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만평] 675억 수영장, 1,400억 도로… 운영비는 게임머니로 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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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투입한 시설, 운영비 부족으로 문 닫힌 이유
세종시 공공시설 '짓기는 하는데 운영은 못 하는' 악순환

[수백억 들여 지었는데 문은 못 연다…세종 공공시설 ‘운영비 딜레마’]

국가 예산으로 건설된 세종시 공공시설들이 완공 이후 운영비를 확보하지 못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시설 건설은 중앙정부가 맡고 준공 이후 관리·운영은 세종시가 책임지는 구조에서 유지비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집현동 복합커뮤니티센터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총사업비 675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말 센터를 완공했다. 주민센터와 도서관, 수영장, 체육관을 비롯해 경찰지구대와 우체국까지 갖춘 대형 복합시설이다. 그러나 세종시가 운영비와 집기·물품 구입비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수영장과 도서관 등 일부 핵심 시설은 아직 정상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6월 준공된 산울동 복합커뮤니티센터도 비슷한 상황이다. 국비 약 471억원이 투입돼 도서관과 체육관, 돌봄시설 등을 갖췄지만 관리권을 넘겨받은 세종시는 본격적인 개관을 위한 운영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통 분야에서도 시설 건설과 실제 서비스 개시 사이에 시차가 발생하고 있다. 행복도시와 조치원을 잇는 연결도로는 2024년 개통됐지만 당초 계획된 BRT 운행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정류장 등 후속 시설에 필요한 지방비가 확보되지 않으면서 관련 사업도 지연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세종시가 관리해야 할 시설이 더 늘어난다는 점이다. 세종시는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단층제 구조여서 일반 광역시와는 다른 행정수요를 떠안고 있다. 세종시의회 역시 국가에서 이관되는 공공시설 유지관리 비용이 증가하면서 자체 세입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보통교부세 산정 방식 개선을 요구해왔다.

다만 책임을 중앙정부에만 돌리기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 역시 도시 확장 과정에서 다양한 고기능 공공시설을 요구해온 만큼 건립 단계부터 향후 이용 수요와 운영비를 함께 따졌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해법은 두 갈래다. 국가가 건설한 대형 시설의 운영비를 어느 수준까지 지원할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동시에 세종시도 시설별 수요와 운영 효율성을 재점검해야 한다. 건물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비용까지 고려하는 재정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