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오사카 누르고 1위… 공항 직원이 가을마다 몰래 떠나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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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코츠 라멘부터 야타이까지, 후쿠오카 미식 여행의 매력

제주항공 소속 임직원들이 지난해 가을 가장 많이 찾은 해외 여행지가 일본 후쿠오카로 꼽혔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 입국하는 내·외국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 입국하는 내·외국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 연합뉴스

제주항공이 지난해와 올해 임직원의 항공권 탑승 실적 및 예약 데이터를 면밀하게 비교 분석해 '항공사 직원들이 떠난 가을 여행지 톱10' 자료를 25일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동안 집계된 제주항공 임직원의 노선별 항공권 탑승 실적은 총 8700여 건이다. 상위 10개 노선 중 일본 노선이 5개로 절반을 차지했다. 동남아시아 노선은 4개가 포함됐다. 중화권 노선은 1개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뒤를 이었다. 노선별 상세 탑승 실적을 보면 일본 후쿠오카가 1220여 건으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일본 오사카와 도쿄가 후쿠오카의 뒤를 이어 상위권에 올랐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베트남 다낭이 530여 건으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중화권 지역에서는 대만 타이베이가 310여 건의 탑승 실적을 나타내며 상위 10개 노선에 진입했다.

일본의 고즈넉한 소도시인 마쓰야마는 6위를 차지하며 높은 선호도를 입증했다.

다낭과 푸꾸옥 및 나트랑 등 베트남 노선 3곳도 톱10에 고루 포함돼 베트남 여행에 대한 임직원들의 깊은 관심이 확인됐다. 항공사 직원들이 일본 후쿠오카를 가을철 최우선 여행지로 선택한 배경에는 뛰어난 접근성과 다채로운 미식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이나 김해국제공항 등 국내 주요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1시간 10분에서 1시간 20분 안팎으로 후쿠오카 공항에 다다른다. 비행시간이 매우 짧아 주말을 활용한 2박 3일 일정의 여행에 적합하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시내 중심지인 하카타역이나 텐진역까지 지하철로 1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후쿠오카는 일본 내에서도 손꼽히는 미식의 도시다. 진한 돼지 사골 육수로 끓여낸 돈코츠 라멘인 하카타 라멘이 대표적이다. 하카타역 일대와 시내 곳곳에는 하카타 잇코샤, 이치란, 신신라멘 등 유명 라멘 전문점들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소 곱창이나 돼지 곱창을 양배추, 부추와 함께 마늘 육수에 자작하게 끓여 먹는 모츠나베 역시 후쿠오카의 명물 요리다. 모츠나베 전문점인 야마나카 본점 등에서는 된장이나 간장 베이스의 진한 전골 국물에 짬뽕 면을 넣어 마무리하는 식문화가 발달했다. 명란젓을 이용한 미식 경험도 다채롭다. 니시나카스에 위치한 원조 멘타이주 전문점은 따뜻한 밥 위에 다시마로 감싼 명란을 올려내는 메뉴로 수많은 관광객을 모은다. 토막 낸 닭고기를 뼈째 푹 삶아 폰즈 소스에 찍어 먹는 닭전골 요리인 미즈타키도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고급 향토 음식이다. 밤이 되면 나카스 강변과 텐진 거리 일대에 형형색색의 포장마차인 야타이가 줄지어 들어선다. 야타이에 앉아 야키토리나 오뎅을 사케와 함께 즐기는 밤 풍경은 후쿠오카 특유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구글맵

후쿠오카는 풍성한 먹거리 외에도 역사와 휴식이 어우러진 명소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학문의 신 스가와라 미치자네를 모시는 다자이후 텐만구는 도심에서 전철을 타고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역사 유적지다. 시험 합격을 기원하는 참배객들의 발길이 사시사철 이어지는 곳이다. 신사 입구의 황소 조각상 머리를 쓰다듬으면 지혜를 얻는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참배길 상점가에서는 팥 앙금이 들어간 명물 구운 떡 우메가에모찌를 판매한다. 건축가 쿠마 켄고가 격자무늬 목조 구조로 설계한 다자이후 텐만구 스타벅스 매장도 건축적 볼거리를 제공한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오호리 공원은 거대한 호수를 둘러싼 산책로가 조성된 시민들의 휴식처다. 공원 내에는 후쿠오카시 미술관과 전통 일본 정원이 들어서 있어 문화와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오호리 공원 인근 마이즈루 공원에는 후쿠오카 성터가 남아 있어 계절마다 운치 있는 풍경을 자아낸다.

모츠나베 자료사진. / john901-shutterstock.com
모츠나베 자료사진. / john901-shutterstock.com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대형 복합시설 캐널시티 하카타는 건물 중앙을 흐르는 인공 운하와 분수 쇼로 유명하다. 캐널시티 하카타 5층에 자리한 라멘 스타디움에서는 일본 전역의 소문난 라멘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해안가에 서 있는 234미터 높이의 후쿠오카 타워는 123미터 지점의 전망대에서 시내 전경과 하카타만을 한눈에 조망하는 장소다.

후쿠오카 타워 바로 앞에는 인공 백사장과 유럽풍 건물이 어우러진 모모치 해변공원이 위치해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카타의 수호신을 모시는 구시다 신사는 매년 7월 열리는 유명 축제인 기온 야마카사에서 사용되는 대형 가마를 연중 전시한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선종 사찰 중 하나인 도초지에는 10.8미터 높이에 달하는 목조 대불인 후쿠오카 대불과 5층 탑이 웅장한 자태를 자랑한다. 보스 이조 후쿠오카 건물 내에 들어선 팀랩 포레스트 후쿠오카는 화려한 디지털 아트 체험을 제공한다. 19세기 유럽 거리 풍경을 모티브로 조성된 텐진 지하상가는 비가 오는 날에도 편안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대규모 지하 상업지구다. 실물 크기의 뉴 건담 입상이 서 있는 라라포트 후쿠오카는 쇼핑객들과 애니메이션 팬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았다.

배를 타고 선착장에서 10분만 이동하면 닿는 노코노시마 섬 공원에서는 계절별로 펼쳐지는 꽃밭과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일본 소도시 마쓰야마와 동남아 및 중화권 목적지들도 임직원들의 많은 선택을 받았다.

6위에 오른 마쓰야마는 3000년 역사를 지닌 도고 온천이 위치한 지역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배경 모델로 알려진 도고 온천 본관과 레트로한 봇찬 열차가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산 정상에 우뚝 선 마쓰야마성 천수각에 오르면 세토 내해의 풍경이 펼쳐진다. 에히메현의 특산물인 귤을 활용해 수도꼭지를 틀면 귤 주스가 나오는 이색 체험 공간도 공항과 시내에 설치돼 있다.

베트남 다낭 자료사진. / ST_Travel-shutterstock.com
베트남 다낭 자료사진. / ST_Travel-shutterstock.com

베트남 다낭은 미케 해변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호이안 구시가지가 가까워 휴양과 관광을 병행하기에 적합하다. 나트랑은 맑은 기후와 해양 스포츠 및 빈원더스 테마파크를 갖추고 있다. 푸꾸옥은 프라이빗한 리조트 단지들이 조성돼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여행객들을 불러모은다. 대만 타이베이는 국립고궁박물관과 타이베이 101 전망대 및 스린 야시장 등 풍부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한다. 융캉제의 샤오롱바오와 지우펀의 붉은 홍등 거리는 타이베이 여행의 핵심 코스다. 엔화 약세가 장기화하면서 올해 가을에도 일본 노선의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9월부터 11월까지의 임직원 항공권 예약 현황을 보면 지난해와 유사한 노선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상위 톱10 노선 중 일본 노선은 6개로 늘어났다. 올해 오키나와 노선은 8위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오키나와는 츄라우미 수족관, 아메리칸 빌리지, 만좌모 등 이국적인 자연과 상업 시설을 갖춘 휴양지다. 인도네시아 발리 노선도 상위 10개 노선에 새롭게 진입하며 휴양지 노선의 순위 상승이 두드러졌다. 발리는 우붓의 열대 우림과 스미냑의 비치 클럽, 짐바란의 석양 해산물 바비큐 등으로 유명한 고급 휴양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