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ur Capital 지갑, 0.0002달러 더스트 함정에 걸려 200만달러 도난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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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fur Capital 200만달러 도난, 주소 포이즈닝 공격 당해
더스트 거래로 위장한 가짜 주소에 속아…해커도 자기 지갑 오염

블록체인 보안업체 펙쉴드(PeckShield)가 “Bofur Capital”이라는 이름의 지갑에서 주소 포이즈닝(address poisoning, 주소 위장) 공격으로 약 200만달러(약 27억7,200만원, 1달러 1,386원 기준)를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피해는 이 지갑이 디파이(DeFi) 대출 프로토콜 컴파운드(Compound)에서 자금을 출금한 직후 발생했다. 공격자는 0.0002 USDC짜리 초소액 “더스트(dust)” 거래를 보내 피해자의 거래 내역에 실제 수취인 주소와 닮은 가짜 항목을 심어놓았다. 피해자는 이를 실제 주소로 착각해 200만 USDC를 그대로 공격자에게 보냈다. 도난 자금은 CoW 프로토콜(CoW Protocol)을 통해 약 199만9,000 DAI로 교환됐고, 후속 조사에서는 공격에 쓰인 조종 계정(controller)이 훔친 돈을 옮긴 지 13분 만에 자기 지갑까지 같은 방식으로 오염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0.0002달러 더스트가 만든 함정
펙쉴드에 따르면 공격자는 피해자 지갑에 0.0002 USDC를 보내는 방식으로 함정을 팠다. 이 초소액 거래는 피해자가 이전에 실제로 주고받았던 정상 주소와 앞뒤 글자가 비슷한 가짜 주소를 거래 내역에 남기기 위한 용도였다. 피해자는 컴파운드에서 자금을 출금한 뒤 반복적으로 실행하던 200만달러 규모의 정기 이동을 진행하면서, 거래 내역에 남아있던 위장 주소를 실제 수취인으로 착각해 복사했다. 그 결과 200만 USDC가 그대로 공격자 쪽으로 흘러갔고, 자금은 CoW 프로토콜을 거쳐 약 199만9,000 DAI로 바뀌었다.
같은 수법이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동일한 사기 패턴이 7월에도 한 차례 시도됐지만 그때는 실패했다. 이번 피해는 8월 들어 공격자가 같은 피해자를 겨냥해 위장 주소 세 개를 동시에 준비해 둔 상태에서, 그중 하나가 결국 통하면서 발생했다.

키릴 문자로 위장한 가짜 USDC, 8만9000건 기록 조작
온체인 조사 계정 블록와치독(BlockWatchdog)은 이번 공격이 단순한 더스트 전송이 아니라 정교하게 조작된 위조 계약에 기반했다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 공격자는 키릴 문자와 눈에 보이지 않는 특수 기호를 활용한 “호모글리프(homoglyph, 동형이의 문자)” 토큰 계약을 여러 개 만들어 실제 USDC와 겉모습이 똑같은 가짜 거래 기록을 대량으로 뿌렸다. 이 가운데 8월 19일(현지시각) 배포된 계약 하나만으로도 60시간 동안 320건의 거래가 발생했고, 이를 통해 여러 위조 토큰 계약에 걸쳐 약 8만9,000건에 이르는 가짜 거래 내역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쌓인 위장 기록 중 실제로 피해자를 겨냥한 것은 세 건이었다. 세 위장 주소 모두 실제 수취인 주소와 앞뒤 글자가 일치하도록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이 중 두 개는 실제 자금이 오간 적 없이 잔액이 0인 채로 존재했고, 나머지 하나만 0.0002 USDC라는 미세한 잔액이 찍혀 있었다. 바로 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흔적 때문에 피해자는 해당 주소를 신뢰할 수 있는 진짜 수취인으로 오인했다.
도둑이 제 발등 찍었다…자기 지갑도 오염
이번 사건에서 가장 이례적인 대목은 공격에 쓰인 조종 계정이 훔친 자금을 옮긴 지 약 13분 만에 똑같은 더스트 수법을 자기 자신의 보유 계정에 적용했다는 점이다. 원래 도난 주소에 자금을 대준 것과 같은 조종 계정이 새로 채굴한 위장 주소로 0.0008을 보낸 뒤, 이 주소가 다시 0.0002를 목표 계정으로 전달하는 동일한 패턴을 스스로에게 반복했다. 피해자를 상대로 썼던 수법을 그대로 자신에게 돌린 셈이다.
이더스캔(Etherscan) 거래 기록에 따르면 해당 조종 계정은 5월 말 이후 지금까지 12만6,000건 이상의 더스트 전송을 8만 개가 넘는 서로 다른 주소에 뿌려왔다. 이 가운데 대다수는 단 한 번만 사용된 주소였다. 특정 피해자만을 겨냥한 일회성 공격이 아니라, 광범위한 대상을 상대로 자동화된 방식으로 위장 주소를 대량 생산해 뿌리는 조직적 운영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난 자금은 어디에…업계는 어떻게 대응하나
도난당한 자금은 최종적으로 DAI로 바뀐 뒤 한 지갑(0xe2eB…1816a)에 보관돼 있으며, 보도 시점까지 추가로 옮겨진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온체인 특성상 자금 이동은 계속 추적할 수 있지만, 공격자의 협조 없이는 회수가 사실상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펙쉴드는 이번 사례가 디파이 생태계에서 지갑을 겨냥한 사기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자금을 이동할 때 거래 내역에 남은 주소를 그대로 복사하지 말고, 별도로 저장해 둔 주소록이나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주소를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드웨어 지갑을 활용해 전체 주소를 별도 화면에서 확인하거나, 다중서명(multi-signature) 지갑을 활용해 대형 이체 전에 소액 테스트 전송을 먼저 진행하는 것도 권장되는 방법이다. 한 번 확정된 온체인 거래는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주소 전체를 한 글자씩 대조하는 습관이 사실상 유일한 방어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