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그러워서 입맛이 뚝”… 손님들 경악하게 만든 'AI 괴식 메뉴판'의 정체
작성일
AI 음식 사진의 비현실적 질감, 소비자 신뢰 추락
캐나다의 한 한식당이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것으로 보이는 음식 이미지를 메뉴판에 사용한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SNS에는 캐나다의 한식당에서 촬영한 메뉴판 사진과 함께 "너무 충격적인 AI 생성 메뉴판을 보고 왔다"는 내용의 글이 지난 21일 올라왔다. 캐나다에 거주한다고 밝힌 작성자 A 씨는 현지 한식당에서 촬영한 메뉴판 사진을 공유했다.
공개된 메뉴판에는 냉면과 막국수, 모둠튀김 등 음식 이미지가 담겼다. 실제 음식 사진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비현실적인 모습이었다. 특히 냉면 면발이 지나치게 규칙적이고 일정한 형태로 표현된 데다 한 가닥씩 선명하게 구분돼 AI 생성 이미지 특유의 이질감이 두드러졌다.
A 씨는 "같이 간 친구는 보기만 해도 속이 메슥거린다고 하더라"며 "흐린 눈으로 메뉴를 고른 뒤 메뉴판을 엎어놨다"고 전했다. 이어 "외계 문명이 상상한 지구 음식 같았다"며 "특히 모둠튀김은 곤충알처럼 보여 가장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A 씨는 해당 식당이 예전부터 있었던 곳이고 맛도 나름 보장된 곳이라 무시하고 먹었다고 밝혔다. 처음 보는 새 가게였다면 바로 걸어 나왔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글 리뷰를 통해 과거 메뉴판을 찾아낸 사진도 함께 공개하며 "예전 메뉴판은 소담하고 정갈해서 더 눈물 난다"고 적었다.
이를 본 다른 이용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음식이 징그러워서 입맛이 뚝 떨어진다", "메뉴 사진도 AI로 만든 걸 보면 후기로 AI를 안 썼겠느냐", "저런 메뉴판이 있는 식당에는 가고 싶지 않다", "실제 음식에 자신이 없어서 AI 이미지를 넣은 것처럼 느껴진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한 이용자는 "저런 음식이나 광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람들도 기술이 필요하다"며 "그냥 싸다고 저런 이상한 그림을 쓰기 시작하면 결국 저런 걸 찍을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 사라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소비자들이 AI로 생성한 음식 이미지에 특히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은 실제 음식에서는 보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질감이다. AI가 만든 이미지에서는 밥알이나 깨처럼 작은 요소가 지나치게 또렷하게 표현되거나 표면에 비슷한 무늬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메뉴판 사진은 소비자가 음식의 맛과 양을 가늠하는 정보인 만큼, 실제와 지나치게 다른 이미지를 사용하면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AI 생성 음식 이미지를 둘러싼 문제는 단순한 시각적 취향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옥스퍼드대학교의 한 연구에 따르면 AI가 생성한 음식 이미지는 실제 음식보다 더 맛있어 보이도록 만들어지는 동시에, 실제보다 더 칼로리가 높아 보이도록 감자튀김을 추가하거나 양을 더 크게 표현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찰스 스펜스 교수는 이런 이미지가 소비자에게 음식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를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적 규제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메뉴에 AI 생성 음식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을 직접 금지하는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다만 허위 광고에 관한 소비자 보호법은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어, 고객이 메뉴 사진과 실제 받은 음식이 현저히 다르다고 주장할 경우 민원이나 규제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메뉴가 자주 바뀌는 소규모 식당이나 카페일수록 사진 촬영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기 위해 AI 이미지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음식 종류와 구도, 분위기만 입력하면 짧은 시간 안에 그럴듯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AI로 만든 이미지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실제 음식처럼 보이도록 사용할 경우, 소비자는 이를 과장 광고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