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마지막 주인데, 아직도 이런 일이...사망자 1명 또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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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절반 차지한 사망 원인...단순히 시기만 생각해선 안 되는 날씨 문제

처서가 지나고 8월도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폭염의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온열질환 사망자가 또 발생했다.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는 기대와 달리 8월 마지막 주에도 78세 남성이 폭염 속 밭에서 쓰러져 숨지면서 아직 더위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폭염 대처상황 보고에 따르면 지난 23일 하루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4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명이 숨지면서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는 3656명, 사망자는 33명으로 늘었다.

이번 사망자는 경남 고성에서 발생했다. 밭에 쓰러져 있던 78세 남성을 자녀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해당 피해 현황은 24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8월 하순에 접어든 시점에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올해 무더위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처서는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로 알려져 있지만, 처서가 지났다고 해서 곧바로 폭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24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215개 구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돼 있었다. 폭염경보가 70곳, 폭염주의보가 145곳이었으며 열대야주의보도 89곳에 내려졌다.

이날 최고체감온도는 경남 양산에서 36.4도까지 올랐고, 최고기온은 대구와 경남 창원에서 37.0도를 기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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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 환자는 적은데, 사망자는 더 많아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 수만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는 365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84명보다 328명 감소했다. 그러나 사망자는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사망자는 26명이었지만 올해는 33명으로 7명 많다.

온열질환 발생 규모는 줄었지만 실제 사망으로 이어진 사례는 증가한 셈이다.

연령별로 보면 고령층의 피해가 두드러졌다. 올해 온열질환자는 60대가 687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589명, 80대 이상 488명, 70대 475명 순이었다.

사망자는 80대 이상에서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사망자 33명의 45.5%가 80대 이상이었다. 이어 70대에서 6명, 50대와 60대에서 각각 4명이 숨졌다.

이번 경남 고성 사망자 역시 78세 고령자였다.

고령층은 폭염에 취약한 대표적인 계층이다. 나이가 들수록 체온을 조절하는 신체 기능이 떨어질 수 있고, 더위를 느끼거나 갈증을 느끼는 감각도 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촌에서는 고령자가 밭일이나 농작업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아 폭염에 장시간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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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893명으로 가장 많아…농축수산업 피해도

지역별 온열질환자는 경기도에서 893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이 451명, 경남 310명, 전남·광주 298명, 경북 279명으로 뒤를 이었다.

사망자는 서울과 전북에서 각각 6명, 인천과 경남에서 각각 4명 발생했다.

사람뿐 아니라 농축수산업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24일 기준 폭염으로 신고된 가축 피해는 누적 125만7642마리다. 이날 하루에도 1979마리가 추가됐다. 돼지 7만2188마리, 가금류 118만5454마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신고됐다.

양식어류 피해는 누적 438만7944마리로 집계됐다. 24일 하루 동안에만 26만3372마리가 추가 신고됐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212만5474마리로 가장 많았고 경남 110만6385마리, 충남 45만7827마리, 제주 35만5798마리, 전남 34만2460마리 순이었다.

다만 가축과 양식어류 피해는 신고 기준으로 집계된 수치이며, 최종 피해 규모는 원인 조사 등을 거쳐 확정된다.

정부는 폭염 재난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유지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있다. 취약노인과 고령 농업인 등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대규모 행사장 등에서도 온열질환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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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 지났다고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

처서는 올해 8월 23일이었다. 절기상으로는 가을이 시작되는 시점에 가까워졌지만 실제 날씨는 절기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특히 우리나라의 한여름 더위는 8월 하순에도 이어질 수 있다. 낮 기온이 높을 뿐 아니라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날이 이어지면 몸이 더위에서 회복할 시간이 줄어든다.

더구나 폭염은 단 하루의 높은 기온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높은 기온이 여러 날 이어지면 체온을 낮추고 수분을 보충하는 신체의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

따라서 ‘처서가 지났으니 이제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실제 기온과 체감온도, 폭염특보를 확인하면서 더위가 완전히 물러갈 때까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령자와 어린이, 야외에서 장시간 일하는 사람, 혼자 생활하는 사람 등은 주변에서도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열질환은 정확히 어떤 병일까

온열질환은 더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질환을 통칭한다. 대표적으로 열탈진, 열사병, 열경련, 열실신 등이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열사병이다.

열사병은 우리 몸의 체온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체온이 위험한 수준까지 올라가는 상태다. 심한 경우 의식이 흐려지거나 의식을 잃고, 뇌·간·신장 등 주요 장기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

열탈진은 땀을 많이 흘리면서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피로감, 어지럼증, 두통, 메스꺼움, 근육 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열경련은 더운 환경에서 땀을 많이 흘린 뒤 근육에 경련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팔이나 다리, 복부 등의 근육에서 나타날 수 있다.

열실신은 더운 곳에서 혈관이 확장되고 혈압이 떨어지면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거나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경우다.

이 같은 증상은 처음에는 단순히 ‘더위를 먹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상태가 악화되면 심각한 온열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은 2026년 8월 7일 서울 광화문 거리 / 뉴스1
사진은 2026년 8월 7일 서울 광화문 거리 / 뉴스1

심하게 땀 안 나도 열사병일 수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온열질환이 항상 땀을 많이 흘리는 형태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열사병이 심해지면 피부가 뜨겁고 붉어지면서 땀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다만 땀의 유무만으로 열사병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체온이 높아지고 의식이 흐려지거나 반응이 둔해지고, 이상 행동이나 심한 두통, 경련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위험한 상태를 의심해야 한다.

특히 의식이 저하된 사람에게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해서는 안 된다. 물을 제대로 삼키지 못해 기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온열질환 의심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더운 환경에서 일하거나 활동하던 사람이 어지럽고 심하게 피곤해하거나 두통, 메스꺼움, 근육 경련 등을 호소한다면 우선 시원한 장소로 이동시켜야 한다.

가능하다면 옷을 느슨하게 하고 몸을 식혀야 한다. 의식이 있고 정상적으로 물을 마실 수 있다면 조금씩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의식이 흐려지거나 쓰러진 경우에는 단순한 탈수로 생각하고 기다려서는 안 된다. 즉시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특히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물이나 음료를 먹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구토하거나 기도로 음식물이 넘어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이 갑자기 더운 곳에서 쓰러졌다면 ‘잠깐 쉬면 괜찮아지겠지’라고 기다리기보다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즉시 응급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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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험한 시간대에는 야외활동 피해야

폭염이 이어지는 날에는 한낮 야외활동을 줄이는 것이 기본적인 예방책이다.

논밭이나 공사장처럼 햇빛에 직접 노출되는 곳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한꺼번에 오랜 시간 일하기보다는 중간중간 그늘이나 냉방이 되는 장소에서 쉬어야 한다.

고령자가 혼자 농작업을 하러 나가는 경우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작업 시간과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필요하다. 목이 마를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만 신장이나 심장질환 등으로 수분 섭취를 제한받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의료진이 안내한 수분 섭취량을 따라야 한다.

올여름 온열질환자는 지난해보다 적지만 사망자는 오히려 7명 많다. 특히 전체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가 80대 이상에 집중된 만큼, 더위가 완전히 물러날 때까지 고령층과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을 중심으로 주의를 늦추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