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난의 결말은...” 20년 넘게 '명탐정 코난' 지켜온 두 주인공, 성우 강수진·김선혜를 만나다
작성일
[인터뷰] '명탐정 코난'의 뿌리, 강수진·김선혜 성우를 만나다
“오랜 시간 한국어 더빙 사랑해 주셔서 감사”
"몸은 작아졌어도, 두뇌는 그대로. 불가능을 모르는 명탐정. 진실은 언제나 하나!"

‘명탐정 코난’은 연재 시작 이래 단순히 만화책의 인기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팬덤을 형성하며 장기 흥행의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매주 연재되는 에피소드마다 화제를 모으는 것은 물론, 수십 년간 변함없는 인기를 유지하며 대중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대단한 작품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고등학생 탐정 남도일(쿠도신이치)이 의문의 약을 먹고 어린아이로 어려진 후,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여러 가지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 이야기다. 다양한 사건이 등장하지만, 서사의 핵심은 코난이 원래의 모습인 고등학생 탐정 남도일로 돌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에 있다. 자신을 아이로 만든 ‘검은 조직’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마찬가지로 어려진 장미와 함께 보이지 않는 적을 쫓는 추격전은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장기 흥행하는 만화는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서사가 부실해지거나, 긴장감이 떨어지는 등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코난은 다르다. 매번 기상천외한 추리와 사건이 벌어지며 팬들을 놀라게 하고, 조직의 실체에 조금씩 다가가는 치밀한 복선 설계는 작품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명탐정 코난’의 29번째 극장판 ‘명탐정 코난: 하이웨이의 타천사’

매번 팬들의 과몰입을 유발하는 코난 극장판이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지난 12일 개봉한 ‘명탐정 코난: 하이웨이의 타천사’는 무려 ‘명탐정 코난’의 29번째 극장판이다. ‘원피스’, ‘블리치’ 등 수많은 장기 연재 만화가 존재하지만, 극장판만 29편을 선보인 작품은 ‘명탐정 코난’이 유일무이하다. 이번 29번째 극장판은 일본 현지 개봉 당시 역대 시리즈 중 최단기간 관객 수 돌파 기록을 갈아치우며 화려한 성적표를 받았고, 그 열기는 한국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작품은 의문의 오토바이 ‘루시퍼’가 도심 곳곳을 습격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담았다. 영화는 지난 12일 개봉 직후부터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며 놀라운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는데, 단순히 사건 해결에 그치지 않고 캐릭터 개개인의 서사를 깊이 있게 다뤄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코난 극장판에는 기본적으로 주인공 코난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각 에피소드마다 진주인공들이 함께 등장한다. 이번에는 단연 치하야 형사가 크나큰 활약을 펼쳤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쏟으며 오토바이 액션을 선보이는 걸크러쉬 모먼트부터,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 하기와라 켄지를 그리워하며 애틋해하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까지. 이번 극장판은 치하야 형사를 위한 영화라고 봐도 될 정도였다.

시리즈 팬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는 캐릭터, 하기와라 켄지와 마츠다 진페이 형사 또한 이 극장판의 진주인공들이다. 두 사람은 형사기동대 폭발물 처리반 출신으로, 과거 작중에서 안타깝게 순직했던 인물이다. 이번 극장판의 주요 인물인 하기와라 치하야의 동생 켄지는 과거 폭탄을 제거하던 중 범인의 함정에 빠져, 동료에게 힌트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후 그의 친구이자 동료인 마츠다 또한 몇 년 후, 똑같은 범인에게 같은 수법으로 목숨을 잃게 된다.
특히 마츠다가 동료 형사에게 폭탄의 위치가 담긴 힌트와 함께 남긴 애정 어린 메시지는 팬들 사이에서 눈물 버튼으로 유명하다. 항상 티격태격하던 동료를 향해 "사실 당신을 꽤나 좋아했어"라는 마음 아픈 고백을 남긴 이 장면은 마츠다의 아련한(?) 미모와 어우러져 여전히 덕후들 사이에서 ‘단명한 미인’이라는 밈으로 회자된다. 이미 널리 알려진 미인박명(?) 캐릭터인 ‘원피스’의 에이스처럼, 마츠다 진페이도 그렇게 불리고 있는 것.

시리즈 내에서 분량이 그렇게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기 많은 두 캐릭터의 과거 서사가 더 깊게 다뤄진 이번 극장판에 팬들의 기대가 쏠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여기에 규모감 있는 도심 카체이싱 액션과 숨 막히는 폭탄 해체 시퀀스는 극장의 대형 스크린으로 보기에 부족함 없는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명탐정 코난’의 중심, 어린 시절 추억을 부르는 ‘한국어 더빙’
기자 또한 지난 주말 ‘하이웨이의 타천사’ 더빙판을 관람하기 위해 잠실 롯데월드몰을 찾았다. 오후 3시, 주말임을 감안해도 더빙판 상영관은 관객들로 꽉 차 있었고, 고등학생부터 어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렇게 수많은 팬들이 사랑하는 캐릭터 뒤에는 한국 더빙 역사에 남을 명연기가 있다. 무려 30년 가까이 코난을 맡아온 김선혜 성우와, 쿠도 신이치(남도일) 역의 강수진 성우가 그 뒤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두 사람은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성우이자, 성우 팬들을 넘어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베테랑들이다. 단순히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목소리를 입히는 것을 넘어, 한 세대의 유년 시절과 청춘을 함께 호흡해 온 이들의 존재는 그 자체로 ‘명탐정 코난’이라는 거대한 세계관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뿌리다.
수십 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단 한 번도 흔들림 없이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년들의 자리를 지켜왔다. 세월이 흘러 관객들은 나이를 먹어 어른이 되었지만, 극장가 스크린 속에서 울려 퍼지는 두 사람의 목소리는 마법처럼 우리를 다시금 텔레비전 앞 아이였던 시절로 되돌려놓는다. 완벽한 싱크로율을 넘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성우들 덕분에 코난은 장수 만화를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명작으로 우리 곁에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
강수진·김선혜 “계속 넓어지는 세계관…코난의 장기 흥행 이유는”

- 이번 극장판 '명탐정 코난: 하이웨이의 타천사'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첫인상과 소감이 궁금합니다.
김선혜 성우: 대본을 받으면 '이번엔 연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하는 고민이 가장 먼저 들어요. 이 정도 톤으로 가야 하는구나 감을 잡고 파악하는 게 우선이죠. 이번 작품은 사건이 해결되어 가는 과정에서 경찰기동대 이야기가 깊이 있게 다뤄지는데, 마지막에 정말 뭉클하더라고요. 시사할 때 대사만 뽑아서 집중해서 보다가, 나중에 극장에서 전체적인 흐름과 함께 파악하면서 보니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강수진 성우: 쿠도 신이치는 이번 작품에서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오히려 조금 더 객관적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전체 흐름을 볼 수 있었어요. 물론 시사용이라 워터마크가 찍혀 있어서 화질이나 몰입감이 살짝 아쉽긴 했지만요. 무엇보다 오랜만에 주인공이 여성이고 주요 캐릭터들이 여성으로 활약한다는 점이 신선했어요. '하기와라 치하야'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더 멋있게 돋보이게 할 수 있을지, 감독님들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 코난은 워낙 서사가 방대한 작품인데, 극장판 더빙 전에 예전 회차들의 기억은 다 살려서 연기하는 편인가요?
김선혜 성우: 코난 극장판은 이전에 방송됐던 회차를 보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되죠. 서사를 다 알고 가면 한 대사 한 대사 떡밥을 찾아내는 재미가 정말 커요!
하지만 저도 기억이 가끔 안 날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티비 시리즈나 만화책까지 싹 다 찾아서 복기하고 녹음실에 들어가죠. 올해 극장판은 경시청이나 관련 회차들이 워낙 유명해서 기억을 다 하고 있었고, 최근까지 TV 시리즈를 계속 해오고 있어서 흐름을 잡기가 훨씬 수월했어요.

김선혜 성우: 역시 클라이맥스에서 시한폭탄을 해체하는 그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죠. 코난이 축구공을 찰 때 앞에 있는 기체의 문까지 와르르 부서져 나가는 스펙터클한 연출은 극장에서 꼭 보셔야 해요.
강수진 성우: 코난이 "끝이다"라고 말하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는 순간, 란이 나타나 오토바이 헬멧을 내리치며 시원하게 판을 뒤집는 장면을 꼽고 싶어요. 그때 정말 코난의 목숨이 끝장나는 줄 알았습니다. (웃음)
- 코난은 어린아이면서도 탐정이기도 한데, 연기할 때 감정선을 어떻게 표현했나요?
김선혜 성우: 코난이 어른들 앞에서 애교를 부릴 때는 한없이 귀엽다가도, 추리할 때는 세상 날카롭고 화려하게 변하죠. 코난이 추리 대사가 엄청 길거든요. 귀여울 때는 귀엽게 하고, 추리할 때 그 긴 대사를 한 자도 흐트러짐 없이 똑바로, 냉정하면서도 차갑게 설명하려고 노력해요.
또한 코난은 누군가를 구해야 할 때는 완전히 달라져요. 저번에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에서 "반드시 하이바라를 구하러 갈 테니까"라고 외쳤던 것처럼, 이번 폭탄 해체 장면에서도 치하야 형사에 대한 깊은 신뢰와 '사람을 구하는 데는 이유가 없다'는 쿠도 신이치의 뜨거운 감정이 폭발하죠. 냉철한 추리력과 인간적인 따뜻함이 공존하는 게 코난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강수진 성우: 맞아요. 결국 코난과 쿠도 신이치의 원형은 원래 셜룩 홈즈에 있어요. 감정보다는 이성이 앞서는 T 모먼트가 강하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사람을 구해야할 때는 무조건 구해야 한다’는 쿠도 신이치의 신념 덕분에 인간미 넘치는, 인류애 넘치는 성격이 나올 수있는 것이라고 봐요.

강수진 성우: 분량이 적으면 난이도 자체는 복잡하지 않지만, 그만큼 스쳐 지나가듯 대충 넘어가면 절대 안 돼요. 비주얼적인 액션이 쏟아지다 보니 신이치의 분량이 줄어들지만 결국 코난의 원래 정체는 쿠도 신이치잖아요? 결정적인 단서나 힌트를 탁 던져주고 코난에게 바통을 넘길 때의 그 느낌이 아주 강렬해야 해요. 대사가 적은 만큼 에너지를 꽉 응축해서 밀도를 엄청나게 높여야 한답니다.
- 더빙할 때 성우분들 녹음은 따로 진행하시나요?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강수진 성우: 항상 따로 녹음해요. 아주 세밀하게 호흡을 맞춰야 하고 화면 크기에 맞춰 가기 때문에 단 1초의 오차도 나면 안 되거든요. 다른 성우분들과 동시에 들어가면 기술적으로 믹싱을 할 때 대사가 겹치는 등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 분씩 꼼꼼하게 따로 작업한답니다.
김선혜 성우: 맞아요. 코난은 워낙 대사량이 많기 때문에 늘 혼자 녹음을 해왔어요. 오리지널 일본판의 느낌이나 톤들을 참고하면서, 우리 정서에 맞는 김선혜만의 코난을 만들기 위해 집중합니다.

김선혜 성우: 예전과 비교하면 제 목소리도 조금은 변했지만, '코난'이라는 캐릭터와 함께 저도 같이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목소리 톤이 얇고 연약했다면, 연기를 거듭할수록 캐릭터의 '성격'을 머릿속에 꽉 담고 그 내면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목소리 자체의 음색보다는 캐릭터의 성격과 감정을 매 순간 다르게 담아내려고 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겠네요.
강수진 성우: 신이치는 제 원래 목소리와 가장 흡사해요. 목소리 관리라기보다는 신이치 특유의 성격과 뉘앙스에 맞춰 말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것 같아요. 오랫동안 해오다 보니 세대에 따라 연기 트렌드나 언어 트렌드가 조금씩 바뀌기도 해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려 꾸준히 노력하고 있답니다.
- 매년 극장판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정말 드문데, 코난이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선혜 성우: 1년마다 꾸준히 극장판이 나오면서 단순한 추리물에 머무는 게 아니라, 세계관이 거대하게 확장된다는 점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코난뿐만 아니라 치하야, 경찰기동대, 검은 조직, 어린이 탐정단 등 주변 캐릭터들 모두가 살아 숨 쉬잖아요. 이 방대한 세계관이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기 때문에 사랑받는 것 같아요.
강수진 성우: 메가 히트 한 번으로 반짝하는 게 아니라, 탄탄한 고정 팬층을 유지하면서 30~40대까지 세대를 꾸준히 확장해 온 스테디셀러라는 점이죠. 투니버스 시절부터 함께해 준 시청자들의 추억과 향수를 계속 채워주면서, 어려서부터 봐온 팬들이 결말을 궁금해하며 끝까지 함께해 주시는 덕분이에요.

김선혜 성우: 단연 '치하야 형사'로 기억될 것 같아요! <명탐정 코난: 순흑의 악몽>의 큐라소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멋진 여성 캐릭터들의 뒤를 이어, 이번 작품의 치하야는 정말 독보적이고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로 오래 기억에 남을 거예요.
강수진 성우: 저도 동감이에요. 치하야라는 매력적인 경찰 캐릭터가 멋지게 등장해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겁니다. 코난 외에도 다른 주연 캐릭터들이 빛나는 멋진 작품이에요.
코난의 역사를 함께한 강수진 성우와 김선혜 성우

강수진 성우: 오디션이 보편화되기도 전인 KBS 시절에 캐스팅되었어요. 그때는 이렇게까지 장수할 줄은 상상도 못 했죠! (웃음)
김선혜 성우: 저는 KBS 방영 이후 5년 정도 지나서 투니버스판으로 합류했어요. 당시 이미 일본에선 500편가량이 진행된 상태라 프리랜서가 된 지 얼마 안 된 저에게는 기대와 설렘도 있지만 '어떻게 내가 코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더 컸던 거 같아요. KBS 시즌1은 다른 성우님이 하셨고, 투니버스에서 시즌2부터 제가 합류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네요. 강수진 선배님만 정말 거의 유일하게 처음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주고 계신 거예요.
- 20년 넘게 세월이 흐른 걸 가장 크게 실감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강수진 성우: 인터뷰어 기자님을 볼 때가 가장 세월이 실감나죠 (웃음). "저 투니버스 세대예요"라고 말씀하실 때마다요. 극장에 가면 이제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들 뿐만 아니라 20대•30대 성인이 된 팬분들이 "어릴 때부터 봤어요"라고 해주실 때 정말 감회가 새롭고 감사해요.
최근에는 지인 중에 50대 이사님이 20대 때부터 봤다고 하셨고, 이제 자녀 분과 함께 본다고 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 긴 세월 동안 코난으로 살아가며 성우로서 가장 변화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선혜 성우: 프리랜서 성우가 되고 나서 처음엔 정말 힘들었지만, 어디를 가나 당당하게 제 대표작이 '코난'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가장 큰 변화예요. 벌써 23년째 코난과 함께하고 있는데, 제 성우 인생의 대부분을 코난과 함께 보낸 셈이죠. 무엇보다 '김선혜'라는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릴 수 있게 해 준, 제게는 정말 소중하고 커다란 작품이에요.
김선혜 성우: 저는 '베르무트'요! 기회가 된다면 베르무트 같은 역할을 다시 한번 꼭 해보고 싶어요. 하이바라도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지만, 그 차갑고 냉정한 모습을 감히 제가 해볼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아, 그리고 코난 세계관 안에서 '범인' 역할도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웃음)
강수진 성우: 저는'한자와 씨'요. 사실 신이치만큼 꿀인 캐릭터가 세상에 없거든요. (웃음) 남도일 외에는 더 탐나는 역할이 있을 수가 없어요. 대사가 워낙 적어서 상대적으로 편하고 꿀 같은 혜택을 받은 캐릭터니까요. 그래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꼽자면 '모리 코고로(유명한 탐정)'예요. 소년 역이 아니라 중년 역이라면 유명한 탐정처럼 인간미 넘치는 허당 캐릭터를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김선혜 성우: 극장판 중에서는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코난이 평소의 냉철한 모습과 달리, 완벽하게 감성적인 'F'의 면모를 폭발시키며 하이바라를 구해내는 과정이 정말 인상적이었거든요. 특히 "네 운명에서 도망치지 마"라며 널 어떻게든 구해주겠다는 뉘앙스로 하이바라에게 내뱉던 대사나, 팬들이 정말 사랑해 주는 "기억이 아니에요, 추억이에요" 같은 대사들을 연기할 때 정말 뭉클하고 쾌감이 돋았어요.
강수진 성우: 저는 한 가지만 딱 꼽는 걸 원래 잘 못 하긴 하지만(웃음), 전체 시리즈 중에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건 과거 <루팡 3세>와의 콜라보레이션이었어요. 두 거대한 작품의 캐릭터들이 만나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고, 서로 위로를 받으며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던 그 과정이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그리고 코난 본편 중에서는 역시 수족관 사건에서 신이치가 상어의 습성에 빗대어 탐정의 정의를 내리던 장면이 기억에 남네요. 사람이 사람을 구하는 데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남도일의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긴 최고의 명장면이죠.

강수진 성우: 그럼요. 내용 자체도 흥미진진하지만, 무엇보다 신이치의 실체가 직접 등장하고 란과의 러브라인이 본격적으로 구체화되는 에피소드라 팬분들이 뜨겁게 반응해주실 수밖에 없었죠. 툴툴거리는 츤데레 신이치가 란과 어렵게 밀당을 끝내고 가까워지는 빅벤 고백 장면 같은 순간들은 저희에게도, 팬들에게도 절대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에요.
- 두 분이 생각하시는 코난의 결말은?
강수진, 김선혜 성우: 결국엔 신이치로 완전히 돌아와서 검은 조직을 소탕하고, 란과 결혼해서(웃음) 다시 평화롭게 탐정 일을 하는 거 아닐까요? 물론 아슬아슬하고 긴장감 넘치는 이 과정이 너무 재밌기 때문에 팬분들도 오래오래 이 여정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오랜 시간 '명탐정 코난'을 사랑해주는 팬분들께 따뜻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선혜 성우: '명탐정 코난'을 온 마음으로 아껴주시고 그 추억 속에 함께 살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자막으로 보시는 분들도 많지만, 지금까지도 더빙판에 보내주시는 뜨거운 애정과 성원이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도 우리 추억과 함께 멋지게 성장해 나가는 더빙판 코난을 많이 사랑해 주세요!
강수진 성우: 공교롭게 메인 캐스트 중에서 맨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저 혼자 남았네요(웃음). 그만큼 어깨가 무겁지만, 시리즈가 지속되는 한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사랑만큼 오래오래 건강하게 제 목소리를 지켜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원작을 정서적으로 훨씬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는 건 역시 더빙의 묘미라는 확신이 있어요.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친구들부터 청년들까지 모두 오랫동안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열심히 달릴 테니 한국어 더빙 많이 사랑해주시고, '명탐정 코난: 하이웨이의 타천사'에도 아낌없는 성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