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프로야구에서 나온 믿기 힘든 장면… 9회말 2사 만루서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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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2사 만루서 터진 끝내기 만루홈런…5점 차 뒤집고 8-7 승리
키움 히어로즈가 9회말 2사에서 터진 김재현의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KIA 타이거즈에 8-7 대역전승을 거뒀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8-7로 이겼다. 9회말을 시작할 때만 해도 2-7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마지막 공격에서 6점을 몰아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KIA가 잡았다. 2회초 1사 만루에서 김호령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데 이어 3회초 김도영이 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2-0으로 앞섰다. 키움도 3회말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1사 2루에서 맷 데이비슨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팽팽하던 균형은 6회 다시 KIA 쪽으로 기울었다. 2사 후 김태군과 김호령이 연속 안타로 1·3루 기회를 만들었고 박재현이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3루타를 때렸다. KIA는 8회에도 김태군의 투런홈런과 김선빈의 적시타를 묶어 3점을 보태면서 7-2까지 달아났다. 9회말 공격을 앞둔 시점만 해도 승부는 사실상 KIA 쪽으로 넘어간 분위기였다.
9회말 5점 차 뒤집은 키움

하지만 키움은 마지막 공격에서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선두타자 권혁빈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1사 후 서건창과 추재현이 연속 안타를 때리면서 만루가 됐다. KIA는 이태양 대신 마무리 이의리를 투입했지만 데이비슨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점수 차를 3점으로 좁혔다. 안치홍까지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면서 다시 만루가 채워졌다.
대타 여동욱이 시속 157㎞ 직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KIA는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겨뒀다. 2사 만루에서 타석에는 9회초 수비부터 포수로 투입된 김재현이 들어섰다. 김재현은 올 시즌 1군에서 10타수 1안타에 그쳤고 마지막 홈런은 2022년 5월 25일 LG 트윈스전이었다.
이의리는 김재현을 상대로 7구 모두 직구를 던졌다. 김재현은 두 차례 헛스윙 뒤 파울로 버티며 승부를 이어갔고 7구째 시속 155㎞ 몸쪽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4-7이던 점수는 8-7로 뒤집혔다. 홈플레이트에는 키움 선수들이 몰려나와 김재현을 맞았고 김재현은 동료들의 축하 속에 홈을 밟았다. 1551일 만에 나온 개인 통산 8번째 홈런은 프로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이 됐다.
이번 끝내기 만루홈런은 KBO리그 통산 26번째다. 3점 차로 뒤진 팀이 2사에서 만루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은 사례는 역대 세 번째다. 앞서 1995년 7월 25일 삼성 라이온즈 이동수와 2002년 4월 10일 롯데 자이언츠 김응국이 같은 기록을 세웠다. 8-7이라는 최종 점수로 끝난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은 이번이 처음이다.
키움은 올 시즌에만 끝내기 만루홈런을 두 차례 기록했다. 지난 5월 10일 kt wiz전에서 안치홍이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김재현까지 기록을 추가했다. 한 구단이 한 시즌에 끝내기 만루홈런을 두 차례 때린 것은 KBO리그 최초다.
1551일 만의 홈런…통산 8호가 끝내기 만루포
김재현은 경기 후 만루홈런을 친 것은 초등학생 때 야구를 시작한 뒤 처음이라고 말했다. 홈런을 치기 전 두 차례 헛스윙을 하면서 장타보다는 공을 맞히는 데 집중했고 변화구가 들어오면 삼진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직구를 앞에서 맞히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도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며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타구가 넘어가는 장면도 바로 확인하지 못했고 관중의 환호와 경기장 조명이 꺼지는 것을 보고 홈런임을 알았다고 했다. “다시 치라고 하면 못 칠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재현은 이날까지 통산 8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주전 포수 김건희와 백업 김동헌에 밀려 1군 등록 기간이 31일에 그쳤고 118일을 퓨처스리그에서 보냈다.
이의리, 직구 7개 승부 끝에 무너져

KIA 마무리 이의리에게는 뼈아픈 경기로 남았다. 이의리는 이날 ⅓이닝 동안 2피안타 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당초 KIA는 7-2로 앞선 9회말 이태양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하지만 권혁빈과 서건창, 추재현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1사 만루 위기에 놓이자 이의리를 급히 투입했다. 이의리는 첫 타자 데이비슨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안치홍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다시 만루 위기에 몰렸다.
여동욱을 시속 157㎞ 직구로 삼진 처리하면서 한숨을 돌리는 듯했지만 김재현과의 승부에서 끝내 무너졌다. 김재현에게 던진 공은 7개 모두 직구였고 마지막 시속 155㎞ 직구가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이의리는 최근 선발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옮긴 뒤 이날 경기 전까지 네 차례 세이브 기회를 모두 성공했다. 최근 7경기 연속 무실점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5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서 마무리 전환 이후 가장 큰 고비를 맞았다.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은 6이닝 2실점 8탈삼진으로 호투했지만 불펜이 9회 무너지면서 시즌 10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김도영도 3회 시즌 38호 홈런을 터뜨려 2년 전 자신이 세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키움은 이번 승리로 KIA와의 주말 3연전을 2승 1패로 마쳤다. 시즌 성적은 42승 2무 72패가 됐고 KIA는 2연패에 빠지며 60승 2무 50패를 기록했다.
KIA는 이날 패배로 4위로 내려앉았다. 같은 날 LG 트윈스가 한화 이글스를 12-3으로 꺾으면서 61승 1무 50패를 기록했고 KIA에 반 경기 차로 앞서며 나흘 만에 3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