을 없애려면 원래 그만큼의 일반 주차 공간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공간 부족으로 철거조차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개정안은 지자체장이 판단하여 철거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지자체 조례를 통해 새로 만들어야 하는 주차장 면적을 최대 절반(50%)까지 줄여줄 수 있도록 관련 법률 인용 조항을 정확하게 정비했다.
법이 시행되는 2026년 8월 28일 이후 발생하는 주차 방해 및 장기 방치 행위부터는 곧바로 무거운 과태료가 얄짤없이 부과된다. 처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주차 예절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와 지자체 역시 새로운 법안이 일상생활에 무리 없이 녹아들 수 있도록, 주민들의 건의처럼 널리 알리고 지속적으로 현장을 점검해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