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경찰 뼈 깎는 쇄신해야"…제주 실종 부실 수사 질타
작성일
경찰 초동 대응 부실, 실종자 2개월 만에 발견
제주 실종사건 은폐 정황, 전국 수사 전수조사 추진
한성숙 국무총리는 24일 낮 긴급 지시를 통해 최근 연이어 불거진 제주 실종사건 부실 대응에 대해 대국민 우려가 매우 큰 상황임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한 총리는 경찰청이 착수한 '전국 실종사건 전수조사'를 한 치의 빈틈없이 진행할 것을 주문하며, 부당하고 불법적인 처리 사례가 확인될 경우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중하게 조치하라고 경고했다.
현장의 제도적 미비점을 면밀히 파악해 사건 처리 담당자와 종결 담당자를 분리하는 등 시스템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을 당부했다. 이번 사태를 경찰이 뼈를 깎는 자성과 쇄신의 계기로 삼아 수사의 완결성과 공정성을 조속히 확보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날 오전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 정책 질의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이 실종자 장미란 씨로 추정되는 시신 발견 보도를 언급하며 대책을 촉구하자, 한 총리는 "정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문 의원이 제안한 실종사건 이중 확인 의무화, 프로파일링 기록 수정 및 삭제 시 상급 기관 통보 등의 방안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이며 적극적으로 빠르게 추진하겠다"라고 답변했다.
강경한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경찰의 초동 대처와 은폐 정황이 자리 잡고 있다. 10년 전 제주로 이주해 연인과 함께 제주시 한림읍에서 지내던 장 씨는 지난 5월 12일 오전 1시 10분쯤 휴대전화만 챙긴 채 자택을 나선 뒤 자취를 감췄다. 동거 중인 남자 친구가 사흘 뒤인 15일 오후 6시 43분쯤 실종 신고를 접수했고, 관할 파출소는 장 씨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토대로 한림항 주변 숙박업소 등을 탐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실종 신고를 담당했던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 소속 A경장이 장 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상부에 거짓 보고를 올리며 사건을 약 2시간 30분 만에 자체 종결했다. 실제 통화 기록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들은 두 달 가까이 장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7월에 다시 실종 신고를 접수했고, 이 과정에서 충격적인 초기 대응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재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 20일부터 하루 평균 140여 명의 인력과 수색 헬기, 드론, 경찰견, 잠수사, 경비정 등을 총동원해 한림항 일대와 장 씨가 장기 투숙했던 펜션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그 결과 24일 오전 10시 46분쯤 제주시 한림읍의 한 초등학교 인근 합동 수색 과정에서 장 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지점은 장 씨가 실종 직전 머물렀던 숙소에서 도보로 불과 10여 분 떨어진 곳이었다.
경찰은 현재 범죄 피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밀 감식을 통해 정확한 신원과 사인을 규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