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블 타임 2, 배터리는 30일 가지만 보증 기간도 똑같이 30일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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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블 타임 2, 배터리 30일·오픈소스로 애플워치 대체할 매력 갖췄나
유리 깨짐 사례와 30일 보증 논란도 함께 제기돼

페블 타임 2, 배터리는 30일 가지만 보증 기간도 똑같이 30일에 그친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페블 타임 2, 배터리는 30일 가지만 보증 기간도 똑같이 30일에 그친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스마트워치 시장이 애플워치·갤럭시워치 중심으로 흘러가는 사이, 한 차례 존재감을 잃었던 페블(Pebble)이 신제품 ‘페블 타임 2(Pebble Time 2)’로 다시 화두에 올랐다. 엔가젯(Engadget)과 지디넷(ZDNet)이 나란히 내놓은 리뷰에 따르면 이 제품은 1.5인치 64색 전자잉크(e-paper) 터치스크린과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을 갖추고 최대 30일에 이르는 배터리 지속시간을 앞세운다. 대신 손목에서 전화를 받거나 혈중산소·GPS 같은 센서를 기대할 수는 없다. 두 매체는 공통적으로 완성도는 낮지만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스마트워치라는 평가를 내놓으며, 오픈소스 생태계와 단순함이 오히려 강점이 된다고 짚었다.

Gardiner Bryant — The Smartwatch Big Tech Doesn't Want You to Wear

애플워치 대신 선택한 이유

지디넷 리뷰어 패트릭 오루크(Patrick O’Rourke)는 2013년 첫 페블이 나온 이후 스마트워치에 관심을 가져온 이용자다. 페블의 자산은 2016년 핏빗(Fitbit)에 인수됐고, 핏빗은 다시 2021년 구글에 인수됐다. 그 사이 애플워치는 2015년부터 스마트워치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게 그의 회고다. 오랫동안 애플워치를 써온 그가 최근 몇 주간 아이폰 17 프로와 페블 타임 2를 페어링해 써본 소감은 애플워치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쪽에 가까웠다.

오루크는 전화, 문자메시지, 링(Ring) 도어벨 알림 정도만 손목으로 받도록 설정해두고 나머지는 걷어냈다. 아이폰 사용자는 페블 타임 2로 알림에 답장할 수 없지만(안드로이드에서는 가능하다) 오히려 이 점이 디지털 기기와 거리를 두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배터리 지속시간 차이도 결정적이었다. 애플워치 시리즈11은 완충 후 18시간 정도를 버티는 데 비해 페블 타임 2는 최대 30일을 간다는 게 지디넷의 설명이다. 매일 충전기에 올려놓아야 했던 습관에서 벗어난 경험을 그는 “의외로 해방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오픈소스로 되살아난 생태계 / AI 생성 이미지
오픈소스로 되살아난 생태계 / AI 생성 이미지

오픈소스로 되살아난 생태계

페블은 한때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를 겪었다. 핏빗은 인수 후 첫 1년간 페블 기기 서비스를 유지하다 이후 중단했고, 이후에는 리블(Rebble)이라는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생태계 유지를 이어받았다. 엔가젯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페블OS(PebbleOS) 자체를 오픈소스로 공개했고, 새로 나온 페블 타임 2의 앱과 운영체제 역시 완전히 오픈소스로 만들어졌다.

이 개방성은 사용 경험에도 흔적을 남긴다. 방해금지 모드에 해당하는 ‘콰이어트 타임(Quiet Time)’을 켜면 발끝으로 살금살금 걷는 마우스 그래픽이 뜨는 식이다. 다만 완성도가 매끈하지는 않다는 지적도 있다. 엔가젯은 동반 앱을 열면 워치 관리 화면보다 앱 ‘스토어’가 먼저 뜬다는 점을 짚으며, 스톱워치나 타이머 같은 기본 기능조차 서드파티 앱을 내려받아야 하는 구조를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워치페이스와 앱을 직접 만들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개발 도구 ‘클라우드페블(CloudPebble)’도 있다. 5분 안에 워치페이스를 만들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자바스크립트 코드를 다뤄야 해 진입장벽이 있다는 게 엔가젯의 경험이다. 창업자 에릭 미지코브스키(Eric Migicovsky)는 코드를 직접 다루지 않아도 되는 위지윅(WYSIWYG) 인터페이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지만, 당장은 비개발자가 클로드(Claude) 스킬을 활용해 이 격차를 메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박·수면 추적은 기본, 화려한 분석은 없다

페블은 스스로 피트니스 워치를 표방하지 않는다고 밝히지만 걸음수·수면 모니터링과 PPG(광혈류측정) 센서를 이용한 심박수 측정 정도는 기본으로 갖췄다. 동반 앱의 데이터 화면은 그래프 세 개로 구성된 단순한 구조다. 엔가젯 리뷰어는 매주 목요일 친구를 만나러 1.5마일을 걷는 습관이 그래프에 그대로 드러난다며, 요즘 기기들이 흔히 시도하는 종합 점수화 대신 그래프 자체만 보여주는 방식이 오히려 신선했다고 평가했다.

디스플레이는 가로보다 세로가 긴 형태로, 빽빽한 텍스트를 읽거나 메뉴를 스크롤하는 데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대신 GPS는 빠져 있어 길찾기는 스마트폰 앱에 의존해야 하는데, 엔가젯은 서드파티 내비게이션 앱들의 완성도가 아직 아쉽다고 짚었다. 워치페이스와 앱은 지디넷 기준 1만5000개 이상이 등록돼 있으며, 페블의 첫 세대 시절 만들어진 앱 다수가 지금도 그대로 작동한다.

화면 깨짐과 30일 보증의 딜레마

페블 타임 2에는 신뢰성 문제도 남아 있다. 지디넷 리뷰어는 제품을 받은 지 약 2주 만에 디스플레이 상단 모서리 유리가 깨지는 일을 겪었다. 고객센터에 연락해 빠르게 교체품을 받았지만, 화면이 본체보다 살짝 튀어나온 구조 탓에 물체에 부딪혀 깨지기 쉬운 것으로 보이는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고 전했다. 버튼 결함이나 본체 미세 변형 사례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더 눈에 걸리는 부분은 보증 기간이다. 페블 타임 2의 보증은 30일에 불과한데, 공교롭게도 배터리가 버티는 최대 기간과 같은 숫자다. 미지코브스키는 최근 블로그 글에서 자사가 현재 필드에 나가 있는 페블 타임 스마트워치 1만9000대 가운데 330대를 무상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페블 측은 완벽하게 다듬어진 스마트워치를 원하는 이용자에게는 이 제품을 권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입장도 밝힌 바 있다. 지디넷 리뷰어는 그럼에도 곧 나올 후속 모델 ‘페블 타임 라운드 2(Pebble Time Round 2)’ 구매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