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협회·CCI, 일리노이 코인세 0.2%에 두 번째 소송 제기…매도 없이도 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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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 0.2% 코인세, 업계단체 두 번째 소송…연 830억원 세수 목표
이익·매도 없어도 보관만으로 부과, 이중과세·위헌성 놓고 법정 다툼

블록체인협회·CCI, 일리노이 코인세 0.2%에 두 번째 소송 제기…매도 없이도 과세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블록체인협회·CCI, 일리노이 코인세 0.2%에 두 번째 소송 제기…매도 없이도 과세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미국 일리노이주가 도입한 가상자산 거래세를 둘러싼 법정 다툼이 두 번째 소송전으로 번졌다. 블록체인협회(Blockchain Association, BA)와 크립토카운슬포이노베이션(Crypto Council for Innovation, CCI)이 지난 금요일(현지시각) 일리노이주 생거먼 카운티(Sangamon County) 순회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대상은 주 정부가 만든 디지털자산세법(Digital Asset Tax Act)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또 다른 업계단체 디지털챔버(Digital Chamber)가 같은 세금을 상대로 별도 소송을 낸 바 있어, 이번 소송이 두 번째 도전인 셈이다.

디지털자산세법은 가상자산의 거래·이전·보관 등 “디지털자산 사업활동”을 받는 대가로 0.2%의 세금을 매기는 내용이다. JB 프리츠커 주지사가 지난 6월 559억달러(약 77조 3,000억원, 1달러 1,383원 기준) 규모의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 서명하면서 법제화됐고, 2027년 1월 1일 시행될 예정이다. 주 예산 문서는 이 세금으로 연간 6,000만달러(약 830억원, 1달러 1,383원 기준) 안팎의 세수가 걷힐 것으로 추산했다.

39쪽 소장에 담긴 6가지 위헌 주장

BA와 CCI가 낸 소장은 39쪽 분량으로, 법 시행을 막는 확인판결과 금지명령을 요청했다. 피고로는 일리노이주 세입국장 데이비드 해리스(David Harris), 주 검찰총장 콰메 라울(Kwame Raoul), 생거먼 카운티 검사 존 밀하이저(John Milhiser) 등 세금을 집행·징수·강제할 책임이 있는 공직자들이 지정됐다.

소장은 모두 6개 항목의 위법성을 주장한다. 연방 차원에서는 인터넷세면세법(Internet Tax Freedom Act), 통상조항(Commerce Clause), 적법절차 원칙 위반을 들었다. 주 차원에서는 일리노이 헌법의 균일성 조항(Uniformity Clause) 위반, 조세 정책을 행정기관에 위법하게 위임한 점, 각 의회에서 법안 제목을 사흘간 낭독해야 한다는 주 헌법상 절차 규정을 지키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원고 측은 이 세금이 “위헌적으로 모호하다”고 강조했다. 브로커(가상자산 거래소·수탁업체 등 중개사업자)와 일리노이 이용자 모두 어떤 행위가 과세 대상인지, 누가 세금을 걷어 납부해야 하는지 충분히 특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장에 따르면 이를 위반한 브로커는 클래스3 중범죄(Class 3 felony)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원고 단체 소속 일부 회원사는 이미 외부 법률·세무 자문에 비용을 쓰고 시스템을 손보는 등 대응에 나섰으며, 법원이 심사를 미룰 경우 기업들은 일리노이 서비스를 줄이거나 형사 책임을 감수하는 양자택일에 놓이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익도 매도도 없이 세금부터 낸다 / AI 생성 이미지
이익도 매도도 없이 세금부터 낸다 / AI 생성 이미지

이익도 매도도 없이 세금부터 낸다

이번 소송이 특히 문제 삼는 대목은 과세 방식 자체다. 소장에 따르면 일리노이는 브로커가 고객의 디지털자산을 교환·이전·보관하기만 해도 그 자산의 전체 가치에 세금을 매긴다. 이용자가 자산을 팔거나 소유권을 넘기지 않았어도, 이익을 내지 않았어도 세금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인터넷세면세법 위반 주장은 이 지점에서 나온다. 원고 측은 일리노이가 현금·주식·채권·귀금속의 교환·이전·보관에는 같은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소장이 든 예시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민이 금을 은행 대여금고에 보관하면 세금을 내지 않지만 비트코인을 보관 서비스에 맡기면 0.2%를 내야 한다. 오프라인 자산과 온라인·디지털 자산을 차별한다는 논리다.

세무자문업체 BDO USA에 따르면 주 밖에 있는 브로커라도 12개월간 일리노이 고객에게서 10만달러(약 1억 3,800만원, 1달러 1,383원 기준) 이상을 받으면 이 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 거주지 판단은 청구지 정보, 고객 기록, 우편주소, IP 정보 등을 근거로 이뤄진다. 대상 브로커는 일리노이 세입국에 등록하고, 세금을 별도 항목으로 걷어 기록을 남기고, 매달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브로커가 세금을 걷지 않으면 고객이 직접 세액을 산정해 다음 달 20일까지 세입국에 내야 한다.

“이중과세” 우려와 서머 머신저의 경고

통상조항 관련 주장은 이중과세 가능성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소장에 따르면 일리노이는 세금 부과 대상을 주 내 경제활동으로 공정하게 한정하지 않았다. 당국은 고객의 주소, 계정 기록, IP 주소 같은 정보를 근거로 특정 거래가 일리노이에서 일어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원고 측은 다른 주도 같은 거래에 대해 자기 나름의 거주지 판단 기준을 적용할 수 있어, 하나의 이전 거래에 두 개 주가 동시에 세금을 매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리노이 주소를 쓰는 이용자가 다른 주에 머무는 동안 온라인 거래를 마쳤을 경우, 두 주가 비슷한 규정을 적용한다면 서로 충돌하는 과세 주장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리노이는 다른 주에 이미 낸 유사한 세금에 대한 공제 제도도 두지 않았다고 소장은 덧붙였다.

블록체인협회 최고경영자이자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인 서머 머신저(Summer Mersinger)는 “각 주는 혁신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권한에는 헌법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리노이는 디지털 상거래를 차별하고 소비자와 기업에 불확실성을 안기며 빠르게 성장하는 전국 시장을 조각내려 위협하는 새로운 과세 체계를 도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예측시장까지 겹친 일리노이의 압박

가상자산 업계와 일리노이 사이의 갈등은 세금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도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일리노이 법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법이 스포츠 이벤트 계약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주 면허를 요구해 연방법을 위반한다는 주장이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별도로 지난 4월 주 공무원의 예측시장 베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온라인 예측시장과 이벤트 기반 도박형 계약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내부자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었다.

BA와 CCI의 이번 소송, 앞선 디지털챔버의 소송 모두 아직 법원의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두 소송 모두 세금 시행 전 법원 판단을 구하고 있어, 2027년 1월 1일 시행 시점까지 결과가 나올지가 관전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