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주사 놓을 때도 위로하면서 해야 덜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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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목소리보다 실제 성과가 개혁의 핵심이라고 주장
이재명 대통령이 개혁을 추진할 때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내세우고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사회적 저항과 반발을 줄이면서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는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개혁을 할 때 목소리를 높이고 선명하게 목표를 높이 세우면 칭찬을 받기는 좋지만, 저항과 반발도 너무 커진다”며 “그러면 목표를 이루기 쉽지 않게 되고, 희생도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실용적이고 실효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개혁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우지만 실제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개혁을 얘기한다. 보통 민주·개혁 진영이 집권을 하면 개혁에 대한 열망이 더 크다”며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혁명적 상황이 지나고 소위 반혁명, 반동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개혁을 추진하려는 정부와 기존 제도나 이해관계를 유지하려는 집단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개혁의 속도나 범위가 예상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개혁은 가죽을 벗긴다는 뜻”
이 대통령은 ‘개혁’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직접 언급하며 사회의 변화를 만드는 일이 개인의 변화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혁은 ‘가죽을 벗긴다’는 뜻”이라며 “개인의 삶을 바꾸는 것보다 사회가 변화하는 건 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데 있어 소위 기득권의 저항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 구성원마다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기존 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는 자연스럽게 반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혁을 추진하는 정부가 목표를 크게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실제 제도 변화까지 이어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개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돌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강조했다.
그는 “주사를 놓을 때도 시간을 두고 위로해가며 놓아야 덜 아프다”며 개혁을 추진하더라도 국민과 이해관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속도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주사를 맞는 것 자체가 필요하더라도 한꺼번에 강하게 진행하면 통증이 커지는 것처럼, 사회적 개혁 역시 필요성을 인정받더라도 추진 방식에 따라 갈등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비유다.
이 대통령은 이를 통해 개혁의 내용뿐 아니라 추진 과정에서의 소통과 설득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개혁 사례 꺼낸 이재명 대통령
이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의료개혁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얼마 전 (지난 정부에서) 의료 개혁 때문에 온 나라가 뒤집어진 것을 국민들이 경험했다”며 “결국은 (개혁을) 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에서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의료개혁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갈등이 이어졌던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의료개혁 과정에 대해서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설득과 접근 방식을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가 들어선 후에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설득도 잘하고 접근도 잘하면서 ‘의료개혁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마찰 없이 의대 정원 증원을 해내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의료개혁처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정책을 추진할 때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보다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접근이 결과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인력 확충과 의료서비스 개선을 둘러싼 정부의 정책 목표와 의료계의 입장이 충돌하면서 상당한 사회적 갈등을 빚었던 사안이다.
이 대통령은 이 사례를 통해 개혁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도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KTX·SRT 통합도 ‘설득’ 사례로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보고된 KTX와 SRT 통합 문제도 언급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보고한 KTX와 SRT 통합에 대해 이 대통령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설득을 잘해서 무리 없이 통합을 이뤄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KTX와 SRT는 그동안 별도의 운영체계로 운영돼 왔다. 두 고속철도 체계를 통합하는 과정에서는 운영 주체와 노선, 철도 서비스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힐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사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관계자들을 설득하면서 큰 충돌 없이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료개혁과 KTX·SRT 통합이라는 서로 다른 정책 사례를 나란히 제시한 것은 개혁의 분야가 달라도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기본 원칙은 비슷하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즉 정책 목표를 제시한 뒤 이를 현실에서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와의 협의와 설득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높은 목소리보다 성과가 중요”
이 대통령은 개혁을 둘러싼 정치적 평가보다 실제 결과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건 높은 목소리나 과장된 자세가 아니다”며 “정말로 겸손하게 많은 사람의 고통을 최소화하며 성과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기반해야 또 다른 변화와 개혁도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개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아무리 크더라도 실제 제도나 사회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개혁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반대로 개혁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와 충분히 소통하고 갈등을 줄이면서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이후 다른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서는 ‘개혁을 해야 한다’는 목표 자체보다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에 대한 접근 방식이 강조됐다.
특히 개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항을 단순히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만 보기보다,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설득하고 조정해야 할 요소로 보는 시각이 드러났다.

강성 지지층 요구와는 다른 접근
이날 발언은 최근 여권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권력기관 개혁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발언에서 특정 개혁 과제나 권력기관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개혁을 추진할 때 ‘선명성’이나 ‘높은 목소리’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개혁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 자체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개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반발과 희생을 줄이면서 실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목소리를 높이고 선명하게 목표를 높이 세우면 칭찬을 받기는 좋지만”이라는 표현을 통해 정치적으로 선명한 입장을 취하는 것과 정책을 실제로 실행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정치권에서 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커질수록 정책의 내용뿐 아니라 추진 방식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이 겪는 고통과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도 반복해서 강조했다.
앞으로 개혁 정책에 어떤 방식 적용될까
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강조한 ‘실용적이고 실효적인 접근’은 향후 정부의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 정책 가운데는 기존 제도와 이해관계가 맞물려 사회적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 적지 않다. 제도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있더라도 구체적인 시행 방법과 시기를 놓고는 의견이 갈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정책 목표를 제시하는 것뿐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갈등을 어느 수준까지 줄이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얼마나 빠르게 만들어낼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이 대통령도 이날 의료개혁과 KTX·SRT 통합을 예로 들면서 바로 이 부분을 강조했다.
결국 이 대통령이 제시한 개혁의 원칙은 ‘더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보다는 ‘실제로 바꾸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을 마무리하면서 다시 한번 “중요한 건 높은 목소리나 과장된 자세가 아니다”며 “정말로 겸손하게 많은 사람의 고통을 최소화하며 성과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기반해야 또 다른 변화와 개혁도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