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만에 시신 4구 수습… 성인 실종 사각지대가 낳은 제주 골든타임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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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실종자를 가출인으로 분류하는 경찰 규칙 개선 요구 제기

제주특별자치도 일대에서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단 사흘 만에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4구가 연이어 발견되면서 지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 중 2명은 동일한 경찰 수사관이 최초 실종 신고 접수 당시 임의로 사건을 허위 종결했던 것으로 드러나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치매 환자와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강화와 더불어 성인 실종자를 가출인으로 분류하는 경찰 규칙의 개선 요구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관할 지자체인 제주도는 폐쇄회로(CCTV) 영상 보존 기간 연장 및 인공지능(AI) 연안 감시체계 확충과 함께 자치경찰위원회와 공조해 실종 사건 처리 전반을 점검하는 검증체계 마련에 나섰다.
경찰과 해양경찰 당국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 46분께 지난 5월 최초 실종 신고가 접수됐던 37세 장미란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수색 인력에 의해 발견됐다.
장씨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그가 머물던 장기 투숙 숙소 인근으로 실종 104일 만에 주검으로 돌아왔다.
당초 장씨 사건은 최초 신고 접수 당시 담당 경찰관이 허위로 사건을 종결 처리해 수색이 이뤄지지 않고 방치됐다.
이후 지난달 가족 등에 의해 재신고가 이뤄진 뒤에야 경찰의 뒤늦은 수색이 재개됐다.
같은 날 오전 9시 35분께에는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한 계곡 인근에서 경찰에 실종 신고가 접수됐던 또 다른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돼 당국이 시신 수습과 신원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3일 오전 3시 4분께는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인근 해상에서 70대로 추정되는 남성 A씨가 사망한 상태로 발견돼 119 소방당국에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제주해양경찰서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발견 전날인 지난 22일 제주동부경찰서에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일대에서 60대 남성도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은 지난달 2일 실종 신고가 접수됐으나 장씨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이 유사한 수법을 동원해 허위로 종결 처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실한 대응으로 방치되다 이달 21일 가족에 의해 재신고된 후 수색 중 사망 상태로 발견됐다.
제주 지역에서는 신변 비관으로 인한 단순 연락 두절 사례 외에도 지적장애 및 자폐성 장애인과 치매 환자의 실종 사건이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행정 및 치안 당국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 내 장애인과 치매 환자의 실종 발생 건수는 2023년 291건에 달했으며 2024년 264건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269건이 발생했고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말까지 누적 135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장애인과 치매 환자를 비롯한 고령자와 취약계층 등 실종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한 복지 체계 강화 등 사회적 안전망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18세 이상 성인의 실종 신고가 접수될 경우 이를 단순 가출인으로 접근해 처리하는 현행 경찰의 업무 처리 규칙을 시급히 개선해 사건 초기부터 체계적인 수사와 적시 대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실종 사건 부실 대응 논란과 관련해 제주도는 관내 실종자 발생 시 수색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자체적인 후속 조치와 시스템 정비에 착수했다.
지자체는 공공 목적의 폐쇄회로 영상 보존 기간을 기존보다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연안 감시체계 장비도 조속히 확충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제주도 자치경찰위원회와 긴밀하게 공조 체계를 구축해 최근 경찰에서 종결 처리된 실종 및 위기 사건 전반을 원점에서 다시 살피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일선 현장의 수사 담당자 개인이 자의적인 판단을 내려 사건을 부실하게 종결 처리하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다중 검증체계를 조속히 마련하도록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
한편 경찰청 통계 및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현행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18세 미만 아동이나 지적장애인 및 치매 환자에 대해서만 수색 의무와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18세 이상 일반 성인은 실종자가 아닌 가출인으로 분류된다. 가출인은 범죄 혐의점이 입증되지 않는 한 영장 없는 위치 추적이나 금융 정보 조회가 불가능하다.
국회 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발생하는 6만건 이상의 성인 가출 신고 중 다수가 법적 권한의 한계로 인해 골든타임 내 수색이 지연되고 있다.
제주소방안전본부 통계에서도 제주도의 험준한 지형 특성상 숲이나 계곡 등에서 실종 사고 발생 시 초기 72시간 이내에 수색망을 좁히지 못하면 생존 발견 확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