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민공원 ‘이안’, 모집 신고 취소·인허가 ‘0건’인데 상담 계속…“계약금 어디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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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위키트리 현장 확인…분양관 내부서 방문객 상담 진행
- 건축심의·건축허가·사업계획승인 신청은 여전히 없어
- 전문가 “기존 계약금 보관처·집행 내역 반드시 확인해야”
- 동래 민간임대, 위키트리 취재 시작 뒤 모집 중단·계약금 반환 절차…경찰 수사는 아직 착수 전
더욱이 해당 사업은 현재까지 건축심의와 건축허가, 사업계획승인 신청이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기존 계약자들이 납부한 계약금이 어디에 보관돼 있고 어떤 용도로 집행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키트리는 지난 24일 해당 분양관을 직접 방문해 운영 상황을 확인했다.
분양관 입구 안내자는 취재진에게 상담을 받으러 왔는지를 물은 뒤 상담 목적이라면 방문자 명부에 이름을 적고 기다려 달라고 안내했다. 내부 별도 상담 부스에서는 방문객을 상대로 상담이 진행되는 모습도 직접 확인됐다.
다만 위키트리가 이날 현장에서 신규 계약서 작성이나 계약금 납부 등 실제 신규 계약 체결 장면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다.
부산진구 등에 따르면 해당 협동조합은 지난 1월 20일 조합원 모집 신고를 마쳤다.
그러나 모집 과정에서 관련 법령이 정한 설명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돼 부산진구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후 협동조합 측이 조합원 모집 신고 취소원을 제출했고 부산진구는 지난 7월 29일 모집 신고를 취소 처리했다.
현재까지 부산진구에는 해당 사업과 관련한 건축심의, 건축허가, 사업계획승인 신청이 접수되지 않았다.
조합원 모집 신고 당시 협동조합 측은 민간임대주택 건설 예정지 면적의 80% 이상에 대해 토지 사용 권원을 확보한 것으로 신고했다.
그러나 토지 사용 권원을 확보했다는 사실이 사업부지 전체의 소유권을 확보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건축허가나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이 완료됐다는 뜻도 아니다.
실제 주택 건설이 이뤄지려면 관련 법령에 따른 토지 권원 확보와 건축심의, 건축허가 또는 사업계획승인 등 후속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임대주택 전문가는 기존 계약자들이 납부한 계약금의 보관처와 사용 내역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임대주택 전문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존 계약자들이 납부한 계약금이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해 적정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민간임대 사업장에서는 가입자가 납부한 계약금 가운데 상당액이 분양이나 광고 수수료 등에 집행되면서 정작 사업의 핵심인 토지 확보에 차질을 빚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경우 토지 확보가 늦어지고 인허가에도 영향을 미쳐 전체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가입자와 계약자는 자신이 납부한 돈이 어디에 보관되고 어떤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모집 신고까지 취소된 상황이라면 기존 계약자들은 계약금이 신탁사 등 외부 기관에 보관되고 있는지, 사업 주체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지, 토지 확보와 분양대행·광고·홍보비 등에 각각 얼마가 집행됐는지, 사업 지연 또는 무산 시 반환 조건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부산진구도 사업 예정지 인근에 ‘사업승인 안 된 민간임대주택사업 가입 주의’ 현수막을 설치해 소비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현수막에는 “현재 광고 중인 민간임대주택사업은 부산진구에 사업계획승인 및 건축허가가 접수된 바 없으며, 임의 작성된 건설계획은 언제든 변경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부산진구는 해당 사업 홍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도 요청한 상태다.
다만 공정위의 최종 판단이 나오지 않은 만큼 해당 광고가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하는지 또는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는지는 현재 확정되지 않았다.
동래구 관내 민간임대 사업의 경우 위키트리 취재가 본격화된 뒤 모집이 중단됐고, 모집대행사 측은 기존 계약자들을 상대로 계약금 반환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수사는 아직 본격적으로 착수하지 않은 상태다.
국회도 민간임대주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 보완에 나섰다.
국회는 지난 20일 민간임대주택 입주를 명목으로 신고 없이 투자자나 회원 등 ‘예비 임차인’을 모집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내용의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시민공원 ‘이안’의 경우 모집 신고가 취소된 데다 핵심 인허가 신청도 없는 만큼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제 상담과 모집 행위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기존 계약금은 어디에 보관돼 있고 어떻게 집행됐는지, 토지 권원 확보 상황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필요할 경우 수사기관 역시 모집 과정과 자금 흐름에 위법 요소가 있는지 여부를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는 사업 주체의 위법성을 미리 단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추가 피해 가능성을 차단하고 기존 계약자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다.
사업의 안정성과 실현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분양관 규모나 홍보물이 아니라 실제 토지 확보 상황과 인허가 진행 정도, 계약자들이 납부한 자금의 보관·집행 내역이다.
앞서 위키트리는 부산 동구 자성대공원 인근에서 ㈜수현산업개발 문세인 대표가 추진한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사업을 1년 넘게 추적 보도했다. 해당 사업 역시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면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피해 규모는 약 12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사건은 현재 부산 동부경찰서에서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채 장기 미제로 남아 있다.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거나 무산될 경우 계약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공원 ‘이안’ 사업 역시 계약금 보관과 집행 내역, 토지 확보 및 인허가 진행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