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벌어진 전처 살해 사건…용의자는 전직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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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유력 용의자로 특정…사건 발생 5시간여 만에 검거
경찰, CCTV 토대로 이동 경로 추적…정확한 범행 동기 조사 중
제주에서 이혼한 전처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관이 사건 발생 수시간 만에 경기도에서 붙잡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25일 오전 0시 30분께 50대 여성 A 씨를 살해한 혐의로 남편이자 전직 경찰관인 B 씨를 경기도 모처에서 검거했다. B 씨는 전날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주거지에서 A 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24일 오후 7시께 집 안에서 피를 흘린 채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숨진 채 발견된 뒤 B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소재 파악에 나섰다. 범행 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인하며 B 씨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고 이후 경기 구리시의 한 숙박업소에서 B 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B 씨는 현재 범행 자체를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이틀 전 이미 실종 신고…“죽고 싶다” 메모 남겨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범행 이틀 전인 지난 22일 서울에서 실종 신고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B 씨가 “죽고 싶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메모를 남기고 사라지자 가족이 서울 중랑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랑경찰서는 B 씨가 자주 방문하는 경기도 지역을 관할하는 경기북부경찰청 구리경찰서에 수색 공조를 요청했다. 이어 범행 당일인 24일 오전에는 이혼 소송 중인 아내 A 씨가 거주하는 서귀포 지역을 관할하는 서귀포경찰서에도 수색 공조 요청이 전달됐다.
서귀포경찰서 관할 파출소 직원들은 이날 오전 8시께 공조 요청을 받은 뒤 A 씨의 주거지를 찾았다. 현관 벨을 누르고 경찰차 사이렌까지 울렸지만 집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24일 오전 8시께 수색 공조 요청이 들어온 직후 관할 파출소 직원들이 A 씨 집을 방문해 현관 벨을 누르고 경찰차 사이렌을 울리는 등 조치를 했지만 집 안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후 오후에 다시 A 씨의 집을 찾았다. 두 번째 방문 과정에서 유리창이 깨진 모습을 확인한 뒤 내부를 수색했고 집 안에서 숨져 있는 A 씨를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색 공조했지만 소재 파악 못 해…초기 대응 도마
이번 사건은 B 씨가 이미 실종 신고된 상태에서 경찰이 그의 소재를 추적하고 있었음에도 범행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초동 대응을 둘러싼 지적이 나온다. 서울과 경기 구리, 제주 서귀포 등 여러 지역 경찰 사이에 수색 공조까지 이뤄졌지만 B 씨가 제주로 이동해 아내가 있는 주거지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그의 정확한 소재나 이동 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B 씨가 이혼 소송 중인 아내와 별거하고 있었다는 점까지 수색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범죄 가능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살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찰이 24일 오전 A 씨의 집을 한 차례 방문했지만 내부에 진입하지 않은 채 돌아갔고 수시간 뒤 다시 찾았을 때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에서는 장미란 씨 등 장기 실종 사건이 허위 종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종 신고 초기 대응과 관리 체계가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실종 신고된 B 씨가 제주까지 이동한 뒤 범행을 저지른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의 실종자 추적과 공조 체계가 다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서 6년가량 경찰 근무…지난해 서울로 이주
B 씨는 과거 제주에서 약 6년 동안 경찰관으로 근무한 뒤 퇴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지난해 서울로 거주지를 옮겨 A 씨와 별거 생활을 해왔으며 현재 두 사람은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 씨가 이혼 소송 과정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동기를 확인하고 있다. B 씨를 제주로 압송한 뒤 범행 전 행적과 A 씨의 집을 찾아간 경위, 흉기 준비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범행 전 B 씨의 이동 경로를 다시 확인하고 수색 공조가 이뤄진 뒤 각 경찰서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B 씨가 실종 신고 이후 언제 제주로 이동했는지와 범행 전까지 어디에 머물렀는지 등 구체적인 행적도 수사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