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에서 보고 TV로 또 본다… 지상파 넘어온 '이 드라마', 시청률 5%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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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흥행작 '안나', 지상파 안방극장도 사로잡았다… 5.2% 시청률로 화제성 입증

지상파 방송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경계가 무너지며 방송가의 콘텐츠 편성 트렌드가 거세게 변화하고 있다. 플랫폼을 넘나드는 흥행 IP(지식재산권)의 성공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쿠팡플레이의 대표작 ‘안나’가 지상파 브라운관에 안착하며 다시 한번 막강한 화제성을 증명했다.

드라마 '안나' 공식 예고편 중 일부 장면 / '쿠팡플레이' 유튜브
드라마 '안나' 공식 예고편 중 일부 장면 / '쿠팡플레이' 유튜브

2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3일 MBC에서 방송된 드라마 ‘안나’(극본/연출 이주영)는 전국 기준 5.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미 OTT 플랫폼을 통해 한 차례 공개된 콘텐츠임에도 지상파 채널에서 5%가 넘는 시청률을 올린 것은 이례적인 성과다. 안방극장의 뜨거운 호응 속에 지상파와 OTT 간의 편성 시너지 모델이 한층 더 공고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소한 거짓말에서 시작된 두 개의 삶… 탄탄한 서사와 강렬한 캐릭터

드라마 ‘안나’는 상대적 박탈감에서 비롯된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되며 결국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일부를 잃어버린 여자 ‘유미’의 잔혹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022년 쿠팡플레이 오리지널로 처음 공개됐을 당시에도 촘촘한 서사와 연출력,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져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종영 이후에도 유튜브와 숏폼 콘텐츠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회자하며 장기 흥행 동력을 유지해 왔다.

드라마 '안나' 메인 포스터 /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 메인 포스터 / 쿠팡플레이

작품의 핵심 축은 단연 주연 배우 수지의 독보적인 연기 변신이다. 수지는 극 중 주인공 ‘이유미’와 ‘이안나’라는 극단적인 서사를 지닌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가난한 아버지와 청각장애가 있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유미는 하고 싶은 것도, 잘하는 것도 많은 아이였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고자 노력하지만 고단한 현실에 지쳐가던 그는 작은 거짓말을 계기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완벽한 ‘이안나’로 변신하게 된다.

수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입체적인 감정선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대호평을 받았다. 2010년 걸그룹 미쓰에이(miss A)로 데뷔해 15세에 JYP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하고 17세에 데뷔했던 그는 청소년기 철저한 교육과 멘탈 관리를 바탕으로 대중문화계의 든든한 일꾼으로 성장했다. 2011년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로 연기에 도전한 이후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국민 첫사랑’이자 글로벌 ‘First Love’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드라마 '안나' 정은채 포스터 /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 정은채 포스터 / 쿠팡플레이

이후 미쓰에이 활동으로 ‘Bad girl Good girl’, ‘Breathe’, ‘Touch’ 등 숱한 히트곡을 냈고 솔로 활동 및 2019년 매니지먼트 숲으로 소속사를 옮긴 뒤에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자유롭게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한국갤럽 ‘올해를 빛낸 탤런트’ 톱 10 선정, 2020년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2023년 전국경제인연합회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한류배우 8위’ 등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더해 10년 연속 백상예술대상 MC 자리를 지키며 ‘백상의 여신’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은 수지는 ‘안나’를 통해 인생작을 추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명품 조연진의 압도적 호연… 캐릭터 간 심리전 극대화

‘안나’의 시청률 견인차 역할에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명품 배우들의 시너지도 한몫했다.

드라마 '안나' 수지 포스터 /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 수지 포스터 / 쿠팡플레이

정은채가 연기한 ‘이현주’는 유미(안나)의 전 직장 상사이자 ‘마레 갤러리’의 이사다. 타인에 대한 배려도 악의도 없이 오직 자신의 우월한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는 유복한 부잣집 딸이다. 말단 직원이었던 유미가 가짜 신분인 ‘안나’가 돼 등장하자 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정은채는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이면서도 아랫사람을 하대하는 현주 역을 소화하며 호평받았다. 그는 차기작인 ‘파친코’ 시리즈에서 선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경희’ 역을, 2024년 드라마 ‘정년이’에서는 매란국극단의 남역 주연 ‘문옥경’ 역을 맡아 중성적인 매력과 압도적 연기력을 선보이며 연기파 배우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유튜브 '쿠팡플레이'

김준한이 분한 ‘최지훈’은 자수성가한 유망 벤처기업의 대표로 야망과 목표 지향적 삶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자신과 닮은 면을 가진 안나와 사랑 없는 결혼을 감행하고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안나를 압박해 극에 날 선 긴장감을 더한다.

드라마 '안나' 티저 포스터 /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 티저 포스터 / 쿠팡플레이

박예영이 연기한 ‘한지원’은 극 중 경계심 강한 유미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는 대학 교지편집부 선배다.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이타적인 지원은 대학 졸업 후 기자가 된 뒤에도 유미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조력자로 활약하며 이야기의 따뜻한 축을 담당했다.

배우들의 열연과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에 힘입어 ‘안나’는 화려한 수상 실적을 남겼다. 2022년 대종상 시리즈 영화 감독상(이주영)을 시작으로 2023년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 올해의 여자 배우상(시리즈)과 올해의 새로운 여자 배우상(박예영)을 석권했다. 또한 청룡시리즈어워즈 여우주연상(수지), 콘텐츠아시아 어워즈 올해의 여자 배우상(수지), 서울드라마어워즈 국제경쟁부문 여자연기자상(수지)을 싹쓸이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OTT 재편성 전략… 제작비 절감과 검증된 흥행성

이번 ‘안나’의 지상파 성공은 방송가가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는 ‘OTT 상생 및 리사이클링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드라마 '안나' 김준한 포스터 /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 김준한 포스터 / 쿠팡플레이

MBC는 앞서 2024년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 편성을 시작으로 ‘카지노’ 시즌 2, ‘킬러들의 쇼핑몰’ 등 검증된 OTT 오리지널 작품을 꾸준히 지상파 브라운관에 선보여 왔다. 지상파 입장에서는 드라마 제작비 상승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완성도와 흥행성이 입증된 콘텐츠를 수급함으로써 안정적인 시청률과 화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MBC 측 역시 이를 OTT 플랫폼과의 시너지 모델을 구축하는 핵심 전략으로 설명하고 있다.

비단 MBC뿐만 아니라 방송가 전반에서 이런 흐름은 가속화되고 있다. tvN 역시 자사 OTT인 티빙과의 동시 방영 전략을 넘어서 올해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인 ‘파친코’ 시즌 1과 시즌 2를 전격 편성해 시청자들을 만났다.

드라마 '안나' 출연 배우 수지 캐릭터 포스터 /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 출연 배우 수지 캐릭터 포스터 / 쿠팡플레이

당초 예정됐던 ‘두 번째 시그널’의 편성이 연기되며 발생한 공백을 ‘파친코’로 채운 것인데, ‘파친코’ 시즌 1은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4.1%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재방영 편성임에도 불구하고 큰 호응을 얻었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OTT 플랫폼의 독점 콘텐츠가 지상파 채널을 통해 재소비되는 구조는 플랫폼 간 경계를 허물고 콘텐츠의 수명을 연장하는 긍정적인 선순환 체계”라며 “제작비 급증과 플랫폼 다변화라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검증된 OTT IP의 지상파 재편성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