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 뛰어넘을까…스크린의 전설이 마스터피스로 선택한 '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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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이후, 반려견과 함께 하늘 위에서 살아남기
낡은 라디오 신호가 불러온 희망과 절망의 사투

스크린의 마술사이자 살아있는 전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자신의 서른 번째 장편 영화 '도그 스타: 마지막 희망'으로 8월 26일 마침내 국내 극장가에 묵직한 귀환을 알렸다.

[도그 스타: 마지막 희망] 파이널 예고편 / 유튜브 '20th Century Studios Korea'
[도그 스타: 마지막 희망] 파이널 예고편 / 유튜브 '20th Century Studios Korea'

피터 헬러의 세계적인 동명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옮긴 이 작품은 치명적인 전염병이 모든 것을 휩쓸고 간 뒤, 문명이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암울한 미래를 118분의 팽팽한 러닝타임 속에 담아낸 디스토피아 SF 액션 대작이다.

임신한 아내를 잃고 홀로 남겨진 파일럿 '힉'은 듬직한 반려견 재스퍼와 함께 낡은 경비행기 세스나에 몸을 싣고 하루하루 위태로운 생존을 이어간다. 그의 유일한 이웃이자 퇴역 군인인 '뱅리'는 뼛속까지 냉철한 생존주의자로, 철저한 무장 상태를 유지하며 자신들의 구역을 지킨다. 그저 숨을 쉬며 버티는 것만이 전부였던 힉의 일상은 어느 날 낡은 라디오 무전기 너머로 들려온 정체불명의 수신음과 함께 송두리째 흔들린다. 희미한 신호를 쫓아 목숨을 건 비행을 시작한 힉은 새로운 생존자 '시마'와 그녀의 아버지 '팝스'를 만나며 잊고 지냈던 인간다운 온기와 유대감을 서서히 회복한다. 하지만 평화도 잠시, 굶주림과 광기에 사로잡혀 야만적으로 변해버린 약탈자 무리가 이들의 목숨을 잔혹하게 조여오며 숨 막히는 사투가 폭발한다.

[도그 스타: 마지막 희망] 파이널 예고편 / 유튜브 '20th Century Studios Korea'
[도그 스타: 마지막 희망] 파이널 예고편 / 유튜브 '20th Century Studios Korea'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빚어내는 시너지는 영화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제이콥 엘로디는 끔찍한 상실의 아픔을 딛고 희망을 갈망하는 파일럿 힉의 위태롭고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해 냈다. 조슈 브롤린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철한 뱅리 역을 완벽하게 입고 극의 중심을 무겁게 잡아준다. 여기에 마가렛 퀄리와 가이 피어스가 시마와 팝스 부녀로 합류해 서사에 풍성한 감정선을 불어넣고, 베네딕트 웡과 앨리슨 제니까지 가세해 빈틈없는 완벽한 앙상블을 완성했다.

무엇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뻔하고 진부한 세계 종말(아포칼립스)의 시각적 클리셰를 타파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거칠고 광활한 자연경관 속에서 강도 높은 실물 로케이션 촬영을 감행했다. 덕분에 컴퓨터 그래픽으로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서늘하고 날 것 그대로의 독창적인 비주얼이 탄생하며 관객에게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유튜브, 20th Century Studios Korea

스크린의 역사를 바꾼 거장의 발자취: 리들리 스콧 대표작 3선

끝없는 혁신으로 장르의 한계를 돌파해 온 리들리 스콧 감독의 수많은 명작 중,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위대한 인생 영화 세 편을 조명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 / 유튜브 'Paramount Pictures'
리들리 스콧 감독 / 유튜브 'Paramount Pictures'

에이리언 (1979): SF 공포의 위대한 서막

스콧 감독을 단숨에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올려놓은 역사적인 마스터피스다. 우주 화물선 노스트로모호라는 완벽하게 폐쇄된 공간 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 생명체와 대원들이 벌이는 끔찍한 생존 게임을 그렸다. 도망칠 곳 없는 우주가 주는 극도의 폐쇄공포와 기괴하고 매혹적인 비주얼 연출은 장르 영화의 공식을 완전히 새로 썼다. 특히 시고니 위버가 연기한 '리플리'는 훗날 등장할 수많은 페미니즘적 여전사 캐릭터의 위대한 시초가 되었다.

블레이드 러너 (1982): 시대를 앞서간 사이버펑크의 바이블

화려한 첨단 기술과 비참한 하층민의 삶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사이버펑크' 장르의 미학을 완벽하게 세운 영화다. 산성비가 내리는 2019년의 음울한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복제인간 리플리컨트를 쫓는 형사 릭 데카드의 쓸쓸한 추적을 그렸다. 어두운 골목을 비추는 네온사인과 몽환적인 미장센은 이후 수많은 SF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시각적 교과서가 되었으며,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철학적 메시지까지 완벽하게 잡아낸 수작이다.

마션 (2015): 절망을 유쾌하게 이겨내는 인간의 찬가

모래 폭풍 속에 홀로 화성에 고립된 식물학자 마크 와트니의 눈물겨운 생존기를 다룬 작품이다. 그간 스콧 감독이 보여주었던 서늘하고 어두운 세계관에서 벗어나, 특유의 재치 있는 유머와 철저한 과학적 고증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희망의 에너지를 뿜어낸다. 화성의 척박한 흙에서 감자를 싹 틔우고,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 속에서도 유쾌하게 살아남는 주인공의 모습은 꺾이지 않는 인간의 생존 의지를 뭉클하게 보여주며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