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숨이 멎었대”…박시은, 결국 친정엄마 앞에서 눈물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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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꺼낸 유산의 아픔, 모녀가 마주한 눈물의 순간
말하지 못한 슬픔, 서로를 배려했던 엄마와 딸의 여행
박시은이 엄마와의 여행에서 그동안 꺼내지 못했던 유산의 아픔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서로가 힘들어할까 차마 묻지 못했던 모녀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당시의 기억을 꺼내놓으며 서로의 슬픔을 마주했다.
최근 방송된 채널J ‘엄마의 기차여행’에서는 박시은 모녀의 일본 니가타 여행 마지막 이야기가 공개됐다. 여행을 마무리하던 박시은은 엄마에게 “내가 태은이 보내고 나서 그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잖아”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박시은이 언급한 ‘태은이’는 2022년 임신 당시 출산을 앞두고 떠나보낸 아이다. 박시은과 남편 진태현은 당시 임신 소식을 알리며 많은 축하를 받았지만, 출산 예정일을 불과 20일 앞두고 아이를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엄마 역시 그동안 딸에게 이 이야기를 쉽게 꺼내지 못했다고 했다.

박시은의 엄마는 “서로 눈치 보고 못 물어봤다”며 “엄마가 표현도 못 해줬다. 따뜻하게 품어줘야 했는데 사실 그것도 못했다”고 미안한 마음을 털어놨다.
딸이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정작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엄마는 당시를 떠올리며 딸뿐 아니라 사위 진태현이 갑상샘암으로 투병했을 때도 비슷한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위로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생각이 있어도 솔직히 다 표현 못 했다”며 “너희 신랑 아팠을 때도 똑같았다. 엄마 마음도 아팠지만 말하고 싶어도 못 했다”고 털어놨다.
딸의 아픔을 알고 있었지만 오히려 말을 꺼내는 것이 상처를 다시 건드릴까 조심스러웠던 것이다.
박시은 역시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이야기하면 엄마가 울컥하니까 그때는 나도 더 이야기 안 했던 것 같다”며 “일부러 이야기 꺼내서 힘들었다고 하지 않아도 아는 거 아니냐”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엄마는 결국 참아왔던 눈물을 보였다.
이어 박시은은 유산 당시의 구체적인 기억을 되짚었다.
그는 엄마에게 “기억이 안 나는데 내가 엄마한테 알렸냐. 아니면 태현 씨가 알렸냐”고 물었다.

엄마는 당시 상황을 기억하고 있었다. “네가 알렸다. 병원에서 전화해서 ‘엄마, 아기가 숨이 멎었대’라고 했다”고 답했다.
엄마의 말을 들은 박시은은 잠시 기억을 되짚은 뒤 “내가 그랬구나”라고 되뇌었다. 그리고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뒀던 당시의 기억이 엄마의 입을 통해 다시 눈앞에 펼쳐진 순간이었다.
박시은은 당시 임신이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기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그 임신이 내 주변 가까운 사람들 모두에게 기쁨이었던 것 같다”며 “기뻐했던 사람들이 생각이 났고, 그래서 되게 미안했다”고 당시 마음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아이와의 인연을 다른 시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했다.
“어쨌든 아이가 나와 인연이 없었고, 그 아이는 나한테 너무 큰 기쁨을 줬고, 줄 수 있는 걸 주고 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슬픔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졌다고 했다.
박시은은 “슬픔은 슬픔이기 때문에 나도 가끔 한 번씩 운다”며 “그런데 그게 점점 줄어들긴 한다. 그 시간이 줄어들면서 살 만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슬픔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 감정을 견디는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아이를 떠올리는 자신의 마음도 전했다.
“그 아이는 좋은 곳에 먼저 갔기 때문에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생각하고, 나중에 만날 거라는 마음으로 있으면 그 아팠던 마음과 슬픔이 변해가는 것 같다”고 했다.
잊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방식을 바꾸면서 상실의 아픔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번 여행에서 박시은과 엄마가 나눈 대화는 단순한 모녀의 속내 고백을 넘어 서로의 슬픔을 처음으로 제대로 마주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딸은 엄마가 자신을 걱정해 말을 아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엄마 역시 딸이 혼자 감당해온 아픔을 조금이나마 함께 나눌 수 있었다.
박시은은 2015년 진태현과 결혼했다. 2019년에는 성인 딸을 입양했다. 이후 두 차례 유산을 겪었고, 2022년 임신 소식을 알렸지만 출산 예정일을 불과 20일 앞두고 아이를 떠나보냈다.

출산 직전에도 태아가 갑자기 떠날 수도 있는 이유..."산모 잘못이 아닙니다"
출산을 불과 며칠 또는 몇 주 앞둔 시점에 아기를 떠나보내는 일은 가족에게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미 임신 기간의 대부분을 지나 출산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조금만 더 기다리면 만날 수 있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임신 후반기의 태아 사망은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미국산부인과학회(ACOG)에 따르면 사산은 임신 20주 이후 발생할 수 있으며, 원인으로 태반이나 탯줄의 문제, 태아에게 산소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상황, 감염, 산모의 질환 등이 거론된다. 무엇보다 사산의 원인을 조사하고도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임신 후반기에 아이를 떠나보낸 산모들이 가장 쉽게 빠지는 생각 중 하나가 ‘내가 뭔가를 잘못한 것은 아닐까’라는 자책이다. 평소보다 많이 움직였던 것은 아닌지, 음식을 잘못 먹은 것은 아닌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것은 아닌지, 혹은 그날 무언가를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자신의 행동을 되짚게 된다.
그러나 사산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산모의 행동 하나를 원인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ACOG 역시 사산의 평가에서 태반과 탯줄, 태아의 상태, 감염 여부, 산모의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출산을 앞둔 임신부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행동을 지나치게 탓하는 것이 아니라 태아의 움직임에 평소와 다른 변화가 있는지 살피고, 이상이 느껴질 경우 의료진에게 확인받는 것이다. 태아의 움직임 감소는 태아에게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상황 등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에 임신 후반기에는 의료진이 태동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안내한다. 필요한 경우 태아심박동검사나 초음파 등을 통해 태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태동을 조금 다르게 느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문제가 있다는 뜻도 아니다. 임신 주수와 태아의 수면 주기, 움직임의 양상 등에 따라 체감이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평소와 비교해 뚜렷한 변화가 있을 때 혼자 판단하지 않고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것이다.
임신 후반기의 태아 사망은 의학적으로도 여전히 모든 경우를 예방할 수 있는 사건은 아니다. 사산이 발생한 뒤에도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를 시행하지만 끝내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결과만 놓고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