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의회, 범죄피해자 보호망 촘촘히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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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경찰·민간기관 협력 강화…피해자 중심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방안 논의

피해자가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현재의 한계를 보완하고, 행정과 경찰, 민간 전문기관이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광산구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24일 ‘광산구 범죄피해자 보호 및 지원 강화를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월계동 남부대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강력범죄를 계기로 범죄 피해자와 유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역할을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날 간담회는 윤영일 광산구의원 주재로 진행됐다. 광산구의원과 광산경찰서 관계자, 관련 기관 및 사회단체, 광산구 공무원 등 20여 명이 참석해 범죄피해자 지원 현황과 개선 과제를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범죄 피해가 개인과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할 사회적 과제라는 데 공감했다. 특히 사건 직후부터 피해자의 회복 단계까지 필요한 지원을 끊김 없이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관별 역할을 명확히 하고, 현장에서 즉시 작동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 사건 직후부터 회복까지 통합 지원 필요
범죄 피해자는 사건 발생 직후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심각한 불안과 공포, 우울감, 외상 후 스트레스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피해 정도에 따라 치료비와 생계비, 주거비, 법률 지원 등이 필요할 수 있으며, 유가족 역시 갑작스러운 상실과 경제적 부담으로 복합적인 어려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피해자가 어떤 기관에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법률·의료기관, 상담기관, 민간단체가 각각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피해자가 직접 여러 기관에 문의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피해자 중심의 ‘원스톱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가 사건 이후 처음 접촉하는 기관에서 필요한 지원을 종합적으로 안내받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기관으로 신속하게 연계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합 안내 창구가 마련되면 피해자는 지원 제도와 신청 절차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행정기관과 경찰, 전문기관은 피해자의 동의와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바탕으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며 지원 공백을 줄일 수 있다.
또 피해자의 연령과 장애 여부, 가족관계, 경제적 상황, 주거 여건 등에 따라 지원 내용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획일적인 지원이 아니라 피해자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실질적인 회복을 도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행정·경찰·민간 협력체계 구축
간담회에서는 사법기관과 행정기관, 민간단체 사이의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범죄 피해자 지원은 수사기관의 업무만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의료·주거 지원과 민간기관의 상담·치유 프로그램이 함께 연계돼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사건 접수와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필요한 지원 수요를 파악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광산구는 긴급 생계비와 의료비, 주거 지원 등 행정서비스 연계를 담당하고, 민간 전문기관은 심리상담과 법률지원, 사회복귀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역할 분담이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기관 간 연락체계와 협업 절차가 사전에 마련돼야 한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임시로 협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기적인 협의체를 운영하고, 지원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와 개선점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정례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정례 협의체를 통해 기관별 지원사업과 대상자 발굴 현황을 공유하고, 중복 지원이나 사각지대 발생 여부를 점검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정보 공유 과정에서는 개인정보와 2차 피해 방지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정보 제공이나 반복적인 진술 요구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관별 업무 기준과 보안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 CPTED·순찰로봇 등 범죄예방 논의
범죄피해자 지원뿐 아니라 범죄가 발생하기 전 위험요인을 줄이는 예방 정책도 간담회에서 다뤄졌다. 참석자들은 범죄예방 환경디자인, 이른바 CPTED를 지역의 생활환경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CPTED는 건축물과 거리, 공원, 주차장 등 도시 공간을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도록 설계하고 관리하는 방식이다. 어두운 골목길에 조명을 설치하거나, 사각지대를 줄이고, 보행자 동선을 개선하며, 주민들이 주변 상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광산구의 특성과 주민 이동량, 유동인구, 범죄 취약지역 등을 분석해 지역별 맞춤형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학교와 대학 주변, 원룸 밀집지역, 지하 주차장, 공원과 산책로 등 시간대별 이용 특성이 다른 공간에 대해 차별화된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순찰로봇 도입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순찰로봇은 일정 구역을 반복적으로 순찰하며 이상 상황을 감지하고, 필요할 경우 관제센터나 경찰에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인력 중심 순찰의 한계를 보완하고 주민들이 체감하는 안전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운영 주체와 예산, 개인정보 보호, 긴급 상황 대응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단순히 장비를 설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범죄 예방 효과를 검증하며, 주민 의견을 반영해 운영방식을 보완해야 한다는 과제도 제시됐다.
광산구의회는 CPTED와 순찰로봇 등 지역 안전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에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 조례 개정 통해 제도 기반 마련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된 현장 의견은 오는 9월 열리는 제307회 광산구의회 정례회에서 관련 조례 개정 논의에 반영될 예정이다.
개정 검토 대상은 「범죄피해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 「긴급지원에 관한 조례」, 「지역치안 및 자치경찰사무 지원 조례」 등이다. 광산구의회는 해당 조례에 피해자 지원을 위한 통합 안내와 기관 간 협력, 정례 협의체 운영, 범죄예방 환경 조성 등에 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담는 방안을 살펴볼 계획이다.
조례 개정은 범죄피해자 보호를 위한 광산구의 책임과 지원 방향을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시행 중인 지원사업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피해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행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사이의 정책 정합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언급됐다. 광주시 차원의 범죄피해자 지원정책과 광산구의 지역사업이 서로 충돌하거나 지원 대상에서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사업 기준과 연계방안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지원 수준에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광역과 기초자치단체가 역할을 나누고, 필요한 경우 공동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심리상담과 의료지원, 법률지원처럼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는 광역단위 자원과 지역 현장 대응체계를 연계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
광산구의회는 조례 개정 과정에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관과 단체의 의견을 추가로 검토하고, 피해자와 가족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윤영일 의원은 “범죄 피해를 겪은 이웃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 이후 바로 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이라며 “피해자가 지원제도를 찾아 헤매지 않도록 행정과 경찰, 민간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의 생활과 맞닿아 있는 현장에서 범죄피해자와 유가족을 더욱 세심하게 보살필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고민하겠다”며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들이 조례 개정과 지역 안전정책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산구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앞으로도 범죄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지역 안전정책의 주요 과제로 삼고,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신속하고 통합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